코로나 걱정에 임신도 기피
코로나 걱정에 임신도 기피
  • 조재천
  • 승인 2020.09.1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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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상반기 4천164명
작년 동기比 33.3%↓
면역 악화 감염 우려에
나빠진 경제사정 영향
미루거나 포기 늘어나
“올해 말쯤 임신을 계획 중인데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에요. 아무래도 임신 초기에는 신경 써야 하는 부분도 많은데 만에 하나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해요. 저랑 비슷한 처지인 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최근 맘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해 임신 계획을 세운 부부들의 속사정이 담긴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미증유의 감염병으로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면역력이 약한 임신부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감염 우려가 여전히 높은 데다 경제 상황까지 악화돼 임신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구·군 보건소에 등록된 임신부 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6천240명의 임신부가 등록됐지만 올 상반기에는 4천164명에 그쳤다. 불과 1년 사이 임신부 수가 33.3%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첫 번째로 꼽힌다.

대구시 출산보육과 관계자는 “올해 임신부 수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다만 올해 초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각 보건소가 선별 진료소 체제로 돌아갔고, 그동안 임신부를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하던 산전 검사마저 중단돼 임신을 하고도 보건소 방문 자체를 하지 않는 임신부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임신부 수가 더 줄어든 탓도 있지만 사실 임신율과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합계 출산율만 봐도 대구시는 전국 17개 시도 중 밑에서 다섯 번째다. 임신율과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 차원에서도 계속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이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2018년 처음으로 1명대가 무너졌고, 지난해는 0.92명으로 최저치를 찍었다. 합계 출산율이 1명 아래로 떨어진 국가는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통계청은 2021년 합계 출산율이 0.86명으로 바닥을 친 다음 이듬해부터 오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출산율 하락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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