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수 경제칼럼] 실패의 늪에 빠진 부동산 정책
[이효수 경제칼럼] 실패의 늪에 빠진 부동산 정책
  • 승인 2020.09.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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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경제학 박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미 실패의 늪에 빠졌다. 실패의 늪에 빠지면, 실패를 확실하게 인식하고, 실패의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하여 정책기조와 접근방식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그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실패한 정책기조로 추가적인 정책을 쏟아낼수록 더욱더 깊은 실패의 수렁으로 빠져든다. 이것이 늪의 속성이다.

[이효수 경세제민(65)]은 이미 지난해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경제원리에 반하는 정책들로서 정책실패의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정책기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정부는 집값은 잡겠다면서 세금중과 및 분양가 상한제 등 직접 가격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과된 세금은 집값에 전가되고, 분양가 상한제 등은 로또를 만들어 부동산 투기를 유발하고 집값 상승의 기대심리를 크게 하여, 집값을 폭등시킬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집값이 계속 상승하자 잘못된 정책기조를 오히려 강화하면서 추가적인 정책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공급정책보다 수요억제정책에 초점을 둔 정부는 주택 수요를 억제한다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들을 강화하였다. 이에 [이효수 경세제민(92)]은 정책실패를 넘어 서민 주거안정 및 중산층을 파괴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서민들은 대부분 저축한 돈만으로 집을 사기 어렵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다. 정부 정책으로 현금부자가 아니면 집을 사기 어렵게 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멀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전세공급 물량의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셋값은 급등하고,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서민들의 주거안정은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것은 서민들의 재산 축적 구조를 붕괴시켜 중산층 진입의 길을 막고 있다. 또한 공시지가 인상 등의 방법으로 보유세를 강화하고 취득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올리면서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 또한 크게 높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은퇴 중산층이 빠르게 붕괴될 위험성이 있다. 중산층의 비중이 축소되면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내수시장이 취약할수록 경제는 침체되고 국민경제의 체질은 약화된다.

지난 3년간 23차례에 걸쳐 쏟아낸 부동산 정책은 [이효수 경세제민]의 예측대로 처참한 실패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은행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법원 등기 데이터’를 분석하여 9월 16일에 발표한 ‘부동산 거래 트렌드 분석’ 결과로 분명히 입증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 가격은 한국감정원 기준으로 45.5%나 상승하였고, 특히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등 주요 지역 21개 아파트들은 50% 이상 올랐고, 강동구, 광진구, 마포구의 인기 아파트들은 80% 이상 급등했다.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시작한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강북 집값마저 상승하자, 정부는 9억 이상 아파트와 규제지역을 지정하여 각종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이른바 핀셋 규제를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집값 상승의 불길은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다시 경기 등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경기마저 규제하자 그 불길은 다시 서울로 옮겨 붙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의하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부동산 거래 중 무주택자의 매수 비율은 2013년 41%에서 2020년에는 31%까지 하락하였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으로 초과수요에 의한 집값 상승의 기대심리가 높아지면서, 서울 부동산을 매수하는 외지인 비율이 2014년 1월 21%에서 2020년 1월 32%로 크게 증가하였고, 수도권 중국인 매수자 수는 2010년 331명에서 2019년에는 무려 9658명으로 급증했다.

정부 부동산 정책은 이처럼 이미 처절하게 실패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정책실패를 시인하기보다는 통계적 착시를 이용해 국민을 기만하려는 시도마저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 가격이 45.5%나 상승했는데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같은 기간에 “서울 집값은 11%, 아파트 가격은 14% 올랐다”고 하였다.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실거래가격 지수는 45.5%, 실거래 평균 가격은 39.1%, 실거래 중위 가격은 38.7%, 매매가격지수는 14.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미 장관은 이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낮게 나타난 매매가격지수 상승률로 이야기한 것이다. 문제는 매매가격지수는 표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로서 실제 시장 가격과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장관이 이를 모를 리 없는데 실거래가격지수 45.5%를 말하지 않고 매매가격지수 14.2%를 이야기한 것은 정책실패를 은폐하고 국민을 속이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만약에 장관이 통계적 특성 차이를 몰랐다면, 올바른 통계를 바르게 활용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올바른 정책을 기대할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집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서울 전세가가 64주 연속 상승하고 있는데도, 김 장관은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 상승세가 멈췄다”고 답했다. 정책실패로 집값이 이미 45.5%나 폭등했으므로, 심지어 집값이 하락하여도, 그것이 부동산 대책효과라고 말할 수 없다.

정부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정책기조를 계속 유지하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켜 부동산 정책 실패를 넘어 서민층 빈곤화, 중산층 붕괴, 내수시장 축소를 가져와 국민경제체질을 크게 악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통계적 착시를 이용하여 정책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국민을 속이면 정부의 신뢰 상실이라는 더 큰 화를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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