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거리
안전 거리
  • 승인 2020.09.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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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 주부
차 간 안전거리는 차의 충돌을 방지해서 큰 사고를 예방한다. 사람간에도 서로 충돌이 일어날 때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서로 간의 적절한 거리는 서로를 보호하고 각자 안전하게 해 준다.

홍희가 운전 중 신호등에 주황불이 와서 정지선에 멈추고 대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퍽하는 소리가 났다. 후방추돌사고를 당했다. 수리한 차를 가져올 때 새로 차를 만난 것처럼 떨렸다. 운전을 하는 것이 겁이 났다. 처음 운전연수겸 몰고나가 두 번의 작은 접촉사고가 나고 겁이 나서 6개월을 운전을 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했던 것이 생각났다. 이번에 또 운전대를 잡지 않으면 6개월이 지나가리라. 그러면 능숙하게 운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더디 올 것이고 아이를 아침에 태워 주기도 해야 했다. 며칠 전에 사고가 났는데 설마 또 사고가 나겠는가 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었다.

일주일쯤 지나니 다시 약간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지만, 신호등 앞에만 가면 두려웠다. 홍희만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천천히 간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뒷차가 중요했다.

그렇게 한 3주가 지났는데 앞차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발견하고 ‘아하’했다. 노란색 바탕에 까만 글씨로 ‘안전거리확보’라고 써 진 스티커였다. 트렁크 아래에 붙어 있어서 눈에 확 뜨이진 않았지만 그런 문구의 스티커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뒷차가 본다면 조금이라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까 싶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검색을 해 보니 유사한 스티커가 있었다. 차 뒷 유리창에 ‘초보운전’스티커를 붙여놓았기 때문에 단순하고 깔끔한 스티커를 원했는데 없었다. 왠만한 물품이 다 있는 매장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동료의 얘기를 듣고 매장을 갔는데 없었다. 트럭 뒷 편에 주의하라고 붙여 놓는 빨강색과 노랑색의 사선스티커만 있었다. 선명한 색깔과 작은 크기여서 ‘안전거리’라는 글씨를 오리면 좋을 듯 싶었다. 컴퓨터로 인쇄한 종이를 붙이고 잘 드는 칼로 글씨를 오렸다. 썬팅이 된 뒷 유리창에 붙이니 글씨가 잘 보였다. 아들도 눈에 잘 띈다고 했다. 깔끔하기까지 했다.

‘초보운전’‘안전거리’스티커를 나란히 붙이고 운전을 한 첫 날, 뒷차를 보았다. 분명 예전보다 거리를 띄우고 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서서히 따라오는 것 같았다. 뒤에서 앞쪽으로 와서 끼어 들 때도 미리 깜빡이를 넣고 슬며시 진입하는 것 같았다. 반사판이라 밤에 글씨는 더 잘 보였다. 밤에는 차량이 적어서 다른 차들이 속도가 더 빨라 무서웠는데 홍희차 뒤를 따라올 때는 속도가 비슷하게 따라오고 너무 바싹 붙여오는 차는 적었다. 성공이었다. 두 개의 스티커가 있으니 강력했다. 그 날부터 뒷차한테는 신경쓰지 않고 운전한다. 오죽하면 저런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겠냐고 생각할 것이고, 그래서 조심하는 것 같았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멀었던 사람이 가까워 졌다고 느낄 때 너무 가까워지다보면 오히려 충돌을 할 수 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예의를 갖출 때 가까워진 사이가 오래 갈 수 있다. 화가 날 때는 심리적인 안전거리뿐만이 아니라 물리적인 안전거리도 지켜야 한다. 1미터 정도 떨어져서 대화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상대방을 경청하고, 합의점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차도 사람도 안전거리는 지켜야 충돌을 예방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안전거리를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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