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거는 작은 기대
검찰에 거는 작은 기대
  • 승인 2020.09.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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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서울서부지검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사기·횡령·배임 등 8가지 혐의로 기소한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 힘이 빠질 대로 빠진 검찰이 여당 국회의원을 법정에 세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이 연일 윤 의원의 비리·부정을 파헤치고 그 실상을 알렸지만 여당정치인과 그를 편드는 측에서는 조작이다, 가짜뉴스다 하면서 관심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 것을 우리는 안다. 윤 의원은 검찰이 ‘짜 맞추기 수사’를 했다면서 모든 범죄행위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이 무엇이 답답해서 짜 맞추기 수사를 했을까. 희한한 것은 그 때 윤 의원을 경쟁적으로 옹호하던 세력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잠잠하다. 윤 의원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많던 지지자들이 등을 돌린 것에 대해 섭섭하기도 하겠지만 급작스런 상황변화에 의아해 할 것이다.

민주당은 윤 의원의 당직과 당원 권을 정지시키면서 법원의 판단을 보겠다는 자세다. 윤미향씨가 국회의원이 된 것은 정대협과 정의연을 앞세워 위안부 운동으로 반일감정을 자극시키는 선봉적 역할을 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대일외교정책에 큰 도움을 준 공로 때문이다. 그가 국회의원직을 계속하겠다는 것은 의원의 면책특권과 재판의 삼심제도에 기대면서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심사다. 이미 도덕성에 먹칠을 한 비례대표 윤 의원은 의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욕을 덜 얻어먹는 길이다. 시간을 끌수록 더욱 비참해 질것이다. 재판과정과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서울서부지검은 검찰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경우를 보자. 아들의 군 휴가 특혜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말들만 무성하고 사건이 어떻게 진전될지 가늠할 수 없다. 이 사건은 추 장관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여·야 간의 정치적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추장관은 아들과 관련된 문제는 무조건 부인하고 군 행정을 담당하는 국방부도 애매한 태도를 보이면서 추 장관을 옹호하는 것 같고 민주당은 아주 노골적으로 야당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추 장관을 도우고 있다.

한 군인의 휴가 문제가 온 나라를 벌집 쑤시듯 한 것은 정치적 요인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여당을 공격하기 위해 추장관의 아들 문제를 계속 터치하자 국민인기몰이에 이력이 난 민주당은 전문공격수들을 내 세워 방어하면서 사건은 점점 커지게 된 것이다. 10여명의 친문 여당의원들의 발언은 독립적인 것 같으나 관찰하면 체계적인 팀을 만들어 작동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골수친문인 그들은 정권의 나팔수요 때로는 최고 권력자에게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경쟁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국회의원 질의에 대한 추장관의 언행은 제3자가 보기에도 딱할 때가 많다. 야당 의원의 질의에 “소설 쓰시네” “ 죄 없는 사람 여럿 잡을 듯” 같은 말을 하고 시끄러우면 또 ‘유감이다’ ‘송구스럽다’ 해 놓고는 또 설화를 반복한다. 그래도 대통령의 신임을 얻고 있으니 정말 대단한 여성정치인이다. 서울동부지검에서 맡은 추 장관 아들 사건은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지지부진하고 있다. 엊그제는 검찰이 아들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수사가 어떻게 진척되고 있는지 국민들은 모른다.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은 알고 있을까. 검찰이 현 법무부장관 아들에 대한 수사를 하는 것이 공정한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추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검찰로부터 일체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누가 그 말을 곧이듣겠나.

추 장관 아들 문제가 이렇게 시끄러운데도 청와대는 아무 말이 없다. 행정 각 부처를 통할하는 국무총리도 국민여론이 어떤지 알면서도 대통령에게 법무부장관에 대한 문제를 논의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모두가 권력의 핵심부에 있는 친문들의 눈치를 보면서 몸조심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은 검찰의 힘이 예전 같지 않지만 서울서부지검이 범죄를 극구 부인하는 윤미향 의원을 기소하는 것을 보고 검찰에 대한 기대를 못 버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추장관의 측근들이 포진하고 있는 검찰청이 공정한 수사를 할지 의구심을 가진다. 국민들은 추장관이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공정하고 정확하게 사건의 진위를 가려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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