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이라는 근거는 어디서 나왔나”
“월북이라는 근거는 어디서 나왔나”
  • 채광순
  • 승인 2020.09.2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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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형이 남긴 수색일지
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 총살된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자신을 그의 친형이라고 밝힌 A 씨가 수색일지를 남겼다.

A 씨가 자신의 SNS에 남긴 일지는 지난 21일 시작됐다. 이날 A 씨는 “동생은 서해어업관리단의 지도선에 항해사로 근무 중이고 목포서해어업관리단에서 금일 13시 45분에 (실종) 통보를 받았다”고 썼다.

같은 날 오후 그는 “오늘 하루종일 전화통을 붙들고 보고받고 요청하는 중이다”며 “골든타임이 24시간 이내로 여러가지 현장의 상황이 안 좋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고 글을 이었다.

다음 날인 22일 오전 8시경 A 씨는 아침 일찍 인천항에서 소연평도 사고현장으로 출발했다. 그는 “현장 점검과 수색 범위를 체크한 다음 해경함정으로 이선하여 공조 수색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하루를 꼬박 넘긴 수색을 통해 간신히 찾은 한 시신은 동생이 아니었다. A 씨는 지난 23일 “금일 7시경 사고지점에서 약 3마일 인근에서 동생 시신으로 추정, 해군에서 발견, 현재 이동 중”이라고 썼다. 하지만 시신이 부패돼 장기간 신원 확인한 결과 “오늘 7시 발견한 시신은 동생이 아니었고, 현재 다른 선박으로 이함해 최북단으로 올라오니 북한에서 난리가 아니다”고 밝혔다.

24일에도 그의 일지는 계속됐다. A 씨는 오전 9시경 “눈물을 흘려야할지 분노를 해야할지 먹먹하고 황당하다”며 “일단 10시 국방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10시에 객선으로 소연평도에서 육지로 나갈 예정”이라고 글을 남겼다.

기다리던 한 시간 후, 그는 정부에 강력한 분노를 표했다. 그는 “정부의 발표를 기다리지만 정부에서 국민의 생명을 불합리하게 몰아가고 추정적으로 처리한다면 강력대응할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은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썼다. 오후 12시께는 “현재 언론과 방송에 나오는 서해어업단 피격사망의 보도가 저희 동생”이라며 “정부는 유가족인 저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동생이 월북을 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월북이라는 단어와 근거가 어디서 나왔는지, 왜 특정하는지 의문이다”며 “실종되어 해상 표류시간이 30시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헤엄쳐서 갔다는 건가”고 날을 세웠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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