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맥락 잃은 ‘국제수사’ ... 수차례 연기 끝 내일 개봉
웃음·맥락 잃은 ‘국제수사’ ... 수차례 연기 끝 내일 개봉
  • 승인 2020.09.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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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함도 긴장감도 없다” 평
오는 29일 개봉하는 국제수사.
영화 ‘국제수사’는 한동안 묵직한 연기를 선보여 온 배우 곽도원의 첫 코미디 도전으로 주목받았다.

수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공개된 영화는 장르 안에서 길을 잃고, 시대 변화를 역행하는 퇴행적인 유머로 버무려졌다.

영화 속 인물들은 유머 코드라도 되는 듯 연신 충청도 사투리를 남발하고, 긴장감을 높여야 하는 순간에는 빽빽 소리를 질러대는 통에 피로를 더한다.

‘코믹 수사극’을 표방한 영화는 가족과 함께 첫 해외여행에 나선 시골 형사 홍병수(곽도원 분)가 필리핀에서 돈을 떼먹고 달아난 원수 같은 죽마고우 용배(김상호)를 만나 국제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군이 바닷속에 떨어뜨렸다는 금괴인 ‘야마시타 골드’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은 ‘셋업 범죄’나 ‘수사극’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너무 허술하다.

범죄 상황을 조작해 누명을 씌우는 ‘셋업 범죄’는 정교함이 생명인데, 주인공이 여자와 술에 취해 함정에 빠지고 현지에서 고용한 어설픈 경호원 콤비의 뛰어난 실력으로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에는 긴장감도 새로움도 없다.

주인공인 투박한 시골 형사 캐릭터뿐만 아니라 쌍벽을 이뤄야 할 악역인 정체불명의 킬러 패트릭(김희원)도 매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무엇보다 몇 안 되는 여성 캐릭터는 2020년에 개봉하는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의 퇴행적인 설정으로 관객을 불편하게 한다.

병수의 아내는 빚더미에 앉아 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생긴 상황에서도 해외여행을 가자며 아이처럼 바닥을 뒹굴고, 그 역할은 병수가 필리핀으로 가야 하는 구실을 만들어 주는 데서 그친다.

필리핀 현지 촬영이 전체 영화 분량의 80%를 차지하는데 주된 장면이 뒷골목이어서 이렇다 할 영상미도 찾기 힘들다. 부정한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여기 필리핀이야”라는 대사를 내뱉거나, 필리핀 사람을 희화화한 장면들도 거슬린다.

오는 29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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