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 헤매는 철새·코스모스…동식물이 보내는 위기 시그널
경로 헤매는 철새·코스모스…동식물이 보내는 위기 시그널
  • 신경용
  • 승인 2020.10.04 21: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태계 붕괴는 현실이다
망망대해 뒤덮은 ‘플라스틱 섬’
생선 섭취는 플라스틱 먹는 셈
문명 발달이 자연 훼손 앞당겨
미래세대 유산, 자연을 지켜라
사회·경제·현상적 측면 관찰
유기적인 구조·기능 인정하고
인간과 안정된 관계 구축 노력
흰뺨검둥오리
늪지대의 흰뺨검둥오리 떼 모습. 자연보호는 자연과 공존을 우선한다.
 
붉은머리오목눈이둥지
토평천 갈대숲 속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야외에서 쉽게 관찰되는 텃새로 사람과 친근감이 있어 둥지를 집 마당에 있는 나뭇가지에 짓기도 한다.
 
무지개
오늘날에는 무지개 보기가 쉽지 않다. 키르키스탄(이스쿨 호수) 국경을 넘어 카자흐스탄 알마타시로 이동 중 보게 된 무지개. 사진 신경용

[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1)역병의 엄습과 환경보전의 중요성


"사랑하는 사람에게 왜 꽃을 선물할까?" "숲을 걸으면 왜 기분이 좋을까?"

자연은 삶을 가능하게 하는 바탕이다. 우리는 활짝 핀 꽃을 좋아하고 산꼭대기에 쌓인 눈에 감탄한다. 자연은 인간의 생명 유지와 안전에 기여한다. 인간은 자연에서 무엇인가 느끼고 생각하고 치유를 받는다. 그러기에 인류가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려면, 자연환경을 보전해야 한다.

자연은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을 제공해주는 필연적인 존재이고 즐거움이다. 아침 재잘 되는 새 소리는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하고, 한낮의 붉은 장미는 화려한 눈부심으로 다가온다. 오후 해질녘에 넘실대는 황금 들판은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고 저녁 하늘을 수놓은 별의 향연은 내일을 기약하며 조용한 안식을 선물한다. 이처럼 자연은 인간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바탕이 되어 언제나 인류 역사 속에서 따뜻한 손길처럼 삶의 윤활유를 가져다주며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자연이 그 자정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파괴되고 황폐되어 인류는 최대의 심각한 위기의 시절을 맞이하고 있다.

급기야 지금, 지구에는 역병이 몰려와 위기의 절박한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만물의 연장이라는 인간도 녹아내리는 영구동토층 앞에는 속수무책이다. 깊이 묻혀 있던 바이러스가 밖으로 흘러나와 인간 사회에 침투해도 막아낼 길이 없어 쩔쩔 헤매고 있다. 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역병, 지금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역병처럼 인류는 공격을 받아 결국 멸종되고 말 지도 모른다. 영구동토층이 녹고 빙하가 녹는 것은 지구 온난화 때문이요 지구온난화는 자연환경 파괴와 훼손에서 빚어낸 것으로 결국 코로나 역병은 자연환경 훼손이 가져다준 재앙이다. 더 늦기 전에 인류는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만 한다.(편집자 주)

◇홀로 살아가는 생물은 없다

생태계는 유기적으로 공존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연관을 맺고 있어 현재 처한 위기로 미래를 예측해 보면, 다가올 미래세대에 생태계의 지속성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아니면 더 심각한 위기에 몰리게 될지 또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봉착할지 결코 알 수 없다. 그러나 생태계 붕괴 및 생태계 혼란 사태는 심각하다는 것은 자명한 현실이다.

현상을 예로 들어 보면, 백로와 왜가리가 날아들어 먹이를 찾아 두루 돌아다니던 샛강의 모습은 이제 쉽게 볼 수 없게 되었다. 메뚜기, 여치, 잠자리 등 가을의 전령들도 사라지고 있다. 논두렁 봇도랑에 미꾸라지도 사라지고 있다.

바다하면 우리는 무엇을 떠올리는가? 망망대해, 끝없이 펼쳐진 푸른 물결 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와 그 위를 끼럭끼럭 소리를 내며 무리를 지어 비행하는 기러기들을 상상할 것이다. 그런데 바다가 바뀌고 있다. 기러기 대신 바다를 뒤덮어 버린 플라스틱 섬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다간 30년 후쯤에는 바닷속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이다.

생선이 우리 몸에 좋다는 절대적인 믿음도 무너지고 있다. 생선을 먹는 것은 곧 우리가 플라스틱을 먹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뿐인가 공항에 출현한 거북 떼들, 경로의 철새들, 생태계가 뒤죽박죽이다. 오동도의 동백이 서울에서 피고 가을꽃 코스모스가 봄 뜰에도 핀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나무인 돌매화나무가 한라산에서 살라질 수도 있다. 동식물 모두 헷갈리고 있다. 생태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예고하는데 이것은 인류 생존 위협의 신호다.

자연환경은 스스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를 자연환경의 유기체적 가치(Organic value)라 하는데 인간과 자연, 자연과 인간은 공존의 원리로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며, 지구 존속에 서로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자연환경은 인류의 문명 발달에 따라 시간이 흐를수록 훼손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패러다임의 진보와 발전하는 것에 “근원적인 내재가치”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환경과 생태계 자체를 고려한 유기체적 내재가치를 기반으로 자연환경을 보전한다면 현 우리 세대와 다음 자녀의 미래세대 모두를 위한 자연환경 보전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자연환경에 대한 바른 인식을 해야 한다. 자연환경은 생물의 다양성과 각 생물 간의 연관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정력과 자생력을 가진 “서로 얽힌 통일된 하나의 집합체(unified whole)”로써, 유기적으로 그 구조와 기능을 이해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자연환경을 보전을 위해서는 자연환경의 유기체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이를 전제한다면 자연환경 보전에 있어서 유기체적 가치 접근은 첫째, 자연환경의 회복성·회수성·연결성을 염두에 두면서 사회 구조적이어야 하며, 둘째, 일반화(Generalization)하여야 하며, 셋째, ‘공존’의 세계관이 정립되어야 한다.

이러할 때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합리적 대안이 세워질 수 있어 있다. 그러므로 자연환경 보전의 위기는 사회적, 경제적, 현상적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 여건이 녹록지 않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제도적 한계 앞에 무력감을 느껴야 하고, 개인 편의가 우선인 포스트모더니즘적 인식 구조가 방해되고, 고도성장 주도의 경제 패러다임에 의해 자연환경은 현재와 미래세대가 동등한 기회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인류의 대 위기가 목전에 다달았음을 우리 모두 인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제껏 생태계 위기의 실체를 우리는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인간에게 주는 최대한의 선물인 자연의 혜택을 이제껏 우리는 당연히 누리기만 하고 정작 자연보호에 대해서는 어떤 배려나 그 존재적 가치를 깊이 있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자연을 인간의 종속적인 지위로 떨어뜨린 결정적 계기가 경제 개발과 고도성장 추구의 발전방식에 있음을 뒤늦게야 인식하게 된 것이다. 위기에 맞닥뜨리고 나서야 자연에 대해서 인간이 얼마나 폭력적이었고 착취적이었나를 생각하는 실정이다.

◇자연은 미래세대의 유산이다

“인류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까?” “어떻게 자연환경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사는 게 진정한 삶인가에 답일까?”

파괴되어 황폐해지는 자연환경 앞에서 생각해 본다.

이제 우리는 미래세대 유산이 되는 자연환경 보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에는 자연환경의 자율성·유능성·관계성이 핵심요소가 되어야 한다. 자연환경의 자율성(autonomy)이란 인간 행동에 의한 손상이 없이 자연환경 자체의 가치를 보호·보존하는 것으로, 자연환경은 자정력을 갖고 있기에 성장과 도태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과 자연이 분리된 개념이 아닌 공존 원리로 인간의 의지와 선택이 자연환경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능성(competence)이란 자연환경은 자연의 가치를 있는 그대로 발휘하면 보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 보전 능력은 자연환경이 외부적 환경과 상호작용할 기회가 주어질 때 충족될 수 있다. 관계성(relatedness)이란 자연과 자연, 자연과 인간이 안정된 관계를 획득하고 유지하는 것으로 서로 간에 중심성을 주장하지 않는 공존의 관계를 말한다. 여기에는 문명의 역의 관계를 고려8해야 하는 개념이 함축되어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자연보호 활동가 관점에서 답을 찾아본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의 방향성이다. 그래서 유기체적 내재가치에 바탕을 둔 자연환경 운동의 방향 모색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자연보호협의회’ 활동가 관점에서 자연환경 위기 현상을 관찰하며 고찰된 자료로 연구를 거듭하였다. 그리고 일상에서 반드시 실천되어야 할 자연환경 보전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이렇게 글로 전하고 있다. 이 글이 미래세대를 위한 자연환경 보전 패러다임 전환 모색에 모두가 함께 하는 관심과 공감대를 끌어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자연환경이 인간 삶의 근본 문제, 곧 어떻게 사는 게 진정한 삶인가에 답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신경용 금화복지재단 대표이사
신경용<자연보호대구시달성군협의회회장·금화복지재단 대표이사>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