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보다 방역, 방역보다 내남편 자유
사생활보다 방역, 방역보다 내남편 자유
  • 승인 2020.10.0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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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아 이학박사·전 대구시의원
전 국민의 사생활이 통제되고 있다. 불필요한 사적인 모임은 자제하고 추석 명절 맞이 대이동은 물론 단순 국내외 여행 자제 권고도 몇 달째 계속되고 있다. 하늘길이 모두 막혔을 때,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이 시기에 해외로 여행 가면 코로나로 죽는 것이 아니라 돌 맞아 죽을 것’이라는 소리도 했다. 그만큼 답답하지만 ‘나 하나쯤’이라는 마음 자체를 보통의 국민은 경각심을 갖고 조심, 또 조심했다. 코로나 방역이라는 미명 하에 생업은 물론 모든 사적 활동의 통제를 몇 달째 겪고 있는 보통의 국민, ‘가붕개’는 정말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다. 이 답답한 심정을 성토하려고 모이면 그것은 또 칼같이 정부가 차단한다. 표출되지 못한 국민의 분노가 언제까지 코로나 방역으로 통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필자가 보기엔 당장이라도 수십만 국민이 횃불 들고 나서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임계치로 보인다. 그런데 말이다, 이런 시기에 ‘여행도 하고 요트도 구입 할 겸’ 미국으로 출국한 사람이 있다. 바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다.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주무부처 장관의 배우자가 미국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하여 강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그러나 장관의 남편일 뿐 공인이 아니라는 방어도 나온다. 민주당 인사들은 “남편이 탈세하거나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왜 공직자 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생활 침해를 당해야 하냐”며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제까지의 정부 방침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언사이다. 코로나로 인해 그간 ‘방역’은 국가 최우선 가치로 정부와 민주당은 보통의 국민에게 엄청난 희생과 기본권 침해를 당연시해왔다. 그러나 강장관 사태와 관련하여 현재 정부와 민주당의 태도는 그간의 ‘방역최우선주의’와는 완전 반대로 개인의, ‘강장관 남편’의 기본권은 불가침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로남불이라 말하기도 이제는 지친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개천절 보수 단체의 집회는 정부가 나서서 경찰차벽으로 전면봉쇄하고 정부 고위관료의 해외여행은 개인의 사생활이자 자유이니 코로나 방역보다 우선 가치라고 하는 꼴 아닌가. 방역도 입맛에 맞을 때만 방역하는 정부, 자기들한테 불리할 때만 방역카드 드는 정부, 보수 집회만 방역하는 정부다.

일각에서는 장관 남편이 공인이냐 아니냐를 두고 말이 많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강장관의 남편은 공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럼 반대로 모든 국민이 공인이라서 집회도 금지, 국립묘지 참배도 금지, 결혼식도 미루고 고향 방문도 자제인가 라고 되묻고 싶다. 방역이라는 규제는 일반 국민에게 떠넘기고 사생활이라는 자유는 정부와 민주당만 갖는 특권이라는 현실이 2020년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얼굴이다. 필자를 포함한 상식적인 우리 가붕개 국민들은 강장관 남편의 사태를 두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먼저 떠 오른다.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관료들에게 주어지는 많은 혜택은 단지 해당 직무의 노력값이 아니다. 그것은 본인과 적어도 본인 직계가족에게 그에 맞는 도덕적 언행을 포함하여 국민에게 모범이 되길 바라는 기댓값이다. 그렇기에 예전부터 고위공직자의 배우자나 그 가족들이 자신들의 언사와 처신에 보통 사람들보다 많은 주의를 기울였고 이에 반할 시 고위공직자는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너무 당연했다. 강장관은 누누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사생활제한이 불가피하다는 말을 해왔고 사생활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제한되어야 하며 사생활은 중요한 인권이지만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라는 말을 전 세계에 외친 인물이다. 이제는 그 말 뒤에 ‘내 남편 빼고’를 붙여야 할 판이다.

이것이 조국 전장관이 말하는 가붕개가 행복한 대한민국인가.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고 개천에서 가재, 붕어, 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외치며 지난 3년간 현 정부가 만든 대한민국. 그 와중에도 조 전장관은 자기 자식은 용으로 만들려고 갖은 애를 쓴 것은 만천하가 알고 있다. 일반 국민의 눈에 현 정부와 민주당은 ‘개천마저 망가지게 똥물을 퍼부어 가재, 붕어, 개구리로서라도 못살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계층 간 사다리는 원천봉쇄하고 적폐로 몰아가면서 민주당과 현 정부 고위 관료들은 서울에 집 몇채씩을 소유하며 말년까지 온갖 권세를 다 누리고 자녀들은 유학 보내고 때 되면 강남에 집 한 채씩 물려주는 것이 우리나라 진보 권력자들의 실체인 것은 가붕개 국민은 다 알고 있다. 4000평 외교부 장관 공간에 살면서도 가슴이 답답하다고 느끼는 외교부 장관, 열평 남짓 반지하 월세방에 살며 미어터지는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도 코로나 방역을 위해 매일같이 마스크를 끼는 가붕개 국민은 답답함을 토로할 여유조차 없다는 것을 과연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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