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고차 매매업계·정비업체 “날벼락”
대구 중고차 매매업계·정비업체 “날벼락”
  • 곽동훈
  • 승인 2020.10.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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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 진출 선언
“완성차 업체와 경쟁 불가능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해야”

 

인구수 대비 종사자 비율 전국 1위인 대구지역 중고차 매매업계, 그리고 주변 업계(정비, 액세서리업 등)가 아비규환에 빠졌다.

얼마 전 국내 완성차 1위 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매매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다.

(본지 12일자 2면 관련 보도)

연 시장 규모 20조원에 달하는 중고차 매매업은 규모는 크지만 판매자·소비자 간 정보의 불균형으로 제품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는 대표적인 ‘레몬 마켓’으로 꼽힌다. 완성차업계는 각종 허위매물 등의 피해가 속출하는 등 수입차 대비 국산 중고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관련 시장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구지역 업체 수 및 종사자 수는 인구 대비 전국 1위 규모다.

624곳의 업체가 영업중이며, 종사자 수는 5천명에 이른다. 이는 대구 인구(244만4천412명·2019년 12월 기준) 488명 중 1명이 관련 매매업 종사자인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 중고차 매매 업계와 공생하며 사업을 영위하던 지역 경정비 사업자들도 함께 분노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중고 차량은 해당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을테니 자연스레 손님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내 자동차 정비업체는 총 1천737곳(2020년 3월 기준)으로 종사자 수도 9천 명에 이른다. 블랙박스, 썬팅 필름, 광택 등 관련 시공 업체 종사자까지 더하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3일 찾은 달서구 A 정비업체 업주는 “아파트 주변에 공인중개소가 있듯, 자동차 매매상 주변에는 언제나 정비업체가 들어서기 마련이다”며 “수십 년간 우리는 이런 생태계를 유지하며 버텨왔다. 만약 완성차 업체서 중고차를 사면 그곳 서비스 센터에서 정비를 받지 누가 우리 같은 작은 중소업체에서 정비를 받겠냐”며 분노했다.

13일 달서구 인근 5곳의 정비업체를 찾았는데 모두 같은 의견이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 조합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매출이 전기 대비 30%가량 급감했다. 이 때문에 지역 관련 업계 종사자 3명이 경제적 어려움 등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대구광역시연합자동차매매사업조합 장세명 이사장은 "대기업 완성차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면 기존 업체는 도저히 버틸 수 없을 것이다"며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우리도 노력하겠지만 연 매출 30조 현대차와의 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중고차 매매 업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지정을 호소했다.

반면 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중고차에 대한 낮은 신뢰도가 국산차에 대한 소비자 불신 개선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기업의 참여가 관련 시장 투명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고차 매매업은 최근까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이미 사업자 수가 대기업 수준에 버금가는 거래 규모로 커진 탓에 더 이상 적합업종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중소기업벤처부도 대기업의 관련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그러자 현대차는 기다렸다는 듯 지난 10일 국감에서 중고차 사업에 착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비쳤다.

곽동훈기자 kwa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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