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 ‘천연광천수’ 예찬…샘터 등 물 공급망 구축해야
건강수 ‘천연광천수’ 예찬…샘터 등 물 공급망 구축해야
  • 황인옥
  • 승인 2020.10.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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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나라’ 저자 최재왕 인터뷰
미네랄 풍부한 약알칼리수
지하 100m 아래 충분히 매장
국민 인지 못해…공론화 필요
좋은 물 선택권 줘야 할 시점
물의나라 저자 최재왕
‘물의 나라’ 저자이자 한국물문화연구소 이사장인 최재왕씨.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들이 있다. 생명의 원천인 물이나 공기가 그렇고,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그러하다. 하지만 우리는 가깝고 익숙한 존재들에 오히려 무심하다. 공기처럼 익숙해서 익숙한 모습으로만 대하다 보면 그들이 가진 다양한 가치들을 놓치는 우를 범한다. 손에 황금을 쥐고 있으면서 황금인지를 모르는 격이다.

최재왕 한국물문화연구소 이사장이 최근 ‘물의 나라’를 출간하며, 우리가 왜곡하고 있는 천연광천수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재정립한다. 더러운 지하수라는 오명으로 외면 받는 천연광천수야말로 건강에 좋은 깨끗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약알칼리수라고 강변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좋은 물의 주인인 국민이 천연광천수를 공짜로 먹을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 공급해야 한다며 ‘물문화 혁명시대’를 열자고 외친다.

특히 미래세대를 책임질 청소년에게 건강한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의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지하수는 온통 오염돼 더러운 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지구상 최고의 물인 천연광천수였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화학 물질이 가득한 수돗물 대신에 천연광천수를 먹을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몸을 이롭게 하는 건강한 물은 어떤 물일까? 최 이사장은 3가지 조건을 갖춰야 좋은 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오염되지 않는 깨끗한 물, 건강한 사람의 피와 동일한 약알칼리성 물 그리고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다. 저자는 우리나라 지하에서 흐르고 있는 천연광천수가 대표적인 건강한 물이라고 귀띔했다.

우리나라는 110여년 전에 강물을 정수해서 보급하는 현재의 물 보급 시스템을 시작했다. 수인성 전염병 창궐과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원활한 물 공급을 위한 목적으로 수돗물 보급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지구에 인류가 출현하고 살아온 긴 세월에 비하면 수돗물을 보급한 세월은 조족지혈 (鳥足之血)에 불과하지만 짧은 역사를 무상하게 할 만큼 110년간 단 한 번의 의문도 제기하지 않을 만큼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화와 정보화를 넘어 4차산업혁명시대로 급속하게 이행해 온 사회 변화 속도와 물의 변화 속도는 다른 길을 걸어온 것.

지하수에 대한 왜곡은 일제강점기에 침략국인 일본에 의해 자행됐다. 일본의 식민지배를 정당화 하기 위한 방편으로 우리 물인 경수를 거칠고 무식한 물이라고 평가절하 하고 반면에 일본 물인 연수는 좋은 물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먹는 물을 연수로 바꾸었다.

사실 일본이 연수를 음용수로 사용한 것은 환경적인 제약 때문이었다. 일본에 산재해 있는 200개 이상 되는 활화산의 영향으로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얻을 수 없었다. 일본은 이 사실은 감춘 채 우리의 샘물을 깎아 내리는데만 몰두했다. 광복 후 7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우리는 일제가 심어 놓은 우리 지하수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70년간 한 번도 물 공부를 새롭게 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수돗물 보급 1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에 비해 수돗물에 보내는 국민들의 신뢰는 높지 않다. 강물이 온갖 오염물질로 변질되고, 그것을 정수하기 위해 수많은 화학약품을 투입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불신이 높아졌다. 수돗물을 끊이거나 정수한다고 좋은 물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음용수로 수돗물 대신 생수를 사서 마시기 시작했다. 어찌보면 소극적인 대응이 아닐 수 없었다. 먹는 물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로까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던 것.

“우리 발 아래에 미네랄 광천수가 무진장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모르기 때문에 국가에 광천수 개발을 요구하지 못한 이유가 컸다.”

최 이사장은 먹는 물에 관한한 전면적인 재편, 즉 “물문화 혁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기억 속 풍경 하나를 떠올렸다. 옛날 선조들이 사용했던 마을 우물이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산 좋고 물 좋은 금수강산으로 불렸고, 마을마다 공동 우물이 있었다. 우물은 마을 주민들의 생명수를 제공하고, 주민들의 정보와 정(精)이 오고가는 공동체의 구심점이었다.

최 이사장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 같은 마을 우물을 21세 현대에 반드시 되살려야 한다고 강변한다. 그 근거로 우리나라 지하수의 우수성을 제시한다. 지하 100m 아래에 흐르는 지하수에 우리가 예찬해 마지 않은 내추럴미네랄워터가 대량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

그가 “자연물인 천연광천수에는 미량이지만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불소 등 인체에 필요한 70여종의 미네랄이 들어있는 완전식품”이라며 천연광천수 예찬론을 펼쳤다. “천연광천수를 충분히 마시면 사람에게 필요한 미네랄을 10~30% 해결할 수 있다. 나머지는 70~90%는 식품으로 섭취하면 된다.”

대구는 물에 관한한 오명을 뒤집어 쓴 지역이다. 1991년 구미에 위치한 두산전자의 페놀 원액 저장 탱크가 파열되면서 원액 30t이 낙동강 지류인 옥계천을 통해 낙동강으로 흘러들었고, 조사 결과 90년 10월부터 페놀이 다량 함유된 악성 폐수 325t을 옥계천에 무단방류한 사실이 드러났다. 건국 후 최대 물 오염 사건으로 기록된 페놀 사건을 겪으면서 대구시민들은 분노했다.

낙동강 물로 만든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지금은 여전하다. 2018년 대구의 모 방송에서 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 2곳에서 5월 21일과 24일 환경 호르몬인 과불화합물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뉴스가 나가자 대구와 부산에서 생수 판매가 급증했다. 환경부 차관이 대구를 찾아 수돗물을 마시는 퍼포먼스를 벌였지만 시민들의 불신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최 이사장은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높은 대구에서부터 먼저 ‘물문화 혁명’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낙동강 오염이 심각하지만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지하수가 풍부한 대구다. 물문화 혁명을 시작할 동기와 자원이 갖춰져 있다.”

책 ‘물의 나라’에는 우리나라 물의 역사, 물 보급 현황, 물 관련 기준, 물 정책의 현주소와 대안제시 등 물에 관한 방대한 자료와 통찰이 담겨있다. 대구경북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 기자로 근무했던 최 이사장이 물에 관해 문외한이었던 과거를 잊고 물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계기는 언제였을까. 10여년 전의 일이다. 서울 청와대 출입기자로 재직할 당시 매일신문사에서 출향인사를 인터뷰해 소개하는 기사를 취재하던 중에 물에 관한 인식을 전면 바꾸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당시 한국지질연구회 성익환 연구원과 만났을 때 그가 ‘오염시킨 물을 마시고 깨끗한 천연광천수는 버려두는 대한민국의 물 문화가 정상이냐’는 질문을 받고 번개를 맞은 것 같았다. 그때부터 물 공부를 시작했다.”

우리 몸의 70%가 물이며, 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하지만 우리는 의외로 물에 대해 잘 모른다. 알려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다. 최 이사장은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물 공부를 10년간 지속했다. 틈만 나면 대형서점으로 달려가서 물과 관련된 책은 섭렵하고 물 전문가를 자처하는 인사들을 만났다.

하지만 책을 보고 전문가를 만날수록 의문은 커져갔다. 국내에서 출간한 물 관련 서적이 주로 생수업자나 한국수자원공사 홍보용 책자가 대다수여서 물에 대한 시각이 왜곡되어 있었던 것. 물에 관한 제대로 된 책을 써야겠다는 결심은 그때 확고해졌다.

전문성 확보를 위해 이론 못지않게 신진 물 시스템 견학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일본과 독일, 프랑스의 물 공급 시스템을 둘러보았다. 그가 본 선진국들은 강물과 지하수를 혼용하는 물 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최 이사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지하수가 풍부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면 지하수로 공급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제는 먹는 물은 몸에 좋은 고(高) 미네랄 지하수를 공급하여 국민들의 물 선택권을 높여줄 때가 되었다.”

기존 민방위비상급수시설 활용
샘 5만개만 조성하면 보급 가능
물문화연구소 각계 전문가 포진
좋은 물 공급 환경 조성 ‘앞장’

지하수 매장량은 충분하지만 문제는 공급망이다. 최 이사장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자신감을 비쳤다. 그에 따르면 우리국민이 연간 마시는 물은 5,000만톤이다. 음식 조리에 사용하는 물까지 합쳐도 연간 2억톤이면 충분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전쟁에 대비해 국민의 생활용수와 음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먼들어놓은 민방위비상급수시설 6,000여개(2억톤)를 확보해둔 것이 있다. 최 이사장은 기존의 민방위비상급수시설을 활용하고 나머지 5만개의 샘만 새롭게 조성하면된다는 논리를 폈다.

“5만개의 샘을 만들어도 개당 2~3억원으로 해도 총 10~15조원이면 충분하다. 이를 5년에 나눠 만들면 연간 2~3조면 가능하다. 매년 큰 토목공사 하나 안하는 가능한 일이다. 적은 돈으로 온 국민이 만족하는 가성비가 이보다 큰 정책은 없을 것이다.”

최 이사장은 “이제는 우리도 건강에 좋은 물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거듭 강조했다. 외국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우리의 물관련 법과 제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설립한 것이 한국물문화연구소다. 연구소에는 최 이사장을 중심으로 의사, 약사, 물분석가, 물연구원, 언론인 등 각계각층의 물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향후 한국물문화연구소는 우리나라 지하수의 우수성을 알리고, 정부에는 수질 기준 바꾸고 비상급수시설을 개선하라고 촉구하는 일들을 펼치게 된다.

“좋은 물을 공급하는 환경을 하루빨리 만들어서 국민은 물론이고 특히 젊은이에 좋은 물을 먹이게 하고 싶다. 그 일을 연구소 차원에서 해 나갈 것이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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