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말고 답이 없다” 한탕에 빠진 대한민국
“주식 말고 답이 없다” 한탕에 빠진 대한민국
  • 곽동훈
  • 승인 2020.10.1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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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수익률 알려지자
서학 ·병정·여왕개미까지
최근엔 ‘빚투’ 열풍도 거세
전문가 “공고해진 불평등
국민 주식시장으로 내몰아”
대한민국이 주식에 흠뻑 빠졌다. 빈부 격차가 더 확대되고, 있는자와 없는자 간 불평등이 더 단단해지면서 ‘신분상승의 기회는 주식투자 외엔 답이없다’는 인식이 갈수록 팽배해지고 있다. 동학, 서학, 병정, 여왕개미까지 속속 등장하는가하면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등 한탕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사태로 3월 20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장중 1,439.43P 까지 곤두박질쳤다. 안전 투자를 선호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해당 기간 무려 10조 원 어치의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국내 증시가 곤두박질 치자, 저가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동학개미’가 등장한 것이다. 마치 1894년 일어난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을 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같은 기간 ‘동학개미’들은 외국인이 매도한 10조원 어치 주식 중 9조 원을 사들였다.

금융위 손병두 부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공개 브리핑자리에서 동학개미들에게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밝혔다.

지난달까지 정부는 ‘동학개미’들의 처절한 몸부림에서 떨어진 ‘콩고물’(증권 거래세)로만 5조 2천억 원의 세수를 걷을 수 있었다.

◇ 동학개미 “돈 좀 벌었다”…서학, 병정, 여왕개미 “우리도 벌자”

‘동학개미’들의 높은 수익률이 알려지면서 ‘서학개미’(해외주식 직접 투자자), ‘병정개미’(군 장병 투자자)에 이어 ‘여왕개미’(주부 투자자)까지 등장했다.

특히 ‘서학개미’들의 움직임은 미국 현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증시가 폭락하자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애플 등 미국 대형 기술주를 직접 매수하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화 주식 결제 금액’은 1천424억 달러(162조9천56억 원)로 지난해 연간 결제 금액(1천712억 달러)의 83.2%에 달했다.

이와 함께 병영생활 스마트폰 보급과 높아진 월급(올해 병장 기준 67만6천115원)으로 일과 시간 후 개인 시간을 통해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병정개미’와, 동네 커피숍에 삼삼오오 앉아 ‘반찬값 벌기’ 단기 투자를 하는 주부 투자자 ‘여왕개미’까지 투자 열기에 가세 했다.

◇ 팍팍한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

전문가들은 ‘빈부 격차의 확대’와 ‘공고해진 불평등’ 등의 요인들이 국민들을 주식시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한다.

국민들은 ‘주식 투자는 그나마 공정하다’라고 받아들였고, 각종 커뮤니티에선 “부의 추월은 주식 투자 말고 답이 없다”고 한다.

이렇듯 팍팍해진 대한민국은 한탕주의가 만연하다. 최근에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도 거세다.

지난 14일 국내 한 취업포털이 성인남녀 7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중 18%는 ‘빚투 경험이 있다’고 했다.

‘빚투’ 경험 계층은 자영업자(26.3%), 전업주부(18.8%), 직장인(14.5%), 대학생(9.4%)순이다.

끝으로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향후 빚투 계획이 있냐’는 질문엔 33.2%가 ‘그렇다’고 답했다. 대한민국 빚투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곽동훈기자 kwa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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