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종 핑크뮬리, 알고보니 ‘위해성 2급’
외래종 핑크뮬리, 알고보니 ‘위해성 2급’
  • 정은빈
  • 승인 2020.10.18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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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생태계 교란 가능성’ 판정
市, 구군에 식재 자제 요청 공문
전문가 “아직까진 문제 없지만
지속적 모니터링 필요한 생물
토종식물 대체 꽃밭 조성” 제안
핑크뮬리유해성2급
최근 가을 사진 명소로 자리잡은 핑크뮬리가 지난해 12월 생태계 위해성 2급으로 평가된 것이 알려졌다.사진은 대구 동구 신서중앙공원에 식재된 핑크뮬리.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가을철 전국 곳곳에 만발해 나들이객 발길을 모으는 ‘핑크뮬리(Pink Muhly Grass)’가 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구시도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시는 지난 13일 환경부에 ‘핑크뮬리 식재 자제 요청’ 공문을 받아 16일 8개 구·군청으로 내려 보냈다고 밝혔다. 이 공문은 “핑크뮬리를 생태계 위해성 2급 생물로 분류하고 모니터링 중”이라는 내용이다.

국립생태원 위해성평가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외래종 위해성 평가’에서 핑크뮬리에 2급 평가를 내렸다. 2급은 생태계에 미치는 위해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향후 생태계 균형을 깨고 생물 다양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으니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생물이라는 뜻이다. 1급 평가를 받으면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돼 수입·유통·재배 등이 금지된다.

환경 당국은 2018년 외래종인 핑크뮬리가 토종 식물에 미치는 영향이 조사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해 11월 ‘관심 외래식물’로 분류하고 조사를 시작했다. 2018년 11월 환경부가 신창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공공기관이 심은 핑크뮬리 면적은 총 11만1천988㎡로 추산됐다. 축구장의 15.7배에 달하는 크기다.

대구·경북에서는 2017년 경주 첨성대 인근의 핑크뮬리 단지(840㎡)가 관광지로 주목받자 급격히 확산했다. 특히 작년 달성군청은 송해공원(903.5㎡)과 논공삼거리(187.9㎡)에 3만 본을 추가로 심었고, 동구청도 신서중앙공원의 핑크뮬리 단지를 3배 규모로 늘렸다.

핑크뮬리 원산지는 미국으로, 주로 미국 서부나 중부 평야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습한 기후와 가뭄, 더위를 견디고 겨울을 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 개화기는 9~11월로 흔히 조경용으로 식재된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건 2014년 제주도 휴애리 자연생태공원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2급 평가를 받은 만큼 위해성을 과도하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토종 생물로 대체해 꽃밭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는 “2급이라고 하면 아직 문제가 확인된 것은 없고 예의주시하라는 수준이다. 당장 강제 철거할 필요는 없지만 무분별하게 식재하면 다른 고유종의 서식지를 침범할 수 있으니 고민해야 한다”면서 “외래종보다 고유종을 활용해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향후 코로나19 사태 해소 후 외국 관광객이 방문할 때를 대비한 관광자원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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