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남측 어선이 NLL을 넘었다가 복귀, 해경과 군은 또다시 늑장 대응

- 해경, NLL 이남 어로한계선서 1차 제지 안 해…군은 첫 포착 11분만에 대응

최근 남측 어선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가 복귀했음이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해양경찰의 무대응과 군의 늑장 조치 정황이 포착돼 군경의 소홀한 경계태세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19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길이 10m, 4.5t의 어물 운반선인 ‘광성 3호’가 지난 17일 오후 12시 45분께 인천 우도 서남쪽 6.5㎞ 해상에서 처음 포착됐다. 당시 해당 어선은 서해 조업한계선(NLL 이남 18.5㎞ 해상)을 약 7.4㎞ 통과한 상태였다.

군은 당시 해경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통 어선이 조업한계선을 넘으면 해경이 이를 제지하거나 군에 즉각 공조 요청을 해야 하는데 이를 행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해경의 1차 조치 미흡에 더해 군 당국 역시 초동 대응에 허점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최초 포착 때 즉각 조치하지 않다가 9분 뒤에야 다른 레이더로 같은 선박을 재차 포착했다. 군은 최초 포착 후 11분이 지나서야 무선망과 어선공통망 등으로 광성 3호를 향해 50여 차례 이상 호출하고 남쪽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최초 포착 이후) 다른 감시장비를 투입해 실제 표적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확인되고 바로 호출하면서 우리 해군 함정을 차단하기 위해 (고속정을) 기동시켰다”고 해명했다.

광성 3호는 군의 호출에도 반응하지 않다가 오후 1시께 NLL을 넘었다. 어선은 10분가량 북측 해역에 머물다가 GPS를 확인한 선장이 선원들에게 연락을 취한 후 NLL 이남으로 복귀했다.

군 관계자는 “호출을 50여 차례 이상 했는데 못 알아들은 것으로 보인다”며 “추후 승선 검색을 했는데 통신기가 꺼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계작전과 관련된 문제점 등을 확인하고 있으며 미비한 점은 향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LL 월선 후 복귀의 이유는 항로 착오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 조사 결과 광성 3호에는 베트남인 2명과 중국인 1명 등 외국인 3명만이 타고 있었다. 이들 전원이 GPS를 볼 줄 모르고, 항로를 착오했다고 진술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이에 대해 해경의 1차 제지가 왜 없었는지, 배 위에 외국인들만 두고서 항행을 하게 한 한국인 선장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이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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