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주식 투자
청년들의 주식 투자
  • 승인 2020.10.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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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SQ힉스아카데미 대표, 경영학 박사
얼마 전, 미혼인 우리 아이들과 조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했다. 안부를 비롯한 웬만한 일은 카톡으로 하곤 해서 ‘웬일인가’ 하고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안건은 결혼 축의금을 미리 보내 주겠다는 것이었다. 결혼이 아직 미확정인데 결혼 축의금을 보내주겠다는 내 말에 우리 아이들과 조카들은 ‘무슨 말인가’ 의아해 했다.

나는 ‘무슨 말인가’ 하는 아이들과 조카들에게 한 달 내로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내년부터 매월 꾸준히 주식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결혼 축의금을 대신하여 ‘주식투자 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 조건은 작은 금액이라도 매월 꾸준히 주식을 구입하여야 하고 20년 동안 처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사람에게는 주식투자 장려금과 아울러 결혼할 때 까지 생일이나 명절에 틈틈이 주식을 선물하겠다고 했더니 다들 진지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한다.

이번에 내가 이런 제안을 하게 된 것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청년들의 주식 투자 붐과 무관치 않다. 물론 요즘 대부분의 청년들이 주식 투자에 뛰어 들고 있으니 너희들도 빨리 주식투자를 하라는 의도는 아니었다. 그것은 소액이라도 여유자금으로 매월 꾸준히, 장기적으로 적립하는 주식 투자는 100세 시대를 살아갈 그들의 인생에 가장 적합한 준비라고 믿기 때문이다.

40여 년을 종교에 헌신해 온 내가 주식투자를 권면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것은 순전히 ‘경영학 박사’라는 타이틀 때문일 것이다. 큰 금액은 아니라 하더라도 나는 꾸준히 주식을 보유해 왔고 또 교인들이 ‘주식 투자’에 대해 문의해 올 때마다 비교적 긍정적으로 답해 주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청년들의 주식 투자 붐을 보면서 바람직한 주식투자를 적극적으로 권면해야 할 의무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 권면의 일환으로 나의 주식투자 내역을 보여주며 주식투자 방법을 설명하고, 아울러 주식투자 의향이 있는 조카들에게 ‘주식투자 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우리 청년들의 주식 투자 붐을 보면서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빚을 내어 하는 주식 투자와 시세 차익을 노리고 하는 단기매매이다. 그렇게 하는 청년들의 절박한 현실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빚으로 하는 주식투자와 대박을 노리는 단기매매는 투자가 아닌 매우 위험한 투기행위이다.

며칠 전 한 지인과 대화하면서 ‘타고 다니는 차가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 분이 현대의 무슨 차라고 대답하기에 무심코 ‘아, 우리 회사 차를 타시네요’라고 했더니 그 분이 의아해 한다. 그래서 ‘아, 제가 그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서요’라고 설명해 주며 함께 웃었다. 주식 투자에 대해 많은 강의를 하고 있는 모 투자운용사 대표의 말을 빌자면 주식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보유하는 것이다. 그는 주식은 신중하게 구입하여 장기간 보유해야 하며 불가피한 일이 있을 때에만 처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말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자본주의의 본질과 생리를 잘 보여 준다. 우량주식을 잘 골라서 매월 조금씩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그의 이야기는 옳다. 우리는 그동안 그것을 잊고 있었다. 시대적 정황은 그것의 중요성을 더욱 뚜렷이 부각시킨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급격한 노동환경의 변화를 초래한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100세 시대의 도래는 노후 생활을 위협한다. 또 기후 온난화로 인한 기상재해는 지구의 어느 지역도 안전한 곳이 없을 만큼 우리를 불안에 떨게 한다. 이런 모든 현상들은 노동소득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근로소득자, 특히 가난한 자들에게는 더욱 불리하다. 주식투자를 통하여 노동소득자들도 자본소득자가 되어야 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청년들의 주식투자 붐은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할 현상이다.

이왕에 건강한 주식투자 전도사가 되어 볼 요량이다. 과도한 소비를 줄이고 그 돈으로 주식을 구입하고 20년간 보유하라. 차곡차곡 쌓이는 주식을 보며 은퇴 후의 40년을 꿈꾸라. 은퇴 후의 40년은 생계를 위한 노동에서 해방되는 자유의 시간이다. 기업의 지분을 소유한 자본가로서 다른 사람을 섬기고 사랑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그 아름다운 여생을 함께 꿈꾸어 보자고 청년들을 권면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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