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불볕더위
손수레 끌고 가는
작고 야윈 아줌마
두 뺨은 복숭아 빛
실린 종이 상자는
아슬아슬 산더미
신호등 바뀌자
앞서서 끌고 간다
뒤에서 걷던 나
저절로 밀고 있는 손
빨라진
그 걸음 따라
덩달아 뛰었다
◇이정선= 1962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경주에서 성장하여 대구교육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대구에서 초등교사로 재직중이다. 낙동강문학 동시분과위원장. 대구신문에 교육칼럼 연재, 대구문인협회, 영호남수필문학회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음.
<해설> 일상들이 점묘화처럼 일어난다. 횡단보도의 소소한 일들이 적나라한 풍경으로 다가와 손에 잡힐 듯 뛴다.
동시조의 맛을 살린 시어들이 물결처럼 파도친다. 삶의 경건한 파노라마가 무겁게 펼쳐진다.
손수레 아줌마의 빨리지는 손 걸음에 화자 또한 덩달아 뛴다는 절박감이 익살스럽다.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