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뒤 풍경
버드나무 뒤 풍경
  • 승인 2020.10.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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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붉은 산고개를 넘으면

망종 날 해당화 비단 한 폭이

온종일 싸리나무 울타리에 걸렸고

고샅 입구에서

인사를 마치시고 돌아서는

등이 보살처럼 굽은 어머니가 계시고

폐병을 앓고 죽은 민표 아재가 번져 오는

저녁 나절 노을이 있고

입동이 가까이에

짧아진 해는

산과 고개를 일찍 지우고

버드나무 뒤

은어리가 쓰러져 마른 마당에

송사리처럼 사내아이 혼자서

뛰어 놀고

◇ 홍성은= 1963년 강원 태백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 전공. 대구, 경북지역대학 반월문학상 대상 수상(10)

<해설> 고향마을 풍경을 잔잔한 언어로 표출하고 있다. 고향 집이 있고 그곳에 어머니가 계시고 폐병으로 죽은 아재가 살았다. 화자의 젊은 날의 한때 일은 소소했지만, 회상은 무거운 경험으로 묘사한 아름다움이 있다. 마지막 연의 버드나무 뒤에 송사리처럼 사내아이 하나 뛰노는 정경이 비애감으로 다가온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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