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빠진 대구·경북 청년몰 사업
진퇴양난 빠진 대구·경북 청년몰 사업
  • 곽동훈
  • 승인 2020.10.27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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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율 대구 50%·경북 55%
전국 평균 59%에도 못 미쳐
지원 끝나자 상당수 문 닫아
신규 입주는 아무 혜택 없어
지자체 “모두가 힘든 상황에
청년몰만 지원 역차별” 난색
다양한 사후 관리 방안 필요
썰렁한청년몰
한낮에도 썰렁한 청년몰 20일 12시 13분 대구시 북구에 위치한 산격시장 내 청년몰 모습. 일부 가게들은 코로나19 영향에 많은 배달 주문 전화로 바쁜 모습을 보이지만, 점심시간임에도 불구, 문을 열지 않거나 휴업 중인 가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곽동훈기자
지난 2017년부터 정부는 전통시장 내 청년몰 조성과 청년상인 입점 사업에 3년간 454억 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전체 지원점포 594곳 중 41%인 245곳이 휴·폐업 등으로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생존율(59%)을 밑도는 대구(50%)·경북(55%)지역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해당 지자체들도 코로나19 등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청년몰만 지원할 경우 시장 내 상인들과의 역차별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지원이 어렵다고 한다. 지역의 청년몰 조성 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청년몰 조성 사업은 일자리 확보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다. 전통시장 내 일정 구역을 정해 만 19~39세 청년 점포 20곳 이상을 입점시키는 사업이다.

지난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발표한 ‘청년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5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통시장 내 35개 청년몰을 조성하고 594개 점포를 입점시켰다. 이 가운데 지난 8월 말 현재 245개가 문을 닫아 청년몰 생존율은 59%에 그쳤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의 상황은 유독 심각해 보였다. 우선 대구지역의 경우 지난 2018년 북구 산격종합시장 내에 조성된 청년몰 초기 점포 12곳 중 8곳이 휴·폐업했고, 달성군 현풍백년도깨비 시장 내 조성한 청년몰 역시 초기점포 19곳 중 5곳이 폐업했다. 대구지역 초기 점포 생존율은 55%에 그쳤다.

경북의 경우는 초기점포 생존율이 50%에 그쳐 대구보다 상황이 더 심각했다. 문경시 문경중앙시장 내 조성한 청년몰의 경우 10곳 중 5곳이 휴·폐업을, 안동시 안동중앙신시장의 경우 20곳 중 10곳이 휴·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지역 초기 점포 생존율 50%에 그쳤다.

본지는 지난 20일 오후, 청년몰 조성 사업지 중 한 곳인 대구시 북구 산격종합시장을 찾았다.

이곳 어귀에 위치한 ‘신다림길 청년몰’은 톡톡 튀는 간판으로 전통시장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가진 점포 10여개가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카레, 식음료, 네일, 수프 등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손님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매주 이곳을 찾는다는 30대 여성 손님은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서 일부러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는다”고 말한다.

상인들은 “코로나19로 찾는 손님은 조금 줄었지만, 배달 서비스 이용이 많아 매출은 그리 나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점심 대목 시간임에도, 배달 비중이 낮은 몇몇 점포는 휴업 상태로 가게 문이 굳게 닫혀있다. 상인들은 휴업 중인 점포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산격종합시장의 경우 2017년 당시 총 12개의 점포가 면접 등을 통해 점포를 개설했다. 당시 인테리어비, 교육비, 임대료 등이 국비로 지원됐는데, 현재 남은 초기 점포는 단 4곳에 불과하다. 임대료가 저렴해 최근 신규 점포 7곳이 추가로 입주했지만 초창기 받았던 지원 혜택은 모두 받을 수 없다. 2018년 최초 사업일 이후 1년 6개월의 지원 기간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폐업 이유를 살펴보면 경영 악화나 임대료 지원 종료 등 경제적인 이유가 40%, 개인적인 사정이 30%, 취업이나 결혼·출산이 20%였다. 대부분 정부 지원이 끝나자마자 문을 닫고 나간 청년이 많았다.

관련 지자체인 대구시 북구청의 경우 지난해 별도 예산 3억 원을 마련, 해당 몰에 지원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려운 분위기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데 청년몰에만 지원을 집중하면 역차별 문제가 야기 될수 있기 때문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상인 모두가 어려운 건 사실이며, 한정된 예산에 청년몰에만 예산을 지원할 경우 다른 상인들과의 역차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난감하다”며 “청년몰의 경우 점포 운영자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지원이 끝나면 나가버리는 이 같은 막무가내식 사업 진입을 막기도 힘들다. 사업 초기 면접을 진행하는데, 면접 과정에서 열정이 없는 예비 창업자를 구분하는 묘안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지원이 끝나면 나가버리는 청년들 탓에 기존 청년 사업자들도 피해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수백억 원의 세금을 들여놓고도 미진한 사후관리로 휴·폐업 사태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는 지난 18일 ‘2021년 제 2차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사업’공고를 냈다. 지금이라도 다양한 사후 관리 지원방안이 강화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본지에 자료를 제공한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부산 연제구)은 “청년몰에 입주한 청년 창업자의 장기적 영업이 가능하도록 시장환경개선을 포함한 온라인 판로·마케팅 지원 등 사업 도약 지원 방안이 함께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곽동훈기자 kwa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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