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의 폭염
칠월의 폭염
  • 승인 2020.10.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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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은 강혜지

한 여름 폭염 속

익어가나 보다

찜질방이 친숙해지고

흘러내리는 물방울이

예전과는 다르다

바다가 먼 곳

산골바람만큼 가까이 할 수 없듯

산바람도 거저 주는 게 없다

오르며 숨가쁜 고통의 선물일 뿐

비가 내리면

볕이 말려버리고

질척거리는 습기가

살아온 세월만큼 끈적거리고 있다

더위쯤이야 호기부려도

겨울 눈밭을 거닐 날은 너무 멀다

사는 것이 숨만 쉬는게 아니여서

선풍기 바람앞에 마음만 조급하다

어차피 칠팔월 더위라면

붙잡지 못할 계절은 없는 것이여서

된장 깊숙이 청양고추 찍어

막걸리 사발속에 더위를 묻어 버릴 뿐이다

◇강혜지= 서울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부문 신인상,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해설> 무더위가 익어갈수록 찜질방이 친구가 되고, 비에 볕은 말라간다는 화자의 에로틱한 무더위 심경이 잘 묘사되어 독자에게 감흥으로 보답한다. 그래, 칠팔월 더위는 청양고추 찍어 사발막걸리 한잔이면 말끔히 묻어버릴 수 있다는 화자의 시린 비감미가 눈물겹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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