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어떻게 살아가나 -사람과 똑같다
새들은 어떻게 살아가나 -사람과 똑같다
  • 승인 2020.10.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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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교육학박사
일전 ‘새들의 밥상’이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이 책에는 이우만 작가의 따스한 눈길이 들어있어서 독자들을 훈훈하게 해줍니다.

작가는 새들이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세 가지로 ‘깃털’과 ‘둥지’, 그리고 ‘먹이’를 들고 따로 장(章)을 하나 더 만들어 ‘물’을 들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을 들 때에도 의식주(衣食住) 세 가지를 드는 데에 이와 상통합니다. 즉 ‘깃털’은 ‘의(衣)’에, ‘둥지’는 ‘주(住)’에 그리고 ‘먹이’는 ‘식(食)’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물은 생명체라면 무엇에게나 다 필요한 것이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하겠습니다.

깃털은 새에게 있어서는 옷입니다. 체온을 보호해 주고 상처가 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도 구해 줍니다. 매끄러운 깃털은 사람의 손에 잡혔을 때에도 빠져나가기 좋은 구조와 질감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날아오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새들은 늘 틈만 나면 깃털 고르기를 합니다. 모래 속에 들어가 몸을 흔들어 깃털 사이의 이물질을 떼어내기도 합니다. 깃털은 또한 둥지를 짓는 귀한 재료가 됩니다. 새들은 떨어진 깃털을 물고 와서 집을 짓는 재료로 씁니다.

둥지는 새들에게 있어서 집입니다. 이곳에서 잠을 자고 새끼를 부화시킵니다.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는 곳입니다. 새들은 삶의 특징에 따라 둥지의 모습도 달라집니다. 제비들은 진흙을 물어와 벽에 붙여서 집을 짓습니다. 그런데 제비라도 종류에 따라 집 모양이 달라집니다. 보통 제비들은 위가 트여있는 둥지를 짓지만 칼제비들은 입구가 긴 굴(窟) 모양의 집을 짓습니다. 이는 아마도 제비가 우리나라로 왔을 때에는 모내기철이어서 진흙을 구하기가 가장 쉬웠기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멧비둘기들은 높은 바위틈이나 나무구멍에 몰래 집을 짓습니다. 까치들은 나무의 9할 정도의 높이 많이 짓습니다.

그래서 쉽게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록수에는 짓지 않고 낙엽수에만 집을 짓습니다. 그것은 상록수 보다 낙엽수에서 햇빛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또한 낙엽수에는 가시가 없기 때문에 찔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딱따구리는 집을 튼튼하게 짓기 때문에 새끼들이 모두 떠나도 그 집은 온전합니다. 그리하여 미처 집을 짓지 못한 여름 철새들이 그 집을 빌려 쓰기도 합니다. 사람의 주거 생활과 하나 다르지 않습니다.

다음은 먹이입니다. 야생동물의 삶은 먹이를 따라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수많은 새들은 먹이를 따라 이동을 합니다. 그리하여 여름철새 겨울철새가 생겨난 것입니다. 이러한 이동에서 낙오된 나그네새도 나옵니다. 붉은 가슴도요새는 먹이를 따라 봄에는 북극권으로 겨울에는 남극권으로 이동을 하는데 평생 오고간 거리가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만큼 된다고 하여 문버드(Moon-Bird)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입니다. 새들은 먹이의 종류에 따라 부리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육식을 주로 하는 맹금류들의 부리는 고기를 쪼고 물러 뜯기 좋은 구조로 발달합니다. 다윈은 다 같은 핀치새(Finch)라도 먹이의 종류에 따라 부리가 달라지는 것을 보고, 진화이론(進化理論)을 더욱 체계화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새들에게 있어서 먹이는 삶의 양식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은 물입니다. 물을 구하기 위해 새들은 수도꼭지로 날아오기도 하고, 겨울이면 난로 굴뚝에도 매달립니다. 난로 굴뚝에서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온기도 얻을 수 있지만 따뜻한 기운과 차가운 기운이 만날 때에 생겨나는 물방울을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들은 살아가기 위해 지금 이 시간도 치열하게 여러 수단을 찾고 있습니다. 가지에 앉을 때에도 온도의 변화를 감지하고 먹이의 행방을 찾기 위하여 항상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해 앉습니다.

새들은 우리의 훌륭한 스승입니다. 이 세상 모든 만물이 다 우리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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