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되고 있는 의사 국가고시의 해결책, 세종대왕께 배우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의사 국가고시의 해결책, 세종대왕께 배우다
  • 승인 2020.11.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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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혁 신경과 원장·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두 달 전,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해 전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되는 등 나라가 어수선할 때 정부의 잘못된 4대의료 정책 철회를 요구하면서 의사들은 파업을 하였고 의대생들은 의사 국가 고시 및 수업 거부를 하였다. 의협과 정부는 많은 진통 끝에, 공공의대 및 의대 증원에 대해 원점 재논의를 합의하면서 의사파업이 종료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정부는 의대생의 국시 추가시행 방안에 대해서는 형평성 및 여론조사를 근거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 불화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이다.

경제 부총리나 장관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조사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정권이 자신들에게만 유리한 여론 조사를 방패삼아 국시 추가시행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고사성어에 ‘여장절각(汝牆折角)’이라는 말이 있다. 소를 끌고 가던 농부가 한눈을 파는 바람에 소가 남의 담을 들이받아 쇠뿔이 부러졌다. 농부는 제 잘못을 생각하지 않고 애꿎은 담만 원망한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만든 악법으로 인해 의사와 전공의, 의대생뿐만 아니라 파업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았는데 현재 정부는 반성을 하지 않고 의대생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국시 추가시행은 의대생 개개인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병원의 수련체계는 물론 국내 공공의료 시스템에도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전국의 본과 4학년 2700여명이 의사국시를 치르지 못할 경우 2021년 전국 192개 인턴 수련병원 대다수에서 인턴은 사라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전공의 부족으로 대학병원을 비롯한 전국 모든 병원의 필수의료가 심각한 위기에 놓이고, 코로나 재확산 및 대규모 전염병 발생시에는 의료시스템이 붕괴되어 의료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지방 의료기관 일수록 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전국 635개소 농어촌 보건지소 및 군(軍) 의료 역시 연쇄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면서 심각한 의료공백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의사 수급 부족 문제는 단지 의료인력 감소만이 아니라 국민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위기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

조선시대 성군인 세종대왕은 세금을 공평하게 거둬들이기 위한 법을 제정한 후 시행여부에 관한 여론조사를 조선 최초로 실시하였다. 6개월 기간의 여론 조사 후 57.1%가 찬성하였지만 반대표 또한 무시하지 않았다. 세종대왕은 반대세력마저 포용하기 위하여 반대편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법을 보완하였다. 절대 권력인 왕마저 민심을 살피고 화합하고자 하는데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과 현 정부의 독불장군식으로 밀어붙이기만 하는 태도를 보노라면, 앞으로 시행될 다른 국가정책마저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 자명하다.

1~2달전만 하더라도 의사 파업까지 유발하면서 10년간 4000여명의 의사 수 증원이 한시라도 급박하다고 주장하였으나, 이제는 2700여명의 신규 의사가 필요 없다는 상반된 주장을 하는 정부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억지 떼를 쓰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렇게 해서는 국민들과 신뢰형성을 할 수 없다. 정부는 의대생의 국시 추가시행이 단순히 의대생들의 개인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기본권인 생명권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임을 인식해야 한다.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 정원 확충의 진정한 목적이 의료 취약지역 및 부족한 필수 의료 충원을 위한 것이 였다면, 파업에 동참한 의대생들이 비록 괘씸하더라도 국민을 위해 국시 재 응시를 허락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국민들이 더 이상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고 세계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의사단체는 합심해서 대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낱 노비조차도 백성으로서 사랑하고 아꼈던 세종대왕의 리더쉽과 포용력을 지금 우리 사회는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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