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선·실험적 시도…대구미술의 가능성 조명
새로운 시선·실험적 시도…대구미술의 가능성 조명
  • 황인옥
  • 승인 2020.11.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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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 기획전 ‘메이드 인 대구 II’
권정호 등 8人 신작 100점 소개
인간의 생사·자연물 등 모티브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화풍 창조
메이드 인 대구 II-곽훈
곽훈 작가의 작품이 걸린 전시장 전경.

메이드 인 대구 II 전시전경-권정호 (2)
권정호 작가의 작품이 걸린 전시장 전경.

메이드 인 대구 II-송광익 (1)
송광익 작가의 작품이 걸린 전시장 전경.

곽훈, 권정호, 김영진, 박두영, 박철호, 서옥순, 송광익, 최병소. 긴 세월을 ‘실험과 도전정신’으로 작품활동을 지속하며 대구미술의 위상을 구축해온 대구를 대표하는 작가들이다. 이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감상할 수 있는 ‘2020년 메이드 인 대구 II’전이 대구미술관(최은주 관장) 기획으로 선보이고 있다.

‘메이드 인 대구’전은 2011년 대구미술관 개관전으로 선보인 바 있다. 80년대 이후 대구미술의 다양한 실험정신과 발자취를 살펴보기 위한 취지로 기획되었으며, 이번이 그 두 번째 버전에 해당된다. 전시에는 이들 8인의 작가들의 대규모 신작 100여점을 모았다.

작가 곽 훈(1941생)은 실험주의 미술 운동을 전개하다가 1975년 미국으로 건너가 표현주의적 회화와 실험적인 설치작품을 선보여 미국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1995년 김인겸, 전수천, 윤형근과 함께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개관 작가로 참가하기도 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작품 ‘할라잇(Halaayt, 2020)’과 함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제작한 드로잉 300여점을 소개한다. 대형 벽면 가득 그림 속 에너지와 함께 요동치는 주술적 힘이 넘실댄다.

권정호(1944생)는 실존적 인간의 삶과 죽음, 사회적 사건을 모티브로 두개골 형태의 조각과 회화로 관심을 모았다. 그는 회화, 입체, 설치, 영상 등 매체에 한계를 두지 않고 작품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흰색, 붉은색, 노란색 등으로 구성된 3천80개의 두개골 조각인 신작 ‘3.5.8 무제(2020)’를 선보인다.

김영진(1946생)은 대구 현대미술계에서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던 대표적인 개념미술가이자 설치미술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현 듯 닥친 코로나 19를 주제로 한 작품 ‘world-19(2020)’를 통해 사회재난과 마주한 인간의 무력함, 삶과 죽음에 대한 경의를 보여준다.

박두영(1958생)은 대구 현대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작가로 강렬한 보색을 사용한 미니멀 회화를 중심으로 작업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로 40cm, 가로 240cm의 ‘무제(02RG40240, 1994)’, ‘무제(02BY40240, 1994)’을 만날 수 있다. 이 두 작품은 몇 년 전 작업실 화재로 손실된 1994년 작품을 2020년 다시 재현한 작품이다.

판화작품으로 익숙한 박철호(1965생)는 판화, 회화, 설치를 넘나드는 작가다. 구름의 흐름, 새의 몸짓, 물결의 파문, 빛살의 파장, 숲의 떨림 등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모티브로 생성과 소멸, 순간과 영원, 절망과 희망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990년대에 제작했던 대표적인 판화와 함께 실험적인 재료 파라핀을 이용해 절기의 의미를 담은 작품 ‘무제(2020)’ 24점을 선보인다.

서옥순(1965생)은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고찰, 인간의 존재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주로 실과 재봉틀, 천 등의 재료를 사용하여 캔버스에 실을 꿰어 메고 늘어뜨리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재료의 물성, 표현방법의 고정관념으로 인해 페미니스트로 단정 짓기를 부정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설치작품 ‘...시간이 멈춘 존재의 상상 속을 걷는다.(2020)’는 2020년 봄, 코로나 19로 사람이 없어지고 자동차가 사라진 거리를 걸으며 느꼈던 충격적인 감정을 이야기한다.

송광익(1950생)은 초기에 현실반영의 회화작품을 제작했으나 최근에는 한지를 이용한 반입체적 작품을 주로 제작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형 신작 ‘무위지예(無爲紙藝, 2020)’를 소개한다. 이 작품은 한지의 물성을 활용한 작품으로 한지를 붙인 합판과 플라스틱 의자에 고무밧줄을 동여 맨 조형물을 함께 벽에 설치해 변화 용이하고 따뜻한 물성을 지닌 종이의 특성을 보여준다.

최병소(1943생)는 작품 속에 내재 된 개념을 중요시하며 예술적 진정성에 중점을 둔 작가다. 1970년대 군부독재시절 언론보도에 대한 분노로 시작한 신문 작업은 신문이라는 상징적 재료를 이용, 연필, 볼펜으로 지우고 비워나가는 행위 자체를 주목해야하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영국 신문과 한국 신문을 사용한 작품들과 변형된 큰 사이즈의 작품 ‘무제(2020)’ 7점을 전시장 바닥에 설치 형태로 선보인다. 전시는 내년 1월 3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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