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020시즌 결산 (중)]삼성, 좌절·희망 교차된 마운드…철벽불펜마저 ‘와르르’
[삼성 2020시즌 결산 (중)]삼성, 좌절·희망 교차된 마운드…철벽불펜마저 ‘와르르’
  • 석지윤
  • 승인 2020.11.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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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블리·백정현 등 잇단 부상
선발 투수로서 제역할 소화 못해
나머지 선발 3명은 고군분투
뷰캐넌, 외국인 투수 잔혹사 끊어
끝판대장 오승환 18세이브 수확
삼성 라이온즈는 벤 라이블리-데이비드 뷰캐넌-백정현-최채흥-원태인 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으로 올 시즌을 구상했다. 하지만 이 로테이션이 돌아간 것은 한 달이 채 되지 않는다.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으며 토종 에이스로서의 활약이 기대됐던 백정현은 2경기에 출장한 뒤 부상으로 한 달간 자리를 비운 뒤 복귀해 9경기에서 4승 2패를 거뒀지만 7월 21일 등판 이후 또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이후 다시 1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백정현이 올시즌 소화한 이닝은 고작 59이닝. 백정현은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바람에 생애 첫 FA권리 행사 역시 내년으로 미뤄졌다.

라이블리 역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5월 한 달 동안 4경기에 등판해 13.1이닝을 소화하며 승리 없이 3패만 떠안았던 라이블리는 옆구리 근육 파열로 두달간 전력을 이탈했다. 7월 18일 복귀전에서 시즌 첫 승을 따낸 라이블리는 복귀 후 6승 4패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탈 전 5.40의 평균자책점 역시 4.26까지 떨어트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장기 부상으로 112이닝 소화에 그치며 고액연봉 외국인 투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나머지 3명의 투수는 로테이션을 지키며 고군분투했다. 뷰캐넌은 시즌 초반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15승을 따내며 구단의 5년만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뷰캐넌은 성적뿐만 아니라 활기찬 모습과 뛰어난 팬 서비스로 동료들과 팬들에게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구단과 뷰캐넌의 시각차가 크지 않는 한 내년에도 라이온즈파크에서 그를 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각각 2018시즌, 2019시즌 1차 지명 출신으로 3년차, 2년차에 불과한 최채흥과 원태인은 제 몫을 해냈다. 최채흥은 시즌 초반 삼성이 거둔 3승을 모두 책임지는 등 에이스로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후 1경기 최다 피안타를 기록하는 등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프로데뷔 첫 완봉승, 규정이닝 소화, 토종 투수 평균자책점 1위 등 굵직한 기록들을 남기며 삼성의 ‘좌완 에이스’로서 활약했다.

장원삼과 차우찬 이후 확실한 좌완 선발에 갈증을 겪던 삼성으로선 최채흥의 활약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원태인은 전반기 5승 2패 3.56의 평균자책점으로 5선발로 부족함 없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체력 문제를 겪으며 1승 8패 평균자책점 6.15로 부진했다. 시즌 최종전에서 선발등판해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며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시즌 중 라이블리와 백정현의 부상 이탈은 여러 투수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했다. 특히 잠수함 투수 김대우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올시즌 삼성의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해 가장 먼저 대체선발 기회를 받았다. 6월 11일 롯데전에선 784일만의 선발승을 따내기도 하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한 때 팀 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시즌 말미에는 선수들의 부상 복귀, 부진 등으로 선발진에 변화가 끊이지 않으며 선발과 불펜을 계속 오가다 체력이 고갈돼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깜짝 활약 덕분에 삼성은 시즌 중반 투수진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허윤동, 이승민 등 고졸신인 투수들이 선발 기회를 받아 경험을 쌓았다. 허윤동은 데뷔전 포함 2연승을 거둔 4번째 고졸신인으로 KBO역사에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시즌 초반 철벽의 위용을 자랑하던 불펜은 선발진에서 부상자가 속출하며 과부하가 걸리면서 붕괴됐다.

삼성의 필승 계투진이던 최지광, 김윤수, 우규민, 노성호 등은 시즌 후반 날카로움을 잃으며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던 김윤수는 데뷔 첫 두 자릿 수 홀드에 만족해야 했다.각각 상무와 부상에서 복귀한 심창민과 양창섭은 제한된 기회 속에서 분투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국내에 전격 복귀한 ‘끝판대장’ 오승환은 수술 후유증 탓에 전성기의 구위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시즌 후반 안정감을 되찾아 삼성의 마무리로서 활약하며 18세이브를 수확했다. 내년 시즌 몸상태에 이상이 없다면 300세이브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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