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않고 간판만 유지 ‘좀비 여행사’ 급증
영업 않고 간판만 유지 ‘좀비 여행사’ 급증
  • 곽동훈
  • 승인 2020.11.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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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올 폐업률 2.7%의 역설
정부 지원 융자로 급한 불끄기
휴업하면 상환 조건 불리해져
최소한의 영업환경 조성 시급
대형여행사대리점
3일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한 대형여행사 대리점 모습. 해당 본사에 문의해보니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영업점 운영을 잠시 중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간판만 건 ‘좀비 여행사’들이 늘고 있다. 가게 문을 닫고 라이선스(사업자)만 유지한 여행사들이 늘고 있다는 것인데, 대구지역도 상황이 마찬가지다. 업계는 급할 때 받은 정부의 소상공인 융자 탓에 휴업이나 폐업도 쉽지 않다고 한다. 휴·폐업을 할 경우 각종 상환 조건이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4일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융자나 한시적 자금 지원이 아닌 업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사)한국여행업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구지역 전체 여행사 수는 667곳(3일 기준)이다.

대구지역 올해 1~11월 폐업 여행사는 19개인데, 2019년 같은 기간엔 16개, 2018년엔 24개 여행사가 폐업했다. 의외로 별 차이가 없다. 최악의 위기라는데 폐업률은 2.7%에 그친 것이다.

수치로만 보면 의외로 선방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간판만 걸고 명을 유지하는 ‘코마 상태(의식불명 상태)’로 직원들은 없고 사무실 문이 잠긴 곳이 많다고 한다.

3일 오후, 동구와 수성구 소재 여행사 9곳을 돌아보니 3곳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날 만난 여행사 관계자는 “택배, 건설 일용직 등 투잡을 하는 여행사 직원들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정부는 코로나19 본격 유행으로 여행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자, 지난 3월 16일 여행업을 특별 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 직원을 해고하지 않으면 임금의 90%(상한액 1일 7만 원)를 지원해줬다. 정부의 기존 지급 기간은 180일이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사업기한을 240일로 늘렸다.

하지만 상황이 더 악화되면서 여행사들은 직원 월급 10% 조차 부담하기 힘들어졌다. 정부는 수천억의 긴급융자를 지원했지만 융자는 무상 지원이 아닌 이자가 적은 빚일 뿐이다. 그야말로 별다른 대책 없이 폐업만 막아 준 셈이다.

대구시도 지역 관련업종 종사자들에게 지난 4월 업체별 생존 자금 100만 원을 지급했지만 업계 자생을 위한 정책적 마련은 아직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여행은 곧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한시적 자금 지원이 아닌 최소한의 영업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방역 단계별 14일 자가격리 완화, 방역 모범지역과 국가 간의 입국금지 해제 및 자가격리 면제, 코로나19 항원진단 키트 도입으로 신속한 검역 절차 수립 등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 2일 침체된 광주 관광업계 회복을 위해 업체 홈페이지 리뉴얼, SNS광고비 지원 등 홍보마케팅 지원사업을 강화하기로 했고, 서울시는 여행사들과의 협업으로 영화 속 장소들을 묶어 만든 여행코스를 만들어 관광수요를 늘리고 있다.

곽동훈기자 kwa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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