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구조조정과 살아남을 기업들
[재테크칼럼]구조조정과 살아남을 기업들
  • 김주오
  • 승인 2020.11.08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영진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과장
역대 미국 대통령이 즐겨 입었던 의류기업 <브룩스 브라더스>가 파산 신청을 했다. 1818년 문을 연 브룩스 브라더스는 202년 전통을 지니며 링컨부터 도널드 트럼프까지 미국 대통령 40명이 애용한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113년 역사의 명품 백화점 <니만 마커스도> 전통을 이어가지 못하고 파산 신청을 했다. 코로나19의 충격은 미국의 많은 역사적인 기업들을 무너뜨리고 있다. 대공황도, 금융위기도 이겨낸 기업들의 파산 신청이었기 때문에 언론들은 “미국 자존심의 상처”라고 표현한다.

현재의 코로나19 위기는 취약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매우 압축적이고 고강도로 진행시키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기업들은 한꺼번에 흔들리고 있다. 경기가 나쁘지 않고 저금리 환경 속에서 기업의 운영자금 조달이 쉬울 때에는 구조조정은 뒤로 미뤄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여파는 잔인하게 이미 업황이 하락세에 있던 기업들에게는 비용축소의 명분을 주었고 구조조정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항공업은 저가항공사 확대로 이미 경쟁이 심화되었고 이제는 예전처럼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는 많은 사람들과 좁은 기내에 나란히 앉아 몇 시간씩 비행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유통업도 아마존 등 온라인 유통의 발달과 배송 혁명으로 침체에 들어선지 오래되었다.

인터넷 모바일의 발전과 성장한 온라인 쇼핑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쇼핑이 가능하게 해주었고 물류 시스템의 개선으로 인해 구매 후 상품 수령까지의 시간이 크게 단축되며 소비자들의 소매업 이탈은 가속화되었다. 정부의 정책기금 투입으로 당장의 고비를 버텨 급한 불을 끈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코로나가 일단락되어 정부가 지원금을 회수하려 할 때 위기는 더 심각하게 전개될 수 있다.

한국 경제에 있어 구조조정 압력이 가장 거셌던 시기는 1998년 외환위기였으며 2001년 IT 버블붕괴,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등을 우리 기업들은 헤쳐나왔다. 경기침체가 닥치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큰 고통을 겪지만, 이 과정을 견디고 살아남은 자들은 이후 회복기의 과실을 전부 가져가며 더욱 단단해진다. 2001년은 IT 기업들이 대량 파산했지만 이후 신흥국 투자 사이클이 도래하며 관련 회사들이 호황을 맞았고 2008년은 많은 금융회사들이 쓰러졌지만 저금리를 등에 업고 새로운 기술을 가진 핀테크 업체들의 마중물이 되었다.

필자는 투자자라면 이번 코로나19 구조조정으로 변화에 살아남는 기업에 지속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코로나를 빠르게 통제했고, 각종 부양책을 조기에 처방해 경제 전반의 파장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연초 극심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경험해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생기며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루고 있지 않다. 이번 구조조정은 매우 고강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해당 기업은 향후 회복의 여지도 크며 회복기의 과실을 충분히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돈, 뜨겁게 사랑하되 차갑게 다루어라> 저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경제와 주가를 산책 나온 주인과 개에 비유했다. 주인이 개를 데리고 산책할 때 개는 주인과 나란히 가지 않고 주인을 앞지르거나 뒤처지거나 옆으로 가기도 하지만 결국 주인에게 돌아온다. 실물 경기보다 주가가 너무 빨리 앞서 나갔거나 뒤처져있다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구조조정이 기업의 성장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듯이 지금의 보릿고개를 잘 버텨내고 변화를 받아들인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지 않을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