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대구' 답사] 2만 년 전 유물·400년 넘은 서원…과거로 ‘타임워프’
['내 고장 대구' 답사] 2만 년 전 유물·400년 넘은 서원…과거로 ‘타임워프’
  • 남승현
  • 승인 2020.11.0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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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대구' 답사] 산격중 ‘황금돼지팀’

 
지난 9월 18일 오전 대구 산격중학교 학생들이 달성군 도동서원 수월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지난 9월 18일 오전 대구 산격중학교 학생들이 달성군 도동서원 수월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도동서원

성리학자 김굉필 추모 도동서원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도동서원은 조선 전기의 성리학자였던 한훤당 김굉필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1605년(선조 38) 지방 유림의 공의로 김굉필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고, 1607년(선조 40)에 왕이 직접 쓴 ‘도동서원(道東書院)’ 현판을 하사받아 사액서원이 되었다.

팔작지붕을 한 2층 누각인 수월루(水月樓)를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맞담 사이로 난 사주문인 환주문이 있다. 이 문을 들어서면 강학 공간이 나타나는데, 마당의 건너편에 강당인 중정당이 있고 마당의 좌우에는 동재인 거인재와 서재인 거의재를 두었다.

사당은 강당 뒤의 경사진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으며, 김굉필의 신주를 모시고 있다. 돌층계를 오르면 사당의 출입문인 3칸 규모의 삼문이 나타나고, 삼문을 들어서면 사당이 있다. 사당은 전면에 퇴칸이 없는 3칸 규모의 맞배지붕이며, 내부는 통칸으로 처리되었다. 전면에는 각 칸마다 2짝 당판문을 설치하였다. 일곽을 이룬 맞담은 산석으로 쌓은 후 그 위에 흙과 기와를 사용하여 담장을 이었는데, 형태와 구성이 매우 아름다운 담장이다.

도동서원은 2019년 7월 ‘한국의 서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선사인체험
대구 달서구 진천동 선사유적공원에서 선사인 체험을 진행 중인 산격중학교 전지훈·최지원군.

◆달서구 진천동 선사유적공원

월성동서 석기유물 1만점 출토
정착에 유리한 자연환경 반증

대구에서는 그동안 자연환경으로 미루어 구석기유적의 존재 가능성만 이야기되다가, 2006년 달서구 월성동 유적에서 2만년에서 1만년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1만3천여점의 석기유물이 출토됨으로써 대구 역사의 시작을 알리게 되었다.

신석기시대는 이전과 달리 돌을 갈아서 여러 가지 형태와 용도를 가진 간석기를 제작하고 토기와 직물을 발명하여 사용했다. 사냥과 채집 외에 식물재배, 가축사육을 주 생업으로 하게되고 움집을 만들어 정착생활을 하게 된다.

대구의 신석기시대 유적은 1998년~1999년 국립대구박물관이 상동 지석묘 유적에서 발견한 빗살무늬 토기편을 시작으로 서변동, 유천동, 대천동 등에서

신석기시대에 해당하는 주거지 유적이 확인되었다. 이 유적들은 하천변 충적지인 선상지에 위치하고 있다. 대구의 신석기인들은 대개 하천 가까이에 집을 짓고 생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신석기시대가 끝날 무렵인 기원전 1천년경 한반도 북방지역에서 벼농사와 청동기가 유입되면서 청동기 문화가 전개된다.

청동기시대 대구는 지석묘가 수십에서 수백기까지 조성되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지석묘나 민무늬토기유적의 분포에서 보이는 것처럼 낙동강 수계에서도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었다. 이는 대구가 정착생활에 풍부한 식료를 제공하는 자연환경이 형성되어 있었다는 것과 교통의 요충지였음을 반영한다.

대구섬유박물관섬유창작소
대구섬유박물관 섬유창작소에서 바람개비 만들기 체험을 하는 산격중학교 학생들.
 
대구섬유박물관섬유창작소
대구 산격중학교 학생들이 대구섬유박물관 산업관에서 베틀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구섬유박물관

일·문화 어우러진 섬유박물관
관련 기획전시·상설전시 운영

대구섬유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종합섬유박물관으로 우리나라 섬유와 패션의 역사를 살펴보고, 섬유와 관련된 유물을 보존하고 전시하고자 2015년 5월 29일에 건립되었다.

섬유박물관의 전시 공간은 패션관, 산업관, 미래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역사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섬유 패션 사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섬유박물관 내외에는 실과 바늘, 누에고치 컨셉 등으로 제작한 조형물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섬유·패션에 대한 기획의 영감을 얻을 수 있고 패션, 섬유와 관련된 기획 전시, 상설 전시 및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비즈니스와 문화가 어우러진 신개념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자랑거리를 찾아서...‘국내 최초(선사유적공원 유물)·국내 유일(종합섬유박물관)’ 수식어 딱이야

9월 18일 오전 대구 산격중학교 ‘황금돼지팀’ 학생들이 ‘내 고장 대구’ 현장답사 차량에 몸을 실었다.

일부는 일정표를 유심히 살피며 문화해설사에게 답사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첫 답사지인 도동서원의 맞은편으로는 낙동강이 넓게 펼쳐졌다. 문화해설사는 배산임수(背山臨水)와 옛 조상들의 삶의 지혜에 대해 설명했다.

환주문 안으로 들어서자 중정당의 모습이 나타났다. 환주문은 낮게 지어져 들어가는 이로 하여금 삼가고 겸손하라는 깨달음을 주게 한다. 아직은 키가 작아 고개를 숙이지 않고도 출입문을 통과하는 학생들을 보며 교사는 “다음에 더 키가 자라면 한 번 더 이곳을 지나며 겸손과 예절을 배워보자”고 웃음을 지었다.

중정당 좌우로는 유생들의 기숙사로 이용된 거인재(동재)와 거의재(서재)가 자리했다. 이곳은 바로 원장, 유생들이 모여 학문을 닦으며 조선시대 성리학을 이끈 다섯 명의 대가 ‘조선오현’ 중 한훤당(寒暄堂) 김굉필 선생을 모신 곳이다.

“거인재와 거의재 중 상급생이 어디에서 살았을 것 같냐”는 문화해설사의 질문에 “아궁이가 있는 쪽에서 선배 유생이 살았을 것 같다”, “거의재가 더 따뜻하게 생겼다. 상급생이 살았을 것 같다”는 등 학생들의 창의력 넘치는 답변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과거의 유생이 된 양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서원 곳곳을 누볐다.

특히 강당 주위에 조성된 흙과 기와로 쌓은 맞담이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둥그런 수막새가 군데군데에 들어찬 모습에, 막돌과 진흙을 골고루 이용한 소박한 축조기법이 도드라졌다.

강당 정면 기단에는 낙동감 범람을 막기 위한 비보책으로 마련됐다는 4개의 용머리가 선명했다. 학생들은 용머리의 모양새를 들여다보며 진짜와 가짜를 줄곧 잘 구분해 냈다.
 

달서구 청동기 제사유구 확인
석관묘 보며 매장방법 등 파악

이날 찾은 달서구 진천동 선사유적공원은 입석으로 유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확인된 청동기시대 제사유구(제사의식의 흔적이 남아있는 유적 시설)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학생들은 입석을 관찰하며 선사시대의 시대적 구분에 대해 배웠다. 석관묘 모형을 통해서는 무덤의 내부와 입석이 세워진 과정을 확인했다. 선돌 상부에는 6개의 홈 구멍과 동심원 무늬가 새겨졌다.

선사시대로 해설 탐방 안내소에서는 선사시대인 체험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가죽 무늬 옷과 머리띠를 착용하고 울퉁불퉁한 방망이를 친구에게 흔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소리 따라 색 바뀌는 티셔츠
3D 적용된 특수 섬유 ‘으뜸’

마지막 답사지로 찾은 대구섬유박물관에서는 박인숙 작가의 상징 조형물 ‘고요 속의 움직임’이 일행을 반겼다. 광섬유로 구성된 작품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광채를 뿜어냈다.

산업관에서는 전통섬유산업에서부터 섬유산업의 현대화, 세계화로 이어지는 발전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각종 섬유의 원료와 가공 공정, 제직 원리를 살피며 섬유산업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박수 소리를 인식해 색이 바뀌는 티셔츠를 볼 때에는 학생들은 눈을 둥그렇게 뜨고 연신 감탄을 터뜨렸다. 3D 프린팅이 적용된 의류, 소방과 방탄 등 특수 기능 섬유, 바이오 셔츠 등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일부는 “직접 다양한 재질을 가져와 어느 것이 화재에 강한지 실험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면과 천, 부직포 등을 활용해 개성 있는 바람개비를 만드는 체험활동을 마지막으로 일정은 끝이 났다.

이날 답사는 ‘국내 최초, 국내 최대, 대구의 자랑거리’를 주제로 도동서원~진천동 선사유적공원~대구섬유박물관 순으로 진행됐다. 답사에는 산격중 김성곤 교사와 1학년생 전지훈, 최지원, 최보희, 이신영, 임정은 학생, 정승복 문화해설사 등이 참여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산격중 ‘황금돼지팀’ 답사 소감] 도심에서 선사시대·조선시대 체험 ‘좋아요’

 

2020년 코로나19가 모든 학교생활을 멈추게 했고 중학교 1학년의 추억은 그저 코로나만 생각날 것 같다. 이렇게 힘들고 재미없는 학교생활 속에서 산격중 황금돼지팀은 ‘내고장 대구 역사여행’을 통해 웃음과 역사적 감동을 얻고, 가슴 속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내고장 대구 역사체험을 떠나는 이른 아침 비가 촉촉하게 내려 내고장 대구 역사체험을 할 수 있을지 잠시 걱정을 하였지만 다행히 비가 그치고 체험하기 좋게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너무 좋았다. 산격중 황금돼지팀은 첫 역사체험지인 도동서원으로 출발하였다. 약 40분을 달려 도착한 도동서원…. 처음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바로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였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나무 기둥이 너무 커 은행나무인지 몰랐는데 가까이 가보니 은행나무라는 것을 알았다. 조선시대부터 무려 400여 년이 넘는 동안 살아 숨 쉬는 은행나무를 보고 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조선시대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400년이 훌쩍 넘어 버린 은행나무를 뒤로 하고 도동서원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황금돼지팀은 도동서원에서 조상들의 삶의 모습을 간직한 채 두 번째 체험지인 도심 속 선사시대 유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구 도시 중심지에 선사시대의 유적지가 있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빨리 보고 싶었다. 선사시대는 문자가 없는 시대라고 한다. 문자가 없으니 선사시대의 모습은 무덤이나 옷 등의 유적을 통해 알 수가 있다고 하였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것은 석관묘이다. 석관묘의 크기는 사람이 들어가기에는 상당히 작았지만 그곳에 시신을 안치 했다는 것에 놀라웠다. 그곳에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해설사님의 말씀으로는 그 작은 크기의 석관묘에 사람을 안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기가 엄마 뱃속에 태아처럼 웅크린 자세처럼 안치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이 죽을 때는 태어날 때와 똑 같은 자세로 무덤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 작은 석관묘에서 이런 신비한 비밀이 숨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석관묘 옆에는 선사시대 체험관이 있었다. 선사시대 사람처럼 옷을 입고, 도구를 들고 있으니 선사시대의 사람처럼 자연 속에 있는 것처럼 자유로움이 느껴져 너무 좋았다. 대구 도심 속에 있는 선사유적지는 언제나 찾아 갈 수 있는 곳으로 친구들과 다시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장소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섬유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구는 섬유의 도시, 패션의 도시로 섬유 박물관에 대구 섬유의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섬유의 역사를 모두 알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대구 섬유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섬유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너무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섬유로 옷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방탄복 등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니 미래사회에는 섬유산업이 더 많이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섬유가 이렇게 다양하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앞으로 더 많은 섬유를 알아보고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고장 대구 역사여행’ 체험을 통해 대구의 시민으로 모르고 있었던 대구의 자랑, 대구의 역사를 알게 되어 너무 기쁘고, 이렇게 다양한 내고장 역사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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