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김치 사 먹겠다”
매년 겨울철마다 온 가족이 모여 김장을 해왔다는 직장인 한모(여·39·대구 달서구)씨는 올해 김장철 모임을 가지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가족 전통으로 매년 김장철마다 친척들끼리 둘러앉아 많은 양의 김장을 해왔지만 올해는 친척 모임을 가지지 않기로 다 같이 합의했다”며 “아무래도 집안 어른들의 연세도 있다 보니, 다 함께 모이는 게 아직까지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김장은 혼자서 집에서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둘러앉아 김장도 하고 수육도 먹던 풍경을 올해는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 우려와 번거로움 등으로 이번 김장을 포기하겠다는 ‘김포족’도 많다.
주부 이은순(46)씨는 지난해까지 김장을 직접 해왔지만, 올해는 시판 김치를 구입해 식탁을 꾸릴 예정이다. 이씨는 “사실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김장을 하면서 힘이 드는 부분이 가장 크다”면서 “올해는 친척들에게도 모이지 말고 각자 사 먹자고 당부했다. 김치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주부 중 절반 이상이 올해 김장을 직접 할 계획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대상㈜이 지난달 종가집 블로그를 통해 2천845명의 주부를 상대로 실시한 ‘올해 김장 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6.2%가 ‘김장을 안 한다’고 응답했다. ‘김장을 한다’는 응답자는 전체 중 43.8%였다. 지난해 응답률인 54.9%와 비교해 김장을 안 한다는 응답이 1.3%p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보다 올해 김장에 부담감을 더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많이 느낀다’라는 응답이 35.6%로 가장 높았고, ‘조금 느낀다’는 응답은 31.4%를 차지했다.
김장을 안 한다는 주부 중 올해 김장을 어떻게 대체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전체 중 62.6%가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고 답했고, 25.4%는 가족 및 친지에게서 얻겠다고 응답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