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무대 활동 소프라노 홍혜란·테너 최원휘 부부
뉴욕 주무대 활동 소프라노 홍혜란·테너 최원휘 부부
  • 황인옥
  • 승인 2020.11.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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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소리·연기 스타일 큰 남편, 오페라서 더 빛나"
최 "디테일한 표현에 능한 아내, 이야기 하듯 노래"
홍, 2011년 엘리자베스 콩쿠르 아시아계 최초 우승 차지
최, 올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주인공役
“서로의 경쟁자이자 비평가…단점 보완해주는 건 애정”
내년 첫 듀오 앨범 발매 앞두고 15일 수성아트피아 무대
소프라노-홍혜란
소프라노 홍혜란
 
테너최원휘
테너 최원휘

성악가들의 꿈의 무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주역으로 설 수 있는 성악가가 몇이나 될까? 성악가는 넘쳐나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의 문은 극히 좁은 탓에 꿈을 이루는 성악가는 소수에 불과하다. 소프라노 홍혜란과 테너 최원휘 부부는 그 좁은 문을 기립박수로 통과한 실력파 성악가들이다. 아내 홍혜란이 2011∼2012 시즌에 먼저 데뷔하고, 남편 최원휘는 올해 2월에 데뷔 무대를 가졌다.

세상의 반인 남자와 여자가 부부로 만날 확률도 로또를 맞을 확률보다 낮은데, 부부 모두 성악가로 성공가도를 달리기는 더욱 어렵다. 하지만 이들은 인생의 동반자이자 음악적 동반자로 함께 하며 세계무대에서 러브콜을 받는 성악가로 성장해왔다.

먼저 잭팟을 터트린 사람은 아내 홍혜란이었다. 그녀는 2011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도전해 아시아계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기염을 토했다. 남편 최원휘는 올해 2월에 꿈의 무대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남자 주인공인 ‘알프레도’ 역을 맡아 세계 정상급 테너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홍혜란과 최원휘는 한예종에 입학해 캠퍼스 커플로 만나 졸업 후 결혼에 골인하고 나란히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홍혜란은 줄리아드 음대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 과정을 졸업하고, 최원휘는 뉴욕 메네스 음대에서 석사학위와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각자 활동에 전념하다 듀오 무대를 가진 것은 지난해부터다.

부부 모두 세계적인 성악가로 발돋움하며 각자 활동에 전념하다 지난해 ‘네이버 V살롱 갈라 콘서트’에서 첫 듀오 무대를 가졌다. 최원휘은 강한 고음과 어두운 중저음의 테너이며 홍혜란은 섬세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감정 표현력이 뛰어난 소프라노다. 각자 가진 음악적 색깔로 더욱 풍성한 음악적 완성도로 연주할 수 있으니 이만하면 듀오로서도 최고의 파트너가 아닌가? 이들 부부는 본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각자 솔로로서 노래할 때 보다 더 조화롭고 따뜻한 화음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듀오로서 서로의 케미가 좋다”고 평했다.

서로의 음악에 대한 평가를 묻자 홍혜란은 “남편은 오페라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가수다. 소리 크기도 크고 연기 스타일도 큰 편이라 큰 그림을 그리는데 능하다”라고 했으며, 최원휘는 “아내는 성악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작은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가사의 내용을 자신의 삶에 투영하고 그 곡에 대해 자기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듯 진심으로 노래한다”며 아내의 소리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20여년을 가장 가까이서 음악을 함께 하며 서로의 성장을 지지하며 격려해온 홍혜란 최원휘 부부. 때로는 인생의 동반자이자 음악적 동반자로 한 곳을 바라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자이자 날카로운 비평가이기도 했을 것이다. 너무 잘 아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무대에서는 장점이 될 공산이 더 크다. 서로의 장점을 빛나게 하면서 단점은 보완해 줄 수 있는 ‘사랑’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

“무대 위에서 서로에게 그 누구보다 가장 큰 서포터가 되기 때문에 함께 무대에 오르면 훨씬 더 편하고 덜 긴장되는 것은 맞습니다.” (홍혜란)

부부 모두 미국 등 해외무대에서 정상급 성악가로 성장하는 것은 드물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서로의 존재 자체’가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계속해서 가수로 뻗어가기 위한 각자의 노력은 물론이고 누군가가 힘들고 지칠 때 힘이 되는 지원군으로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서로의 존재가 곁에 없었다면 지금의 저희는 없었을 것입니다.” (최원휘)

부부 성악가로 듀오 무대에 서는 것은 이들 부부의 오랜 꿈이었다. 각자 바쁜 스케줄로 꿈이 계속 미뤄지다 지난해부터 공연을 시작하게 됐다. 내년 1월에는 부부의 첫 듀오 앨범 ‘The Promise’이 발매될 예정이다. 찬송가를 새롭게 편곡한 앨범이고 테너 최원휘의 자작곡도 수록된다.

오는 15일 오후 5시 대구수성아트피아 용지홀 무대는 부부 듀오 활동의 연장이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2020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의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홍혜란, 최원휘와 함께하는 오페라가 들리는 48시간 이탈리아 여행’을 주제로 마련된다.

이날 공연에서는 낭만과 서사, 사랑과 비극이 묻어난 대표적인 이탈리아 오페라 작품들로 밀라노, 루카, 피렌체, 베로나, 베네치아 다섯 도시를 해설과 함께 거닐어본다. 해설은 KBS 1FM ‘출발FM과 함께’ 클래식 만화경 고정 게스트인 김문경이 맡는다. 전석 2만원. 예매 티켓링크.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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