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우리 당 대권주자는 유승민·오세훈·원희룡"…당내주자 힘싣기

16일 유승민 사무실 개소식 참석…“대선 준비 시작 축하할 것”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당내 대권주자로 꼽으면서 이들에게 힘을 실어줄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간 당내에는 “대통령 후보감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당내에서 대통령에 출마하려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어느 정도 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지금 세 사람밖에 없다. 유승민, 오세훈, 원희룡”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유 전 의원이 16일 국회의사당 앞에 ‘희망22’ 사무실을 열고 주택 문제 토론회를 개최하는 데 대해 “당내에 있는 사람으로서 대선을 준비하는 개소식을 처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시작을 축하하러 간다”고 밝혔다.

원 지사와 오 전 시장에 대해서도 “비슷한 행사를 한다면 다 가서 축하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당내 대선주자들에 대해 “(국민이 원하는) 뚜렷한 인물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힌바 있고, 당 바깥에서 대선주자감을 찾는데 공을 들여왔다.

이날 김 위원장의 언급은 앞으로 당내 인사들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보수 대권후보 경쟁에 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취임 초 기본소득 등 진일보한 어젠다를 던지며 얼음을 깼고 이제는 그 깨진 얼음을 치우고 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당내 인사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한 여론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현 정부 사람’, ‘범야권 혁신 플랫폼’을 내세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당 밖 정치인’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다만 상황 변화에 따라 이들과 손잡을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윤 총장에 대해선 “나중에 윤 총장이 공직을 떠나서 상황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생각해 볼 문제”라며 여운을 남겼다.

안 대표에 대해서는 “혁신 플랫폼이 뭔지 모르겠다”면서도 “(안 대표가) 진지하게 얘기를 할 생각이 있으면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최근 활동을 재개한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해서도 “아직은 만날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잘 안다”고 말해 접촉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