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대구' 답사]“대구는 세계로 뻗어나가기에 결코 작지 않은 무대”
['내 고장 대구' 답사]“대구는 세계로 뻗어나가기에 결코 작지 않은 무대”
  • 남승현
  • 승인 2020.11.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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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중학교 학생들이 대구 한의약 박물관 내부에서 해설사 설명을 듣고 있다. 김선국 사진작가

['내 고장 대구' 답사] 교동중‘무대코’팀

◇대구 약전골목, 한의약박물관, 뽕나무골목
 

전국 3대 한약재 시장 ‘약령시’
전통 한의약 보존·계승 노력

대구 약령시 약전골목은 상설화된 전통 시장으로 다양한 한약재가 거래되고 해마다 한방축제가 개최되는 거리다. 대구 약령시는 조선시대(효종9년)부터 이어져 온 전국 3대 한약재 전문 시장으로, 수백 년간 전국은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한약재를 공급해 온 세계적인 한약재 유통의 거점이다.

이 거리에 위치한 한의약박물관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약령시의 전통 한의약 문화를 보존·계승·발전시키고, 한약재 유통의 본 고장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1985년에 건립된 박물관이다.

2층 한방체험실, 3층 한방역사실로 이뤄져 있으며 약령시의 역사와 한의학 지식을 두루 체험할 수 있다.

뽕나무골목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파병온 명나라 장군 두사충의 이야기가 있는 골목이다. 두사충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조선에 귀화해 임금에게 대구의 땅을 하사받게 되는데, 나중에 그곳에 경상감영이 들어서자 그 땅을 내어놓고 계산동 일대에 자리 잡고 살았다고 한다. 뽕나무를 심어 생업을 이어나갔다고 하는데 지금도 계산동 일대는 뽕나무 골목으로 불리며 두사충에 관련된 설화들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근대시대에 대구를 대표하는 시인 이상화, 화가 이인성, 소설가 현진건 등이 이곳에 모여 살아 예술가 골목으로 불리기도 한다.

◇동산동 의료선교박물관

지역 100년의 의료·선교 역사
박물관에 다양한 자료 전시 중

중구 동산동의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내에 있는 박물관으로 100여 년에 걸친 대구 지역 선교·의료·교육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은 선교박물관, 의료박물관, 교육역사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곳 모두 1906~1910년 무렵에 건립됐다.

선교박물관은 대구에서 본격적인 선교활동이 이뤄어지던 시기에 건축된 사택으로 전통 한식과 양식의 조화가 잘 이뤄져 있다. 스위츠 선교사를 비롯해 계성학교 4대 교장인 핸더슨 선교사, 계명대학교 초대학장인 캠벨 선교사 등 선교사들이 거주했다. 현재 1층에는 각종 성경과 선교 유물, 기독교의 전래 과정 등의 사진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2층에는 성막 모형 및 이스라엘 현지에서 구입한 구약·신약 관련 소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의료박물관은 붉은 벽돌로 된 2층집으로 남북으로 약간 긴 장방형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1911년 계성학교 2대 교장인 레이너와 챔니스, 사우텔 선교사 등에 이어 1948년부터 하워드 마펫 선교사가 거주했다. 현재는 1800년대부터 1900년대에 이르는 많은 동서양의 의료기기 등이 소장되어 의학의 발전상을 엿볼 수 있다.

교육역사박물관에는 다양한 민속자료와 조선시대 이후부터 1차~6차 교육과정까지 각 시대별 교육 자료와 교과서, 서당, 초등학교 교실을 볼 수 있는 교육역사관과 대구 3·1독립혁명 역사관이 있다.

◇서구청 가로공원

서구청 가로공원은 1996년 3월에 전국 최초로 담장허물기 사업을 시행해 조성한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다. 1995년 11월에 공사를 시작해 1996년 3월에 조성된 서구청 가로공원에는 전국 최초 담장허물기 운동의 발원지임을 나타내는 표지석과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

담장허물기 운동은 공공기관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주민이라는 의식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구청 청사의 담장을 허물어 도심 속의 작은 공원으로 조성해 구민에게 개방한 사업이다. 단순히 닫힌 공간을 여는 의미뿐만 아니라 도심의 부족한 공원 및 녹지공간을 시민 협조와 참여를 통한 마을 가꾸기 운동으로 발전되고 있다. 또한 삭막하고 비좁은 도시 골목을 밝고 아름답게 가꾸며 가로공원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쉼터, 대화의 장, 놀이 공간, 마을문화를 생성하는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으로 자발적인 시민운동으로 정착되었다.

◇삼성상회, 삼성 창조 캠퍼스

삼성그룹 시작된 ‘삼성상회 터’
각종 창업 관련 교육의 장으로


북성로에서 가까운 인교동에는 ‘삼성상회 터’가 있다. 이곳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그룹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이다.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역사는 이곳의 작은 목조건물에서 시작되었다.

삼성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은 국내 여러 도시와 만주, 북경, 상해 등지를 돌아본 끝에 소자본으로도 승부를 걸 수 있는 무역업을 선택하고 1938년, 대구 상업활동의 중심지였던 서문시장 한 편에 ‘주식회사삼성상회’라는 간판을 걸었다. 당시 대구 서문시장은 경부선 철도와 여러 국도를 통해 북쪽으로는 안동, 의성, 김천, 상주, 남쪽으로는 현풍, 고령, 서쪽으로는 성주까지 연결되어 각종 생필품과 농수산물, 포목, 가축 등이 활발히 거래되는 상업의 중심지였다.

광복 후 삼성물산공사로 발전해 서울로 근거지를 옮길 때까지 약 9년간 삼성상회는 서문시장의 좋은 입지 조건을 바탕으로 지금의 삼성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삼성 창조 캠퍼스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개소한 산업단지이자 창조경제센터로 창조경제단지,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벤처창업존, 문화벤터융합존, 주민생활편익존, 삼성존 등 4개의 존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종 창업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창업기업이 실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지역 창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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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중학교 학생들이 대구 약령시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다. 김선국 사진작가

 

약전골목서 한약재 향 맡고…두사충 장군 업적도 기려

나에게 맞는 보약 만들기 체험
의료선교박물관서 새 역사 습득

◇이웃을 향해, 세계를 향해 열린 도시-교동중 ‘무대코’팀

쌉싸래하고 묵직한 향이 배어든다. 갖가지 약초와 달인 한약 냄새가 생소하기만 학생들은 약재 이름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망개뿌리와 계내금, 괴각, 엄나무, 대회향 등 한약재 상설시장이 자리한 ‘대구약령시’이다.

9월 19일 오전 대구약령시 골목에 들어선 교동중학교 학생들이 코를 벌름거렸다. 약재 냄새가 여간 낯선 게 아닌 모양새였다.

약령시는 중구 남성로와 동성로3가, 계산1·2가, 수동, 종로2가 등을 포함해 전장 715m의 도로변을 따라 많은 상가들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그중 한약재 관련 점포가 약 70∼80%로 밀집해 있다.

약령시는 1658년(효종 9년) 무렵 한약재 수집의 효율성을 위한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1년에 두 번(봄과 가을 1개월씩) 대구읍성 북문 근처의 객사 뜰에 개설됐으며, 1908년 일제에 의해 대구성벽이 철거되면서 남성로 길을 따라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게 됐다.

학생들은 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 들러 세월에 따른 약령시의 변천과 약이 되는 식물 등 약초 이야기, 약의 처방과 복용 등에 대해 알아갔다. 자신에게 맞는 보약을 제조하는 체험을 하면서는 어떤 약초를 넣을까, 고심하기도 했다.

“한약재를 한양으로 진상하기 위한 상업로인 영남대로를 따라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약초가 이렇게 다양한지 몰랐어요. 지역 곳곳에서 한약재를 구해가기 위해 한 데 모여 북적거렸을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 조금 한적한 약령시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해요.”

이어 학생들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파병 온 명나라 장군 두사충의 이야기가 있는 뽕나무골목으로 향했다.

두사충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조선에 귀화해 임금에게 대구의 땅을 하사받게 된다. 후에 그곳에 경상감영이 들어서자 그 땅을 내어놓고 이곳 계산동 일대에 자리 잡고 살았으며, 그는 뽕나무를 심어 생업을 이어나갔다.

현재 이 일대는 뽕나무 골목으로 불리며 두사충에 관련된 설화들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벽화를 둘러보던 학생들은 “예전에도 외국인들이 대구에 터를 잡고 살았던 적이 있었다는 게 신기해요. 두사충은 고향을 떠나와 대구에 정착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 같은 학생들의 질문은 의료선교박물관에서도 이어졌다. 의료선교박물관은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이 1999년 10월 1일 개원 100주년을 맞이해 대구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선교사 사택 2동을 박물관으로 설립하면서 생겨났다. 의료선교의 역사와 교육 및 문화정보를 제공한다.

서구청 가로공원에서는 경계를 허무는 일에 대해서 고심했다. 1996년 서구청에서 담장을 허무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대구시는 관공서에 담장을 없애기 시작했다. 담장 허물기 운동은 중국 등 해외 공무원도 견학을 올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이웃 간의 소통, 마을공동체 문화 형성 등의 일조했다는 평을 받으면서다.

“보호물의 일종으로 여겨졌던 튼튼한 담장을 오히려 허물면서 개방적인 도시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게 재미있어요.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 열린 태도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대구에서 그 시작점이 있었다는 게 자랑스럽기도 해요.”

학생들의 뿌듯함은 삼성창조캠퍼스를 거닐면서 더해져갔다. 삼성그룹의 역사가 시작된 대구, 삼성상회를 둘러보며 한국의 경제역사를 되짚던 학생들은 산업분야에서 큰 성장을 일궜던 당시를 그려보았다.

학생들은 “대구가 세계로 뻗어나가기에 결코 작지 않은 무대를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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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중학교 학생들이 대구 청라언덕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선국작가

 

늘 다니던 익숙한 곳 뒷편, 지역의 역사가 숨쉬고 있었다...교동중 '무대코'팀 소감 

◇현장답사팀 소감
 

한의약 박물관 아기자기한 볼거리

책에서 봤던 정보들 직접 눈으로

대구를 탐사하는 것에 뽑혀서 너무 설레었다. 우리는 아침에 탐사에 참가하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가기로 했다. 친구들과 길을 나서며 ‘빨리 가자!’라는 다짐과 함께 출발했다.

우리는 하나로 마트옆에 있는 농협으로 갔다. 선생님께 전화해보니 그 농협이 아니라고 하셔서 칠곡 향교 쪽으로 걸었지만 완전 정반대 방향이었다. 아침부터 뛰고 걸어서 그런지 버스에 도착하니 체력이 완전 바닥이나 있었다.

일단 방역수칙을 지키며 버스에 탑승했고 대구교육박물관에서 선물을 주시고 사진도 찍고 다시 버스에 올라타서 마이크를 들고 다닐 사람을 결정하고 책을 읽고 즐겁게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한의약 박물관이 있는 곳인 약령시에 도착했다.

약령시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니 한의약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해설사 선생님께서 뒤가 동성로인데 알고 있냐고 물으셨다. 나는 놀랐다. 동성로에 자주 왔음에도 이런 곳이 있는지 전혀 알지도 상상해보지도 못했다. 아직 박물관 개장시간이 아니라서 근처에 있는 뽕나무 골목부터 돌아다니고 설명을 듣고 다시 한의약 박물관에 가서 애니메이션도 보고 미니어처 인형과 밀랍인형 같은 것들도 구경했다. 너무 아기자기해서 귀여웠고 그 와중에도 역사적인 의미는 담고 있는 게 너무 흥미로웠다.

다음 층으로 내려가면서 사진도 찍었다. 다음 층으로 내려오니 여러 가지 체험할 것들이 많았다. 약초 냄새를 맡을 수 있게 준비해놓기도 하고 약초를 볼 수 있게 투명한 상자에 넣어 놓은 것도 있었고 자신이 원하는 약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게임 같은 것도 있었다. 나는 한의약 박물관을 들어가기 전에 잠시 읽어두었던 정보 덕분에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약제가 되는 여러 가지 약초와 동물이나 광석 같은 것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너무 걸어서 다리가 아프긴 했지만 옆에 있던 친구들 덕분에 즐겁게 탐사를 마친것 같다. 설레었던 것 만큼 더 재미있었고 행복한 날들이었다.

교동중 ‘무대코’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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