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수고하신 대구시청과 보건소 공무원들께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수고하신 대구시청과 보건소 공무원들께
  • 승인 2020.11.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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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대경영상의학과 원장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초기의 대응 결과를 점검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피드백이 활발하다.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방역 수칙을 잘 실천해 준 대구시민들과 땀 흘려 헌신해준 의료진이 일등 공신임은 말할 나위가 없지만, 그 외에도 칭찬받아야 할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 5천원을 고이 접어 봉투에 넣어 보내준 어느 초등학생, 1,339원을 성금으로 보내준 수많은 시민들, 커피 몇 잔을 조용히 안겨주고 간 카페 사장, 병원 소독용 알코올을 트럭 채로 기부해준 어느 소주 회사, 전국에서 달려와 준 소방대원들, 생활치료센터에서 도시락배달과 청소 등 애꿎은 일을 도맡아 해 준 군인들…. 일일이 헤아리자면 하루해가 부족할 만큼 칭찬받을 분들이 많아 뿌듯하고 행복한 것이 마음만큼은 부자가 된 듯하다.

그런데 너무나 큰 일을 했으나 우리가 그 고마움을 간과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 바로 대구시청과 보건소의 공무원들이다. 느닷없이 터진 코로나 19사태에 대구시청과 보건소의 공무원들은 큰 위기를 맞았다. 원래의 업무에, 코로나19 관련 업무가 폭주하여 전국에서 몰려드는 의료 행정지원까지 감당해야 했다. 행정적인 업무가 대폭 증가한 것도 힘든 일이었지만, 의료와 연결된 업무가 많아 시청 10층 상황실의 예방의학, 감염병 교수들과 의사회 임원들, 각 대학병원과의 유기적인 협업 또한 큰 숙제가 되었다. 수시로 발생하는 돌발 상황 때마다 쏟아지는 의료진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해결해내기 위해 출퇴근이 따로 없었고 밤이 깊어도 시청의 불빛은 꺼지지 않았다. 코로나19 감염의 위험도 큰 부담이었다. 시청과 보건소는 병의원 못지 않게 감염의 위험이 가장 큰 곳 중의 하나였다. 행정업무, 물품 지원 등으로 의료 현장에 출입하는 사람이 많아 감염자가 속출하였고 많은 공무원이 매일 감염의 위험 속에 노출된 채 업무를 수행해야 했다.

공무원들을 이끌며 전력투구한 권영진 대구시장의 노력도 높이 평가할 할만하다. 그는 대구에 코로나 19사태가 터지자 사생활을 반납하고 야전침대에서 쪽잠 자며 행정을 진두지휘하다가 결국 피로 누적으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와 평가는 각 개인마다 다를 수 있겠으나, 권 시장이 수고한 노력은 사실인 만큼 제대로 인정받아야 하지 않을까.

대구시의 코로나19 대응에서 몇 가지 실수와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으나 건국 이래 전례가 없었던 사상 초유의 의료 재난 사태였음을 감안한다면 대한민국 어느 시도의 뉘라서 이보다 더 잘 대응할 수 있었겠는지 묻고 싶다. 장기판에서 훈수는 누구라도 하기 쉽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막상 닥치면 쉽게 풀릴 가벼운 일은 결코 아니었다.

전쟁에서 총칼로 직접 싸우는 병사들이 전부는 아니다. 일선의 병사들 사기가 중요함은 당연하겠지만, 지휘계통이 흐트러지고 보급이 엉망인데 이기는 전쟁을 본 적이 있는가.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직접 싸운 의료진의 노고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방지원을 훌륭히 수행해 준 대구시청과 보건소 공무원들의 공은 크게 치하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 극복의 공치사 홍수 속에서 막상 대구시청과 보건소 공무원들에 대한 칭찬이나 감사의 사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우리 사회가 아직은 살만한 곳이라고 느껴지는 것도 비리로 얼룩진 일부 부패 공무원보다, 늘 깨어서 시민에 봉사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그들의 이런 봉사와 희생의 모습들은 간과되거나 가볍게 평가되고, ‘복지부동’의 오명만 남는 것이 어쩌면 우리의 현실이다. 필자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시청에서 함께 일하며 지켜본 그들은 성실하고 정직한 대구시민의 ‘공복(公僕)’이었다. 어디를 둘러봐도 그들의 노고에 대한 평가가 인색한 현실에 직분에 충실한 많은 공무원이 얼마나 가슴앓이 했을까 싶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제자리에서 본연의 업무를 묵묵히 수행 중인 대구시청과 보건소의 수많은 공무원들은 모두가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여러분, 당신들은 우리들의 영웅입니다. 진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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