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가 17일 김해신공항 건설을 사실상 백지화한 데 대해 대구·경북(TK) 의원들은 “김해 신공항 확장사업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무소속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은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인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은 등 대구·경북 의원들이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해신공항 백지화 관련 간담회를 열고 “국책사업이 갑자기 부산시장 보궐선거용으로 뒤바뀌어 참담함을 느낀다”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아무 권한도 없는 총리실 검증위의 결론에 맞춰 백지화 수순을 밟는 것은 국책사업을 신뢰하는 국민에 대한 횡포”라고 주장했다.

곽상도 의원은 대구신문과의 통화에서 “사실상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문에 김해신공항이 무산된 것이 아니냐”라며 “백지화한다는 의미는 새로 한다는 것인데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검증에서 1순위가 김해신공항, 2순위가 밀양신공항으로 안다. 김해가 안 된다면 밀양신공항부터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성걸 의원(대구 동갑)은 “전문적인 기관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검증하고 평가 결과 점수까지 나왔는데 이제와서 전문적 지식이 없는 김해신공항검증위가 국책사업을 일방적으로 손바닥 뒤집듯 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특히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발표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강대식 의원(대구 동을)도 “2016년 프랑스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실시한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평가 결과에서 김해공항확장안은 압도적인 1위였다. 가덕도는 밀양에도 밀려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라며 “이번 김해신공항 무산은 힘의 논리에 따라 진행된 것이고 국책사업 추진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김해공항 폐지를 전제로 한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찬성한다”고 언급해 국민의힘 TK 의원들과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부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문재인 정권이 할 것이라고 이미 한 달 전에 예측한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수도권 중심의 인천 공항에만 대한민국 항공 물류의 90% 이상을 담당하게 하는 것은 지역 균형 발전에도 맞지 않고 첨단 산업의 수도권 집중 현상도 막을 수 없다”며 “수도권과 강원도는 인천 공항, 충청·TK는 대구통합신공항, 부·울·경은 가덕 신공항, 호남은 광주 공항을 무안 공항으로 통합하고 이를 격상 시켜 각각 지역 관문 공항으로 만들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