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이해 득실에 국책사업이 뒤집혀서야
정치적 이해 득실에 국책사업이 뒤집혀서야
  • 승인 2020.11.2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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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
경북본부장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가 지난 17일 김해신공항 건설계획에 근본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상 정부가 정치논리를 앞세워 김해신공항 건설계획을 폐기하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어떤 형식으로든 정부와 여당의 부산 민심 달래기가 있을거라고 예상했지만, 그것이 김해공항 계획 폐지와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 될지는 몰랐다.

이미 지난 정부때 수많은 협의와 평가를 거쳐 김해신공항 확장으로 결정난 사항이고 또한 새로운 관문공항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첫 걸음을 시작한 시점에서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재거론하면서 굳이 극심한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겠냐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어느 순간 정치권에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을 방문해서 한 발언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확실히 감지됐다.

그래도 중앙 정치권의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을 믿었지만 또 한번 대구와 경북은 뒤통수를 맞게 되었다.

이번 결정은 국가미래와 지방균형발전을 내팽개친 무책임한 결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지방 5개 지방자치단체가 합의한 사항을 정치적 실익에 따라 뒤집으면서 중요 국책사업에 대한 중앙 정부의 진실성과 국정의 연속성 또한 스스로 저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

무리한 결정인 만큼 후폭풍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당장 경북도와 경북도의회, 대구시와 대구시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김해신공항 백지화 발표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당초 합의안을 존중, 김해공항 확장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조차도 김해신공항 재검토가 가덕도 신공항 추진으로 연결돼서는 안된다고 진화에 나선 형국이다.

김해신공항 확장 사업은 세계 최고 권위의 공항건설 전문기관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꼼꼼한 검증을 거쳐 결정된 국책사업이다. 게다가 5개 지자체의 합의 정신을 깨고 대규모 국책사업을 일순간에 엎어버린 결정은 대한민국을 분열과 갈등의 수렁에 빠지게 할 뿐만 아니라 정부에 대한 불신을 깊게 한다.

이번 결정이 가덕도 신공항으로 연결된다면 최악이다. 4년전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시 가덕도는 김해, 밀양을 포함한 3개 후보지에서 최하점을 받은 꼴찌였다.

가덕도는 높은 건설 비용, 환경파괴, 부울경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낮은 접근성, 어업피해 등으로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곳이다. 사업비를 따졌을때 김해공항은 4조3천억원인 반면, 가덕도의 경우 활주로 2개를 만든다고 가정하면 무려 10조 7천억이 추정됐다.

수많은 부작용과 갈등을 야기하는 터무니 없는 결정에도 여야 정치권은 오로지 자기들만의 욕심과 선거만을 위해 뛰어가고 있다. 여당은 결정을 기다렸다는 듯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비타당성조사 등 각종 행정 절차를 면제하고 10조원에 이르는 건설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여당 독주를 견제해야 할 국민의 힘의 당내 분열상이다. 부산경남(PK)와 대구경북(TK)의 입장차로 지도부는 당론조차 정하지 못하고 엇박자 행보와 갈등 양상마저 빚고 있다. 군위군과 의성군간 극적인 양보와 협의를 거쳐 첫 발을 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공항건설에만 9조원 이상, 배후도시 등의 기반시설을 포함하면 사업비 수십조 원에 이르는 대역사다. 미주·유럽 등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3천200m 활주로를 포함해 이용객은 연간 1천만 명 이상, 화물은 10만톤이 처리가능한 기반시설이 건설된다.

통합신공항의 이용 범위는 120㎞로 부산, 울산, 대전, 세종까지 포함되는 거리이다. 주변지역에는 공항 복합도시, 산업단지 등 항공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신공항으로 연결된 광역교통망을 구축, 대구·경북의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청사진을 경북도는 그리고 있다.

하지만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가덕도 신공항이 관문공항으로 추가로 건설된다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업 계획은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무엇보다도 중부권 거점공항 건설이라는 이점을 잃게돼 최악의 경우 중부권 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한 모든 계획이 흔들리는 결과를 부를수도 있다.

수도권 기득권과 이에 편승하는 세력들로부터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의 정당성을 다시 공격받을 여지를 줄 지도 모른다.

국책사업이 명확한 기준 대신 정치논리가 개입되면 지역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백년대계를 망치게 된다는 것을 정치권에서는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그 책임은 이 정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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