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문 닫힌 공장·매물 현수막… 한적한 성서공단
곳곳에 문 닫힌 공장·매물 현수막… 한적한 성서공단
  • 곽동훈
  • 승인 2020.11.2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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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기업체 가동률 60% 기록
코로나·원화 강세로 수익 악화
수출기업 등 경쟁력 약화 가중
식당 “3~5월 보다 장사 더 안돼”
내년 달러화 가치가 2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수출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가중될 전망이다. 지역 수출기업들 역시 가파른 원화 강세로 가격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지역 최대 산업단지인 성서공단 역시 가동률이 크게 줄고 총 생산액도 감소하고 있다.

24일 오전, 활기 넘치던 과거 성서공단 분위기와는 달리 한적함을 넘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모습이다. 문을 걸어잠근 업체들이 흔히 보이고, 공장을 내놨다는 광고 현수막들은 늦가을 바람에 곳곳에서 흩날리고 있다.

생산 설비 부품 제조업체 A사 주변 역시 한산한 모습이다. 이른 아침부터 줄기차게 드나들던 대형 화물차량들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거래처 주문량이 급감해 주요 제품 수출이 전년 대비 40% 줄었다. 최근 원·달러화 약세로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거래도 환차손 탓에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한다. 이 회사 대표 배지호(가명)씨는 “최근 위안화·달러 환율 하락 속도보다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지역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더 나빠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 12시, 점심 시간이었지만, 거리에 근로자들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없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업장 내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직원들이 늘었다지만, 공단 내 식당 업주들의 얘기는 조금 다르다. 성서공단에서 9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점심 매출이 20~30% 가량 줄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3~5월보다 더 장사가 안되는 것 같다. 선불로 한달치 식사값을 결재하고 먹는 월식사의 경우 절반 수준 이하로 줄었는데, 이렇게까지 장사가 안된건 처음이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씨티은행 등 금융계는 미국 달러가 내년에 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일일 감염자가 17만명을 넘어섰고, 무역과 재정 수지가 동시에 적자가 나는 등 향후 경제전망이 밝지 않다는게 그 이유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수출 중소기업이 영업 적자를 보기 시작하는 손익분기점 원ㆍ달러 환율은 1천118원이다. 2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그보다 낮은 1천110원으로 수출 중소기업의 가격 경쟁력 악화는 더 가중될 전망이다.

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업체 공장 가동률은 1분기(66.13%)대비 6.03% 하락한 60.1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봐도 9.37% 떨어진 수치다.

2분기 총 생산액은 3조6천381억원으로 전분기(3조7천977억)대비 1천596억원이 줄었다. 내수와 수출 역시 각각 927억원(3.20%), 669억원(7.43%)이 감소했다.

이같은 수익성 악화는 대구지역 뿐만 아니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중소기업 대부분에 적용되고 있다.

지난 1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308개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율변동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수출 중소기업 62.3%가 “최근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지난 21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 총수출은 0.51%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자동차와 반도체 등 한국의 대규모 수출 상품은 환율이 10원만 하락해도 수백억원대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태환 중기중앙회 국제통상부장은 “코로나19로 해외 주요국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원화 강세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방지하고 코로나19 극복과 수출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곽동훈기자 kwa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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