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에 내리는 눈
삼월에 내리는 눈
  • 승인 2020.11.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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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홍란

미안하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툰드라 사슴 발굽쇠 두드리는 소리로

쩌엉쩡 산정을 때리던 뜨거운 그대 눈물

밤새도록 고독을 저며 써 내려간 족적

희디흰 말씀의 감옥에 절로 갇혀서야

밀서의 끝자락을 푼다는 미련도 모르던 늪

다시, 시베리아 횡단길 백야를 건너는지

내밀어도 잡을 수 없는 기척 아득하다

홀로 젖어서

힘줄 꺾는 마른 소나무

미안하다

정말

◇곽홍란= 2001년 조선일보(시조), 1997년 매일신문(동시) 당선, 동시집 <글쎄, 그게 뭘까>, 시집 <직선을 버린다>, 소리시집 <행복한 동행> 등

<해설> 눈과 얼음으로 덮인 황무지. 그 황량한 곳에는 내일이 없다. 인간의 가슴은 언제나 따뜻해야 한다. 그 가슴이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다면, 그를 데워줄 수 없다면 그를 바라봐야 할 사람은 미안할 뿐이다. 그냥 미안할 뿐이다.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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