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가 키운 ‘투사 윤석열’
추미애가 키운 ‘투사 윤석열’
  • 승인 2020.12.0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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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윤삼수 서울본부장

 

올해가 저물어가고 있으나 꺼지지 않는 불씨로 국민은 불안하고 피로도는 엄청나다.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터진 추·윤 갈등,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19 창궐과 집값 폭등에 전세난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난국에 정치권은 윤석열 검찰총장 자르기와 지키기로 갈라졌고 대통령은 ‘침묵·방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작년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윤 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엄정하게 처리해서 국민들의 희망을 받았는데 그런 자세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끝까지 지켜 달라.”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

그랬던 이 정권의 윤석열 찍어내기는 권력 비리에 대한 수사를 가로막으려는 ’사법 방해‘에서 시작되었다. 먼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이다. 이는 문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로 본다. 그리고 조국 전 장관 일가의 비리 수사다. 마지막은 최근 감사원이 고발해 수사가 시작된 월성 원전 수사다. 정책 집행 과정에서 위법과 비리가 있었는지를 수사하자 문재인 정권 핵심에서는 문 대통령의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보는 것이다.

4일 윤 총장에 대해 징계위원회가 열린다. 증거도 없는 혐의로 직무 정지를 시키고, 추 장관은 성가신 감찰위원들의 반대를 건너뛰기 위해 법무부 훈령까지 몰래 고쳤다. 감찰과 징계 전에 위원회 자문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한 조항을 선택사항으로 바꿨다. 해임되면 윤석열은 현 정권에서 핍박받은 ‘투사‘가 될 것이다. 추미애 장관의 잦은 윤 총장 공격이 나라의 화젯거리였고 윤석열을 유력한 대선 주자로 키워줬다. 윤 총장 임기는 2021년 7월 24일까지이고 대선은 2022년 3월 9일이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윤 총장의 어록은 어떤 법학 이론보다 ‘법치(法治)’를 강력하게 옹호한다. 윤 총장 징계 사유 중 재판부 사찰 의혹이 나온다. 형사 재판은 판사가 심판관이고 ’갑‘이다. 판사 앞에서 검사와 피의자는 당사자이자 ’을‘이다. 어떻게 을이 갑을 사찰할 수가 있겠는가.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판사 사찰’ 의혹 사안을 법리 검토했던 이정화 검사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서에 기재했지만, 이것이 별다른 설명도 없이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 검사의 양심선언으로, 법무부가 윤 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무리하게 내부 반대 의견을 묵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총장은 국정원 댓글 수사, 현 정권 3대 비리 수사에서 보듯이 보수와 진보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움직인 법치주의자다. 여권은 ‘저런 윤석열’을 총장에 임명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후회할 것이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충돌이 반년 넘게 지속하던 중에도 침묵하던 검사들이 한꺼번에 들고일어난 이유는 명확하다. 이번 조치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위를 심각하게 훼손(검사장 성명)”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국 평검사 1789명 전원이 “총장 직무 정지는 문제 있다”라고 서명했다.

윤 총장은 지난 국감에서 추미애 장관을 향해 “중상모략이라는 말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답변도 국민들 가슴과 귀를 시원하게 뚫어줬다. 2년 전, 윤석열은 서울 중앙지검장에 취임 후 지검 수사관들과 가진 점심에서 특유의 능변으로 최근 부인과 프랑스 영화를 관람한 얘기를 들려줬는데 참석한 수사관이 “프랑스 영화가 재미는 없잖아요, 그런데 그 영화를 얼마나 재미있게 설명하는지 나도 보러 가고 싶었다”고 했다. 한 전직 검찰 고위직 출신은 “윤 총장과 대화하면 ‘인물’이다 할 정도로 능변에다 식견이 뛰어나다.”라고 한다.

야권이 제대로 힘을 못 쓰고 있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다 핍박당했고 대선 출마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충청 출신이라는 점 등이 중도·보수가 윤석열을 주시하고 있다. 2일 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은 19.8%로 2위를 했다. 1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6%,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4%로 3위다.

윤석열 총장을 불명예 퇴진시키고 나면 추미애 장관도 경질될 것이다. 조진궁장(鳥盡弓藏) 즉, 새를 잡은 활은 창고에 들어간다. 정치에 정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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