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꽃
버려진 꽃
  • 승인 2020.12.0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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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은 강혜지

안개꽃 속에 숨은 장미
쓰레기통에 던져놓은 한 묶음 꽃을 본다
이렇게 추운 날에
어느 차가운 손이
다 시들지 않은 꽃을
흐트러진 모습으로 버려 놓았나

누군가의 뜨거운 가슴에 바쳐져

너만을 사랑한다고
진심으로 행복하고 애틋 했을 텐데
그리워 긴긴밤을 아파도 했을 텐데

모두 말라버린 앙상한 계절에
아직 싱그럽고 그윽하고 따뜻하거늘
무슨 이유로 처참히 버려졌을까
매정한 발길이 돌아섰는가

이슬 머금던 벌판에서
쪽빛 하늘에 무지갯빛 꿈도 꾸었으리
빛깔도 향기도 진하던 한때
스스로에 취하고
세상도 그 몸에 취하였을 텐데

아직 아름다워야 할 날을 두고

무슨 인연으로 피어나 꺾어지고 바쳐지고
사랑하다 아파하고
버려지고 잊히는가

운명이라 믿은 사랑
영원히 다는 감당할 수 없어
시들기 전에 놓아주는가
바람 속에
눈 속에 기억이 뿌려지고 흩어지는가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부문 신인상,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불교TV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피었다면 응당 시드는 것이 옳다지만 스스로 시드는 것과 버려져 시드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꽃으로 피어 사랑받아야 할 것들이 필요 때문에 선택되고 필요 없어지면 버려지는 세상. 이해타산을 떠나 모두가 귀해서 사랑받으며 시들어야 하는데 말이다.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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