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는 없다 -유튜브 광고 정책 변경
세상에 공짜는 없다 -유튜브 광고 정책 변경
  • 승인 2020.12.0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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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한국애드 대표


2020년은 ‘유튜브’ 대중화의 정점이 된 해이다. 일상을 기록하기도 하고, 광고마케팅 플랫폼으로 이용하기도 하고, 정책을 홍보하는 등 이제는 소셜네트워크의 중심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월 1차 대확산에 이어 지속해서 발생하는 코로나19의 영향도 크다. 디지털 광고전문기업 인크로스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인구의 83%인 약 4,000만 명이 유튜브를 사용한다고 한다. 구독자 1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채널도 1,275개에 이른다. 유튜브와 어깨를 같이할 플랫폼도 거의 없다. 지난해 국내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앱)의 월간 순 방문자 수 평균은 2,673만8천 명이었다. 네이버밴드(1,589만천 명), 페이스북(933만7천 명), 인스타그램(920만2천 명), 네이버TV(226만4천 명)로 동영상 플랫폼으로만 따지자면 유튜브를 대체할 상대가 없는 셈이다.

지난 18일(본사 현지 시간) 유튜브는 속내를 드러냈다. ‘유튜브가 수익화(monetize)할 권리’로써 ‘유튜브는 플랫폼 내 모든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추구할 수 있으며, 광고는 모든 영상에 붙을 수 있다’는 조항을 서비스 약관에 추가한 것이다. 지금까지 유튜브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가입한 채널의 영상에만 광고를 붙였다. YPP는 최근 12개월간 채널의 동영상 시간이 4,000시간, 구독자 수가 1,000명 이상인 채널들만 가입할 수 있다. YPP에 가입해야 광고도 붙일 수 있고, 유튜브로부터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었다. 또 동영상 시간이 4,000시간, 구독자 수 1,000명 이상이더라도 광고수익을 원하지 않으면 YPP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었고, 광고를 붙이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YPP에 속하든 아니든 모든 채널에 광고가 붙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구독자 1,000명 미만인 소규모 유튜버들에게는 광고 수익을 배분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이다. 지금까지 YPP에 가입하면 광고를 붙이고 이에 따른 수익을 유튜브와 55대 45 비율로 나누었는데, 이제 YPP에 가입하지 않은 채널에도 광고를 붙이고 광고 수익은 유튜브가 다 가져가겠다는 말이다. 모든 영상에 광고가 붙는다면 이용자들은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되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유튜브는 지난 9월, 유튜브 프리미엄을 월 8,690원에서 10,450원(안드로이드 기준)으로 올렸다.

유튜브 입장에서는 광고수익 확대와 유료 구독자 수 확대의 두 마리 토끼를 다 노렸다. 유튜브측은 이미 미국에서는 이러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2021년 중에 다른 나라에서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광고서비스 정책의 변경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유튜브 유료화다. 당장 타격을 입는 것은 신생 크리에이터들이다. YPP에 가입하지 못한 신생 크리에이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자신의 콘텐츠에 광고를 넣어야 한다. 그렇다고 수익을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영상에 광고가 없다는 게 장점이 되어 구독자를 모을 수도 있었는데 이도 불가능하다. 신생 크리에이터가 성장하기 더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중견 크리에이터 중 광고 서비스를 하지 않는 채널들도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ASMR처럼 콘텐츠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예 광고를 붙이지 않는 크리에이터의 정체성이 흔들리게 되었다.

유튜브는 ‘무료’와 ‘개방’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서비스 이용에 무료를 내세워 이용자와 크리에이터를 빠르게 모았다. 그리고 이제 경쟁대상도 없는 압도적인 플랫폼이 되자 서비스 유료화를 진행하고 있다. 대안도 없다. 앞서 말했듯이 유튜브는 전 세계를 대표하는 비디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국내 동영상 플랫폼 네이버TV와 비교하면 월간 순 방문자 수에서만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유튜브의 이러한 정책 변화에 반발도 심하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유튜브의 정책 변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에서도 유튜브를 대체할 콘텐츠 플랫폼을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도 보인다. 크리에이터와 이용자들의 배신감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를 막을 방법도 대안도 없는 것은 사실이다.

누구를 탓할까? 광고를 보기 싫은 이용자라면 유튜브를 탈퇴하거나 유료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크리에이터라면 유튜브에서 언제든 갈아탈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찾아야 한다.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무료’는 없다. 그 대가를 언제 치를 것인지가 다를 뿐. 분명한 것은 공짜의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 대가 역시 더 커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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