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자만하다 무너진 ‘K방역’
[윤덕우 칼럼] 자만하다 무너진 ‘K방역’
  • 승인 2020.12.14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3일 결국 1천명 선을 훌쩍 넘었다.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8∼9월 ‘2차 유행’의 고비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1천명을 넘은 적은 없었다. 1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2월29일 909명을 121명이나 넘어섰다.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 이후 328일 만에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가 자랑해온 ‘K방역’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검사자 수가 늘어나면 확진자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K방역’의 허상과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보수단체의 8·15 광복절 집회도 탓할 수 없다. 만만한 핑계거리마저 없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정부 방역 역량을 믿어달라”며 ‘긴 터널의 끝’이라는 말을 세 번이나 사용했다. 그러나 불과 3일 뒤인 12일 문 대통령은 긴급 메시지를 통해 “실로 방역 비상상황”이라고 실토했다. 13일에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긴급 주재했다. 문 대통령이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상황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높이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라며 “비상한 상황인 만큼 특히 만남과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달라. 강화된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켜주고 일상적인 만남과 활동을 잠시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예견된 방역실패다.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은 지난 3월17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일찌감치 한국의 방역정책은 실패한 것이고, 외국 언론이 소개하고 있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대구형 방역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대구형 방역 모델’을 강조한 이유는 “공과를 가리자는 것이 아니라, 펜데믹은 앞으로도 나타날 것이므로 실체적 진실을 알고 정책의 성과 실패를 정확하게 분석하여 방역 시스템을 개선해야 실패를 반복하기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월19일에도 <세계가 주목한 K방역의 실체는 ‘대구형 방역 모델’이다>는 제하의 글에서 “정부가 K방역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K방역의 실체를 정확히 하고, 더 큰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 방역체계를 정비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마이동풍’ 정부 여당은 방역시스템을 개선할 노력 대신 ‘K방역 성공 프레임’을 만들어 방역을 정치적으로 홍보하고 이용하는데 급급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선진국들이 백신 확보 전쟁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무려 1200억원 가까운 홍보비를 들여 K방역 자화자찬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대통령과 정부는 K방역 실패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고 지금이라도 백신 확보를 위해 국력을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은 지난 3월 코로나 백신 개발을 공언했다. 그동안의 백신 개발 진행 상황을 국민에게 소상히 보고해달라”면서 “일본, 영국 등은 이미 접종을 시작했는데 (왜 우리는) 개발도 구매도 제대로 안 됐는지 답변해달라”고 했다.

‘조국흑서’ 집필에 참여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대해 “(백신을) 실제로 계약한 게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권 사람들이 하는 일이 다 그렇듯, 이것 역시 구라(거짓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지난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양치기] 박능후 구라 대해부’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4천4백만명 분의 코로나 백신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2월 8일, 대깨문들은 이게 다 문재인 덕이라며 눈물을 흘렸고, 정상적인 국민들도 ‘이제 지겨운 코로나도 끝이 보이는구나’며 기뻐했으리라. 하지만 문정권 놈들이 하는 일이 다 그렇듯, 이것 역시 구라다.”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 말에 대해 여러항목을 조목조목 문답형식으로 설명했다.

서 교수는 박 장관의 발언을 옮긴 뒤 “구매확정서(화이자·존슨앤드존슨-얀센)나 공급확약서(모더나)는, 그 이름만 그럴듯하지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소리와 같다”며 “장바구니에 담아봤자 재고가 없으면 책을 받아보지 못하기 마련, 화이자나 모더나에는 내년 말까지 한국에 줄 백신이 남아있지 않다”며 정부의 ‘백신 확보’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는 3상을 통과하지 못했고 백신의 방식도 효율이 떨어지며, 부작용이 더 심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확보가 구라’라는 서 교수의 비판에 정부당국은 답이 없다. 그래서 국민들은 더 불안하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