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기승전결, 반전과 회복의 경영
[배종태 경영칼럼] 기승전결, 반전과 회복의 경영
  • 승인 2020.12.17 2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기업은 살아있는 생명체이며, 끊임없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한다. 따라서 기업의 발전과정도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고, 변화에 부응하고, 그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이해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가는 과정이다. 성공적인 기업의 발전과정은 때로는 대하소설의 큰 물줄기와도 같고, 기업가의 위기극복 사례는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이야기나 글쓰기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는 글의 흐름을 서론, 본론, 결론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하는 것이다. 글쓰기뿐 아니라 변화와 혁신의 과정도 3단계로 설명되곤 한다. 레윈(Lewin)은 조직변화의 과정이 해빙(unfreezing), 변화(changing), 재동결(refreezing)의 단계를 따라 진행된다고 보았다. 즉 조직의 변화를 이루려면, 먼저 기존 방식이나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하며, 이어 새로운 환경에 부응하여 구체적인 변화와 혁신을 도입해야 하고, 다시 이를 새로운 방식?시스템으로 정착시켜 가야 한다는 것이다.



△ 변화와 혁신의 과정, 기-승-‘전’-결

그렇지만 이러한 3단계 접근방법은 그 변화가 정해진 길을 따라 진행되는 선형적인 과정으로 보일 수 있다. 실제 경영의 과정에서는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반전이 있기도 하고,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이던 어려운 목표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달성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나 한시에 적용되는 또 다른 구조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이다. 한시에서는 이 구조가 시상(詩想)을 일으키는 기(起), 이를 이어 발전시키는 승(承), 시상을 전환시키는 전(轉), 그리고 이들을 연결해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하는 결(結)로 완성된다.

기업의 성장·발전 과정은 서론-본론-결론의 3단계보다는 기-승-전-결의 4단계로 더 잘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한국의 산업발전이나 기업발전 과정에서는 3단계인 ‘전환, 뒤집기, 회복’의 단계가 중요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많은 역경을 딛고 오늘까지 발전해왔다. 특히 산업화 초기에는 체계적인 분석방법으로 검토해 보면 도저히 어려울 것 같던 많은 사업들에서 결국 절실함과 기업가정신, 도전과 열정을 통해 뒤집기를 통해 성공을 이루었다.

창의적인 문제해결의 과정도 이와 비슷하다.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는 많은 좌절과 이를 극복하는 반전의 단계가 반드시 포함된다. 창의적 문제해결 과정은 문제를 인식하고 정의하는 준비(preparation) 단계에서 출발하여, 문제를 늘 마음에 품고 노력하고 또 좌절을 겪는 부화(incubation) 단계를 거친다.

그러다 반전의 단계, 극적으로 문제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 조명(illumination) 단계를 거치고, 마침내 새로운 해결방안의 유용성을 증명하고 실행하는 증명(verification) 단계에 이르러 마무리된다. 물론 극적인 반전의 기회,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문제를 고민하고 이 문제에 몰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토기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에 나오는 거북이의 꾸준함에, 외부의 새로운 자극에 대한 민감한 대응과 열린 마음, 문제를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전략적 의지가 작용할 때 이러한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이루는 경영

코로나19 사태로 길고 험난한 어려움에 당면한 기업들도 당면한 역경에 긴급 대응하면서 버티고(resolve), 이어 다가올 변화에 부응할 발판을 조용히 준비하면서(resilience), 새로운 변화와 기회 창출의 반전을 꿈꾸어야 한다(return). 이러한 반전을 성공적으로 이루면 새로운 뉴노멀 시대의 주역으로 발전할 수 있다(reform). 이러한 반전과 회복의 경영은 기업가들에게 여전히 희망을 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반전을 이루는 경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의 성공적인 산업발전 과정을 가장 잘 설명하는 관점이 경영자와 구성원들의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정신에는 이러한 반전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다. 직접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역량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전통적인 경영방식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도, 명확한 목표 설정과 이해 관계자들의 역량과 외부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적인 경영방식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실을 얻는 도전과 혁신의 경영방식이다.

합리적으로 보이는 안정적인 방법, ‘그러므로’ 방식에만 의존해서는 후발자가 반전을 이루어내기 어렵다. 모두가 어렵다고 했던 일들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기업가들의 발자취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했던 신념과 진정성, 열정을 본다. 반전과 회복의 경영을 실천하는 경영자들, 근본적인 문제에 혁신적인 방식으로 도전하는 기업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힘들었던 2020년을 보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올 2021년을 기승전결의 경영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준비하면서 맞이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