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대구 답사]“앞산서 내려다보니 내가 살던 곳이 영화의 한 장면 같아”
[내 고장 대구 답사]“앞산서 내려다보니 내가 살던 곳이 영화의 한 장면 같아”
  • 남승현
  • 승인 2020.12.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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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민속문화재 남평문씨 세거지
18세기 초부터 집성촌 이루던 곳
인수문고에 2만 여 권 서책·책판
현장1
지난 9월 26일 대구 사대부중학교 학생들이 문화해설사와 함께 달성군 남평 문씨 세거지 앞 목화밭을 둘러보고 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내 고장 대구 답사] 사대부중 ‘부중이의 하루일기’팀

◇남평문씨 세거지(世居地)

옛 인흥사 절터에 형성된 민속마을로 대구광역시 민속문화재 제3호로 지정돼 보존·관리돼 오고 있다. 이 마을은 18세기 초부터 남평문씨 일족이 들어와 터를 잡고 집성촌을 이루었던 곳으로 조선 말기의 양반가옥 9동과 별당 양식의 정자 2동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인흥사는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스님이 1264년에 포항 오어사에서 옮겨와 중창한 사찰인데 임진왜란 때 전부 소실된 바 있다. 문익점의 18대손인 문경호가 현 광거당 자리에 용호재를 건립하면서 처음 터를 잡은 후 일족의 세거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정전법에 따라 집터를 구획하고 재실, 마을안길 등을 정연하게 계획했다.

1910년~1940년경에 9호의 살림집과 재실이 건립되면서 거의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곳의 대표적인 건물로는 목조건물의 독특한 조형과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광거당과 수봉정사를 들 수 있다. 또한 세거지 내 수봉정사 옆에 자리한 인수문고는 질적·양적인 면에서 그 유례가 드문 문중문고로 국내외 2만 여 권의 서책과 책판이 거의 변질 없이 보관돼 있다.

남평문씨 세거지는 마을의 조성 시기와 그 규모 및 형태면에서 기존의 민속마을과는 차별화되며 문중의 정신적 유산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정형성과 시대의 흐름에 따른 주거공간의 근대적 변화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앞산
 

주민·관광객 접근성 좋은 앞산
연간 방문자 1천600여만명 달해
고산골에는 ‘공룡공원’도 조성

앞산은 대구 남쪽에 위치한 해발고도 660.3m의 산이다. 1832년 편찬된 대구읍지에는 성불산으로 표기돼 있으며 산성산(653m), 대덕산(546m), 성북산(589m)이 주변에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다.

앞산의 지명 유래는 분분하나 ‘내가 살고 있는 터전 앞에 위치하는 산’이라는 의미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 이처럼 앞산은 예로부터 대구지역 주민들에게는 정감 어린 곳이다. 분지 북쪽을 둘러싸는 팔공산이 대구분지를 동에서 서로 흐르는 금호강에 의해 지역주민들과 단절되어 있는 반면, 앞산은 이러한 장해 요인이 없기 때문에 주민들이 접근하기가 한결 쉬웠다.

대구광역시 앞산자연공원관리사무소 홈페이지의 ‘앞산소개’에 의하면 연간 앞산을 찾는 사람 수가 무려 1,600여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는 인구 250여만 명에 달하는 대구시민 모두가 연간 적어도 6회 이상 앞산을 찾을 만큼 많다는 의미이다.

산기슭에는 궁도장, 승마장, 수영장이 있고, 시조작가 이호우 시비와 1979년에 지어진 낙동강 승전기념관도 있다. 앞산 고산골에서 공룡발자국이 다량으로 발견돼 공룡공원도 조성돼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나들이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정상 부근까지 총연장 790m의 케이블카를 타고 앞산전망대에 올라가면 눈앞에 펼쳐지는 대구 경치도 볼 수 있다.

◇연귀산 거북바위

대구제일중학교를 방문하게 되면 학교 건물 앞쪽에 돌로 만든 거북이를 볼 수 있다. 옛날 이 곳은 연귀산, 연구산으로 불렸고, 월견산, 오포산이라고도 했다. 연귀산은 대구의 진산으로, 건읍 초기에 ‘돌거북’을 만들어 머리는 남쪽으로 꼬리는 북쪽으로 향하도록 산등성이에 묻어 지맥을 통하게 했다고 전해진다. 대구 출신 조선 최고의 문장가 서거정의 대구십영(大丘十詠) 중 제3경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거북바위에는 청동기시대 고인돌에서 볼 수 있는 성혈 또는 별자리를 나타내는 구멍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고인골의 상석으로 추정된다. 후대에 거북등 문양과 거북머리를 새긴 것으로 보이며, 만든 시기는 조선시대 초기 이전으로 추정된다. 거북바위는 대구의 지맥을 잇거나 기우제를 기내기 위한 용도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일제강점기와 개발 과정에 거북바위는 원래와 달리 머리와 꼬리의 방향이 바뀌었으나, 2003년 11월에 ‘달구벌 얼 찾는 모임’에서 지금과 같이 위치를 바로 잡았다.

이 거북바위는 여러 가지 전설을 간직한 채 오늘날까지 그 모습을 전함으로써 후손에게 옛 조상의 정서와 숨결을 느끼게 하는 대구의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서거정

대구 출신의 조선시대의 학자(1420~1488)로 15세기 관학을 대표하는 학자이자 시인 겸 문장가로 꼽힌다. 성리학을 비롯해 천문·지리·의약에 정통했고, 문장과 글씨에도 능해 경국대전, 동국통감, 동국여지승람 등의 편찬에 참여했다.

대구십영(大丘十詠)은 조선 중종 25년(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린 문신 서거정의 시로 대구의 풍광을 10군데 정해 한시 형식으로 읊었다. 금호강, 침산동편바위, 제일중학교 연귀산, 중구, 성당못, 도동측백수림, 동화사, 팔달교, 팡공산, 오봉산 침산 공원 등 대구의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했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앞산전망대
대구 사대부중학교 학생들이 앞산공원 전망대에서 인근 전경을 내려다보고 있다. 김수정기자

 

남평 문씨 세거지 일대 황토색 흙돌담 장관

 

문익점 선생 동상·목화밭 인상적
연귀산 거북바위 전설도 들어

◇대구의 문화유산-사대부중 ‘부중이의 하루일기’팀

9월 26일 오전 9시께 대구교육박물관으로 사대부중학교 ‘부중이의 하루일기’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노란 답사 조끼를 입은 학생들의 얼굴에는 저마다 장난기가 어렸다. 문화해설사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일행은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첫 코스로 방문한 남평 문씨 세거지 앞으로는 삼우당(三憂堂) 문익점 선생의 동상과 목화밭이 넓게 펼쳐졌다. 목화밭의 열매 아래로는 하얀 솜털이 송골송골 맺혔다. 학생들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연신 목화밭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혹시 문 씨 성을 가진 사람을 아느냐”는 문화해설사의 질문에 대통령, 유명인에서부터 친구의 이름까지 다양한 대답이 쏟아졌다.

문익점 선생 동상 아래에는 조선 영조왕의 전교가 새겨졌다. ‘우리 동쪽 나라(조선)가 삼백 년 이래로 의관 문물이 찬란하게 새로워진 것은, 실로 강성군(문익점)이 목화씨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공덕은 강성군보다 더 큰 사람이 없다.’ 문익점 선생은 중국에서 목화씨를 가져와 직조를 가르치고 백성들을 이롭게 한 데서 조선시대 이후 높이 숭앙된 인물이다.

목화밭 일원에는 인흥사(仁興寺) 탑이 자리했다. 세월을 말해주듯 다소 닳고 무뎌졌지만, 과거 이곳에 있었던 인흥사의 규모를 짐작케 하는 모습이었다.

남평 문씨 세거지 일대에는 황토색 흙돌담이 장관을 이뤘다. 길은 마치 우물 정(井)자 처럼 반듯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학생들은 절로 감탄했다. 이곳에 직접 살아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학생도 있었다. 소나무가 줄지어 심어진 세거지 뒷길에서 학생들은 자연을 배경 삼아 서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날 앞산공원 일대도 수풀이 울창했다. 산을 오르는 내내 다람쥐와 수목들이 답사 일행을 반겼다. 학생들은 지역 지리에 대한 문화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앞산 전망대를 향하는 케이블카 안에서도 유리창 앞에 바싹 다가붙어 경관을 만끽했다.

앞산공원 전망대에 이르자 대구의 전 풍경이 눈앞에 아스라이 펼쳐졌다. 새의 지저귐과 차가운 공기도 잘 어우러졌다.

학생들은 자신의 동네를 멀리서 바라보는 경험이 처음이라고 했다. 일부는 허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학교와 집을 찾아냈다. 한 학생은 “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목소리를 냈다.

마지막으로는 연귀산(連龜山) 거북바위를 보기 위해 제일중학교 교정을 찾았다. 조선 전기 문장가 서거정 선생이 노래한 대구 10경 중 제3경 ‘귀수춘운(龜岫春雲)’의 자리다.

제일중이 사대부중 인근에 위치하다 보니 교정이 익숙하다는 학생이 많았다. 다수는 “여기 자주 왔는데, 이게 거북바위인 줄 몰랐다”, “가족과 지난달 여기를 왔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은 거북바위를 둘러싸고 모양새를 짚어가며 특징에 대해 관찰했다.

거북바위 표면에는 성혈로 추정되는 자국들이 여럿 있었다. 청동기시대 고인돌의 상석으로 추정되는 이유 중 하나다. 거북바위는 대구의 지맥을 잇거나 기우제를 지내기 위한 용도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이날 답사는 ‘대구의 산’을 주제로 남평 문씨 세거지~앞산공원 전망대~연귀산 거북바위 순으로 진행됐다. 답사에는 사대부중 유재학 교사와 1학년생 이채연, 손준현, 이신영, 김가영, 이찬빈 학생 등이 참여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인흥서원인가
대구 사대부중학교 학생들이 달성군 남평 문씨 세거지 흙돌담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난생 처음 본 인흥사탑…대구를 알아가는 재미가 ‘솔솔’

 

인흥사 원래 이름은 ‘인홍사’
임진왜란 때 소실 후 복원 못해

◇현장 답사 소감

2020년 9월 26일 연귀산 거북바위(제일중학교 교정), 앞산 전망대, 인흥사(仁興寺)탑, 남평문씨 세거지로 대구 답사를 갔다.

첫 번째로 간 곳은 인흥사(仁興寺)탑 이다. 인흥사는 역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에 있었던 절이다. 인흥사의 원래 이름은 인홍사 이다. 인흥사는 통일신라 때부터 있었고, 고려 말에는 이숭인이 이곳에서 공부하였다고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뒤 복원되지 못하였다고 한다. 대구에 14년 거주하면서 이런 탑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좋았다.

두 번째로 간 곳은 남평문씨 세거지 이다. 남평문씨 세거지는 대구시 달성군 화원면 본리에 위치해 있고, 반듯반듯한 흙돌담길이 가로세로 몇 줄씩 뻗어 있다. 그리고 담장이 있는데 그렇게 높지도, 낮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을 찍으면 다 이쁘게 나와서 좋았다. 아쉬웠던 점은 원래 남평문씨 세거지는 문을 다 개방하고 집 내부를 구경(?) 할 수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문은 개방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세 번째로 간 곳은 앞산 전망대 이다. 앞산은 대구시 남구에 위치해 있고, 본 명칭은 성불산 이다. 앞산은 중생대 백악기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 졌으며 화산암이 주된 기반암을 이루지만 부분적으로 변성퇴적암도 나타난다고 한다. 앞산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여지도서’·‘대동지지’·증보문헌비고’등에 기록 돼 있다. 앞산 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라고 물으면 케이블카 또는 전망대라고 대답할 정도로 앞산 케이블카와 전망대는 유명하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를 갔다 전망대는 대구시가 한눈에 다 보일정도로 높았다. 생각해 보니 앞산 전망대는 많이 들어봤는데 실제로 가 본적은 없는 것 같았지만 이번에 친구들과 같이 가니 더 뜯깊고 재밌었던 것 같다.

네 번째 마지막으로 간 곳은 연귀산 거북바위(제일중학교 교정)에 갔다. 제일중학교는 우리학교 근처에 있기도 하고 제일중학교에 재학중인 친구들이 있기도 해서 많이 놀러가 보기도 했고, 많이 들어보기도 했는데 제일중학교에 거북바위라는 바위가 있는 줄은 몰랐다. 그렇게 많이 가 봤는데 왜 있는지 몰랐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거북바위는 대구광역시 중구 봉산동 제일중학교에 위치해 있고, 옛날 대구에 불이 자주 발생해서 물에 사는 거북을 상징하는 거북바위를 두었더니 그 후론 정말 불이 나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이렇게 대구답사를 갔는데 처음가보는 곳이 대부분 이여서 대구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신문기자분, 해설사분, vj분 등등 너무 친절하게 해 주셔서 좋았고 인솔 교사 선생님이 잘 인솔해 주셔서 좋았다. 그리고 코로나19 방역도 지킬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친구들과 같이 가고 싶다.

사대부중-부중이의 하루일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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