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리답]김영록 전남도지사 “스스로 한계 정하지 말고, 더디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라”
[청문리답]김영록 전남도지사 “스스로 한계 정하지 말고, 더디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라”
  • 윤덕우
  • 승인 2020.12.21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문리답 김영록 전남지사
청문리답 김영록 전남지사

[청년이 묻고 리더가 답하다] 멘토 김영록 전남도지사

짙푸른 녹차향을 내는 보성, 곧은 기개와 충절을 기리는 대나무의 상징 담양, 생각만으로 상쾌해지는 여수바다를 품은 전라남도에 도착한 청문리답 대담자 청년 추현호, 2020년 청문리답의 마지막 인터뷰로 김영록 전라남도 도지사를 만나 코로나로 다사다난했던 2020년의 끝에서 청년 희망 메시지를 청해본다.

청년은 실패에 대한 면책권이 주어지는 특별한 시기이며 사회의 원석
 

청년, 무한한 가능성 가진 원석
미래 지침이 될 멘토 만남 중요
다양한 경험 통해 창의력 배양

저는 청년이야말로 실패에 대한 면책권이 주어지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무한히 도전하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죠. 또한 제가 생각하는 청년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무한한 가능성이라고 생각해요. 다수의 기성세대는 간혹 가다 요즘 청년들을 빗대어 ‘버릇없는 젊은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 ‘버릇없는 젊은이’가 혁신으로 세상을 발전시켜 왔거든요. 역사를 돌이켜보면 갑신정변의 주역이었던 서재필의 나이는 21살이었고, 대구 2.28 민주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 6월 민주항쟁, 촛불혁명의 주축이 모두 청년이었죠. 그런데 원석을 갈고 닦아, ‘보석’으로 만드는 환경이 갖춰지게끔 하는 의무는 기성세대의 몫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원석이 잘 다듬어지지 못한다면 세공사의 탓이 크죠. 세공사(기성세대)가 마음가짐을 다잡고 세공도구(청년을 위한 정책, 제도 개선 등)를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와 전라남도는 우리 청년이라는 원석이 잘 다듬어져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 될 수 있도록 여러 지원을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어요.

Never Give Up 결코 포기하지 않는 정신 중요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좋았어요. 가정 형편상 어머니 혼자서 생계를 책임지시고 저를 포함해서 7남매를 뒷바라지하고 계셨기 때문에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죠. 우여곡절 끝에 대학을 가고 또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니 어느 정도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꿈을 이룬 듯하긴 해요. 그때 제가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 말이 있는데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한 말이에요. 그는 “나는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뒤로는 가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남겼죠. 링컨은 30년 간 8번이나 낙선했지만 시련에 굴하지 않고 미국 대통령에 오른 사람이에요. 초등학교 시절 위인전을 읽으면서 빠르진 않아도 링컨처럼 우직하게 한 방향으로 살아가야지 하고 다짐했어요. 돌아보면 그렇게 살려고 부단히 노력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인터뷰를 읽을 우리 청년 여러분도 이런 저런 이유로 포기를 종용하는 목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일단 첫발을 내디뎌 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감내하면 훗날 반드시 빛을 볼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계를 정하지 않는 다짐과 지속된 의지

무엇보다도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다들 제 경력(도지사, 장관, 국회의원, 행정부지사, 홍보관리관 등)을 얼핏 들어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젊은 시절 저 스스로도 미래에 대해서 불안하게 생각했고, 잘할 수 있을까 하는 확신은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관을 거쳐서 도지사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제가 완도 사람인데 광주에서 보낸 학창 시절에 많이 무시받았어요. 서울에 가서는 전라도 사람이라고 홀대받았고 공직생활을 할 때는 건국대 출신이라고 하대받기도 했어요. 하지만,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어요. 전라도 출신이니까 어쩔 수 없다. 명문대가 아니니까 안 된다, 이런 한계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죠. 결국 그 반복된 다짐과 지속된 의지가 성공의 포인트가 됐다고 생각해요. 미국의 유명한 곤충학자 루이저 로스차일드 박사의 실험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벼룩은 자신의 몸보다 100배 이상을 뛰는 능력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 벼룩을 유리병에 넣고 의도적으로 능력을 제한하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한거죠. 벼룩은 뛰기를 반복하며 천장에 부딪히다 결국 천장에 부딪히지 않을 높이로만 뛰기를 반복하게 되죠. 그 벼룩은 유리병에서 꺼내 놓았을 때에도 유리병 높이 이상을 뛸 수가 없게 되었는데 기존의 점프력을 잃어서가 아니라 벼룩 ‘스스로 정한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거에요. 상상력을 키워서 현재 상황을 뛰어넘고자 꾸준히 노력하는게 중요해요.

링컨과 아버지가 남긴 삶을 대하는 태도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정해지기도 하죠. 특히 젊은 청년에게 미래의 지침이 될 멘토와의 만남은 매우 중요한데요, 클린턴 대통령은 학창시절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의 길을 걸었고, ‘토지’의 박경리 선생님은 ‘무녀도’ 등을 쓰신 김동리 선생님을 만나 작가에 입문하였다고 하죠. 저는 책을 통해 만난 에이브러햄 링컨 덕분에 오늘날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링컨은 지도자로서의 자세, 정직함, 포기하지 않는 도전과 용기로 저의 젊은 날을 매료시켰어요. 그가 남긴 명언은 아직도 제 가슴에 깊은 울림과 가르침으로 남아있어요. 한편으로 저를 키운 건 8할이 바다였지만, 저의 가장 큰 바다는 가족이었어요. 특히 아버지의 영향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에요. 아버지는 직장생활이나 마을일, 바닷일에서 중요한 일은 언제나 솔선수범하셨고 저는 아버지의 등 너머로 어민의 어려움을 절감하며 성장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언제나 제 가슴 속에 살아 계시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꿈에서나마 만나뵐 수 있기를 기다리기도 해요.

다양한 경험과 창의력으로 전화위복 계기마련 중요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격변기에는 단순한 지식 암기와 고정적인 사고보다는 다양한 경험으로 창의력을 키우고 자신을 믿고 적극적으로 꿈을 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실패해도 우뚝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가져야 해요. 개인적으로 ‘틈새시장’을 노려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지금 같은 대격변기에는 자신의 객관적 여건이 불리한 것만은 아닐 수 있거든요. 사실 굴뚝 산업이 적은 전남도는 산업화 단계까지만 해도 타 지역에 비해 낙후지역이었어요.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들어서 굴뚝산업은 사양화되고 있는 반면 전남의 풍부한 청정자원과 역사·문화는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융합하여 어느 지역보다 앞서고 있지요.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된 거에요. 눈 앞에 보이는 스펙이나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틀에 연연하기보다 미래를 보는 안목을 길러, 오뚝이 같은 뚝심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을 당부드려요. 지금 함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추현호 대표님도 대기업, 공사·공단, 공무원이라는 기존 틀을 벗어 던지고, 사회적기업 콰타드림랩을 창업하여 지역 청년을 도우며 세상을 밝혀주고 계시잖아요? 추 대표님과 같은 청년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상호이해와 공감대 형성이 소통 핵심

요즘 ‘젊은 꼰대’ 문제 더 심각
실패 두려워 않는 용기 가져야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지난해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세간에 화제였죠. 그 책에 나온 ‘변한 것은 세대가 아니라 시대’라는 말에 깊이 공감해요. ‘요즘 젊은 놈들 버릇없다’는 말이 4천 년 전 문헌에도, 이집트 피라미드 내벽에도, 소크라테스의 어록에도 나오는 것은 같은 맥락이죠. 저는 청년과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서로 배려하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늙은 꼰대뿐만 아니라, ‘젊은 꼰대’ 문제가 크다고 하는데요, 꼰대는 나이나 직급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본인의 가치관과 사고 기준을 일방적으로 구사·적용해 발생하는 거라고 봐야해요. 청년이든, 중장년이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항상 “나도 틀릴 가능성이 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서로 대했으면 좋겠어요. 두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바라볼 때 소통의 문이 열릴 거라고 생각해요.

지역인재가 자긍심 가지고 다양한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전폭 지원

전남 ‘지역 주도형 일자리’ 기획
SOC 투자 보다 인재 키우기 주력
자긍심 가진 공헌 활동 적극 지원

전남도는 청년인구 유출의 심각성을 깨닫고 민선 7기 들어서 청년정책을 전담할 ‘인구청년정책관실’을 신설했어요. 대표사업으로는 청년들이 경험을 쌓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청년 마을로·내일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요, 청년 마을로·내일로는 청년을 대상으로 전남 마을사업장과 공공기관에 근무하면서 경험을 쌓고 역량을 키워 기업에 취직하거나 새로운 아이템으로 창업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올해 지원대상은 1,700명으로 우수한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해당 사업으로 지금까지 1,226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 했어요. 청년 마을로 사업은 ‘18~’20년까지 508개 마을사업장에 926명을 배치했고, 2년 근로약정 종료 청년 중 76.7% 고용승계가 이어지고 있어요. 청년 내일로 사업은 ‘19~’20 만족도 80% 이상으로 청년활동가 300명 중 53.7% 민간취업에 성공했죠.

2017년 전남도가 자체 기획해 행안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대표사례’로 선정되며 2018년 국가 사업화가 된 새천년 인재육성 프로젝트도 대표적 사례에요. 청년정책과 더불어 ‘새천년 인재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전남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우는 데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요, 청소년부터 생활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는 도민까지 두루 포함해 3개 분야에서 12개 사업을 진행해 총 2,635명의 으뜸인재를 발굴·지원해왔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당당히 미국 조지워싱턴대 합격한 도비유학생 김00군과 전남체고 사격 전공으로 개인 총이 없어 훈련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전남도가 지원한 역량개발비로 개인 총기 구입 후 ‘19년 3개 대회에서 신기록 달성한 으뜸인재 김00양의 사례가 대표적이에요. 앞으로도 능력과 의지,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형편이 넉넉지 못한 청년 인재를 지원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방침이에요. 그간 사회간접자본(SOC)을 투자하는 데는 아낌없이 1천억, 2천억씩 쓰지만 정작 이를 실현할 인재를 육성하는 데는 지금까지 소홀했던 면이 있어요. ‘새천년 인재육성 프로젝트’가 단발성 사업이 아닌 지역의 백년대계로 자리 잡아, 인재가 지역에 자긍심을 갖고 다양한 공헌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필 계획이에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자 흑인이며 아시아 출신인 부통령 당선자가 나왔어요. 유리천장을 무너뜨린 카멀라 해리스는 당선 연설에서 “야망을 품고 꿈꿔라. 신념을 갖고 이끌어라. 남들이 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너 자신을 바라보라. 그러면 우리는 너의 모든 발걸음마다 박수를 보낼 것이다” 라고 강조했죠. 청년 여러분께 들려 드리고 싶은 말이에요.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꿈이 있고 의지가 확고하다면 길은 분명히 있어요. 여러분이 미래의 주인공이 되도록 전라남도가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인터뷰 키워드: #무한능력과 무한도전
 

인터뷰어 청년 추현호
인터뷰어 청년 추현호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말고 목표를 향해 더디더라도 실패를 두려워말고 나아가야함을 강조한 김 지사의 말이 떠오른다. 인터뷰를 마치고 대구로 돌아오는 길 두 단어가 떠올랐다.

무한능력과 무한도전. 스스로의 한계에 대한 선을 긋지 말고 자신의 무한능력을 믿고 무한도전의 장으로 의연히 나아갈 이 시대의 청년을 응원한다.

인터뷰어 청년 추현호

공동기획: 2ㆍ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ㆍ대구신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