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을 대면처럼
비대면을 대면처럼
  • 승인 2020.12.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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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젠더와 자치분권 연구소장
새해에는 비대면을 대면하자!

예년 같으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해의 희망을 꿈꾸는 연말이지만 올해는 모두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새해를 향한 희망을 놓을 수는 없다.

백신이 개발되고 코로나가 사라질 것을 기대하며 한편으로는 일상을 추슬러야 한다. 새해는 올해보다는 의미있고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코로나가 우리 생활을 많이 바꾸었지만 아직까지는 화상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직접 만나는 게 훨씬 좋다. 하지만 사람 간의 접촉이 최소화되고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만나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을 대면처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준비는 필요하다.

이미 멀리 있는 가족은 온라인으로 만나왔지만, 코로나 이후 대면접촉이 불가능한 가운데 가까운 병원이나 요양원에 계시는 부모님도 가족 여럿이서 함께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다. 시간이나 거리 상 대면하기 힘들었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온라인 만남이 기회이다.

지난 추석 코로나19로 면회가 금지된 노인요양원에서 영상통화를 활용한 안심면회 장면이 낯설었지만 다가오는 연말연시 인사는 영상만남이 주를 이룰 것이다.

온라인으로 교육과 회의들이 이루어지는 현재의 비대면 상황들이 어색하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면 어느 정도 익숙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코로나19가 지속된다면 더더욱 익숙해져야 한다. 인간 생활은 어떤 식으로든 만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격상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우리들의 일상이 많이 바뀌었다. “곧 괜찮아지겠지…” 라는 기대는 우려로 바뀌어 많은 사람들이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이웃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비대면으로라도 만나야 한다.

이제는 교육과 행정 등 공적인 영역만 아니라 사적으로도 보다 적극적으로 가족과 친구, 동료와 소통할 방법을 찾아야 할 때이다. 비대면 방식이 어색하고 불편하더라도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고, 화상 전화, SNS나 문자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서 마음을 주고받는 사람들과 꾸준히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경로당이나 노인대학, 운동 시설, 절 같은 종교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던 어르신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외부 활동 같은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무기력과 의욕 저하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분들이 온라인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고, 건전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일상생활의 고립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분야에 있어서도 코로나19 이후 시행하고 있는 원격수업으로 인해 많은 학부모들과 교사들의 학생들 간 학습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2020년 7월 실시한 ‘COVID-19에 따른 초중등학교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분석’ 조사결과에 의하면 교사의 79%가 원격수업 이후 학생들 간 학습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시작된 원격수업으로 인해 원격수업이 구축된 학교들과 그렇지 못한 학교, 그리고 학생들 간 가정환경의 차이와 개인 디지털기기의 보급 차이 등으로 인해 발생한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이미 발전된 풍부한 비대면 기술을 활용한다면 학업만 아니라 정서적 지원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데이터 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온라인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지역이 있다는 소식은 믿기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적인 전자정부 1위 국가가 아닌가.

코로나19가 만든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소수자는 온라인 상의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그야말로 ‘코로나 블루’속에서 점점 고립되고 메말라 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기술적이고도 정서적인 접근방안이 다각도로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다.

새해에는 온라인 상에서 즐겁게 놀아보자. 경제활동도, 취미도, 학습도 가능하다.

아직은 대면보다 어색하지만 직접 만나지 않고도 서로 배우며 놀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방 안에서 동네로, 동이나 구 단위 활동으로 확산될 것이며 내년에도 온라인을 이용한 마을공동체 만들기, 모두를 위한 교육공동체 활동은 지속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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