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
연말 결산
  • 승인 2020.12.2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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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사회부장
통계청은 1년에 한차례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한다. 전체가계를 대상으로 연소득·자산·부채 등을 추계해 통계를 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정책을 통한 소득 개선 효과를 보여주는 것인데 올해 수치는 201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지난 17일 발표된 자료에서 지니지수가 0에 가까워져 근래에 가장 낮았다. 지니 계수는 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재분배정책 이전에는 0.4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는데 2019년에 0.339로 전년보다 16%가 개선됐다. 세계적으로 코로나 유행속에 양극화가 심해지는데 한국은 양극화 경향이 줄어들었다. 올 한해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이 많이 지적됐는데 그 결과가 흥미로워 소개해 본다.

3월 기준 지난 1년간 가계소득 변화율을 보자. 하위 20%에서 가계소득이 전년대비 3배 정도 오른 4.6%가 올랐다. 65세 이상에서는 4.0%, 39세 이하 젊은층에서는 4.7%가 올랐다. 임시일용직은 3.9%, 한부모가구는 11.3%가 올라 소득분배가 개선됐다. 2천년 이후 정치판의 화두 가운데 하나가 취약층보호인데 임시직과 한부모가정 등 취약층의 소득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작년 소득 격차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1분위(하위 20%) 가구의 시장 소득은 감소했지만, 정부 지원(공적 이전 소득)을 반영한 가처분 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999만에서 1천 72만원으로 73만원 높아진 것이다. 반면 5분위(상위 20%) 가구의 가처분 소득증가는 6천 534만원에서 6천 703만원으로 169만원 늘었지만 증가%로는 전체 분위 중에서 가장 작았다.

중위 소득의 절반을 못 버는 가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가처분 소득 기준) 또한 16.3%로 전년 16.7% 대비 0.4%p 줄었다. 다만 시장 소득 기준으로는 19.9%에서 20.8%로 0.9%p 증가했다.

소득 5분위 배율 추이는 상위·하위 20%의 소득분배 정도를 보는 것인데 46%가 개선됐다. 평균 소득격차가 줄어든 것인데 만약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격차가 12배 이상 벌어질 수 있었다고 한다. 빈곤율을 보자. 중간정도 가계소득이 50% 안되는 사람들의 비율이 21%에서 16%로 낮춰졌다. 노인 빈곤율은 61%에서 43%로 낮아졌다.

분배 지표가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선진국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 중 한국의 지니 계수는 26위, 소득 5분위 배율은 28위, 상대적 빈곤율은 29위로 아직도 밑바닥을 기고 있다. OECD 국가의 지니계수 평균은 26%인데 한국이 2015년 10%에서 현재 16%까지 개선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한국은 올해 OECD 국가가운데 성장률 -1.1%, 재정적자 -4.2%로 가장 돈을 적게쓰고 성장률을 높인 국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3.7%, 재정적자는 -15.4% 다. 일본의 성장률은 -5.3%, 재정적자 -10.5%다. 국가부채 증가율은 한국 3%p, 미국 19.6%p, 일본 16.3%p, 영국 28%p이다. 국가부채는 한국 GDP 대비 43%, 미국 128%, 일본 241% 영국 145%.

상대적 빈곤율 등 분배 지표가 일제히 개선됐지만 ‘언제까지 정부가 돈 들여 재분배할꺼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1% 재정투입을 더하면 성장률이 2.7% 올라간다는 것이 외국 경제전문기관의 분석이다. 정부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소득불평등을 방치하면 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게되는 것이 자본주의다. 이시각도 주요뉴스는 실업자가 최고로 늘어났다, 자영업자들이 망했다 등 부정적인 뉴스가 대부분이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면서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 당장 모든 경제지표를 플러스로 전환시키는 것은 어느나라 정부도 해내기 어렵다. 이제는 너나없이 현재 가진 것에 감사하고 아끼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 온 것 아닐까. 정치·경제 모든 면에서 과거와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봐야할 때다. 마스크 없이 편한 숨 한번 쉬기 어려운 듣도보도 못한 세상이다. 힘든 사람들이 늘어난 한해였지만 소득격차가 조금이라도 해소됐다는 소식에 위안을 삼고 한해의 마지막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면 새해에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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