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ADIEU) 2020
아듀(ADIEU) 2020
  • 승인 2020.12.3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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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행정학 박사
2020년 새해를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코로나19에 전전긍긍(戰戰兢兢)하다 어떻게 지나왔는지도 모르는 가운데 어느 듯 2020년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우리 사회에 항상 회자(膾炙)되는 말은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지난해를 잘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자는 것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라는 주제로 성인남녀 1,186명에게 각자 경자년은 어떤 한 해였는지 설문조사 한 결과 근심과 걱정, 그리고 질병과 고생을 아울러 일컫는 우환질고(憂患疾苦)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으며, 그 다음 몹시 힘들고 어려우며 고생스러움을 뜻하는 간난신고(艱難辛苦)가 선정되었다고 한다.

2020년 들어서기 무섭게 들이닥친 코로나19는 강력한 전염력과 함께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의 무증상기간이 길다는 특성 때문에 발병이 되면 증상이 나타난 시점부터 그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람은 모두 일정기간 격리되어 검사를 받아야 하고, 그가 방문 장소도 일정기간 폐쇄해야 하는 등 주위 사람들에게 정신적·물질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경제활동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외부활동을 할 경우 혹시 주변에 무증상 감염자는 없는지 전전긍긍 하게 되고, 1년 내내 혹시 감염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히게 만들고, 혹시 자신이 감염자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켰을 경우 돌아올 비난의 화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삶의 가장 기본적인 대인관계 자체를 기피하게 되는 등 삶 자체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지난 1월 20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만 하여도 이 역시 사스(SARS)나 메르스(MERS)처럼 쉽게 종식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전 세계인구의 1%인 8000만 명을 감염시키는 등 지구촌을 완전히 펜데믹 상태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와 같이 코로나19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장기간 이어짐으로 인해 한때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흑사병시대를 연상하게 한다. 과거 흑사병으로 유럽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함으로써 노동력의 부족을 초래하여 중세 농노제도를 붕괴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였고, 도시중심의 상공업이 발전되면서 중세의 몰락과 근대의 시작인 르네상스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등 인간 삶의 형태에 변화를 주었듯이 이번 코로나 역시 우리 삶의 형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코로나19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전파력 때문에 사람들 간의 접촉을 기피하게 되면서 교육, 유통, 취업 등등 여러 방면에서 언택트(un-contact)라는 이제까지 크게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삶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 종식이후 우리 삶의 형태가 어떻게 변할지 매우 불안해진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국민들의 정신세계를 더욱 황폐화시키고 슬프게 만드는 것은 바로 정치권이다. 참혹한 질병으로 인해 거의 전 국민이 ‘코로나 블루’ 또는 ‘코로나 레드’에 빠질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아직 자신들만의 확증편향에 빠져, 나는 항상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만 외쳐 되고 있으니 국민들은 누구를 믿고 의지해야 할 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도탄에 빠진 국민들의 삶을 안정시키기 위해 여야가 합심하여도 모자를 판에 각자의 진영논리에 빠져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으면 무조건 개혁의 대상으로 치부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그들이 과연 국민들을 그들과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아니면 선거 때 먹을 것만 던져주면 따라오는 우매한 종자(?)로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 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원하든 원치 않든 언택트(un-contact)라는 새로운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비록 이것이 전 세계를 팬데믹(pandemic)으로 몰고 간 코로나19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행동 규범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오랜 기간 일상화되면 바로 새로운 행동 규범으로 정착하게 된다는 것은 고금의 진리이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새로운 대인관계 행동 규범으로 정착될 언택트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제 2020년은 지구촌에 전염병이 창궐하여 지구인들의 삶에 엄청난 고통을 가져다 준 해로 역사가들은 기록할 것이다. 전염병을 예방하는 백신(vaccine)이 라틴어 암소(vacc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마침 내년은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이다. 따라서 더 많은 백신과 치료제가 소의 해인 2021년 개발·보급되어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우리의 삶이 안정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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