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어제의 기억, 오늘의 기록, 새로운 기대
[배종태 경영칼럼] 어제의 기억, 오늘의 기록, 새로운 기대
  • 승인 2020.12.3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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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루하고 안타깝게 지내온 2020년도 어느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또 새로운 한 해가 선물처럼 다가왔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많은 이들이 새로운 미래에 대해 꿈을 꾸기보다 당장 어려운 현실에서 어떻게 버틸 것인가를 걱정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새로 주어진 시간은 우리에게 역경과 위기와 더불어 희망과 기회를 준다. 꿈을 꾸지 않으면 더 나은 세상으로의 발전과 사회와 개인의 성장이 멈춘다.

2020년에 일상과 여러 매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었던 말은 무엇일까? 아마 ‘코로나19’라는 단어와 ‘전대미문의 시대에“(in these unprecedented times)라는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2021년에는 우리가 겪는 모든 상황을 더 이상 전례가 없는 시대의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2021년에는 우리가 새롭게 꿈꾸고, 분별력 있게 판단하고, 실천해야 할 ’새로운 일상‘(new normal)이 기다리고 있다.



△ 물리적 시간과 의미의 시간

흔히들 시간을 생각할 때, 헬라인들이 구분했던 시간의 두 가지 개념, 즉 크로노스(Kronos)와 카이로스(Kairos)를 떠올린다. 자연스레 흘러가는 객관적이고 규칙적인 시간, 물리적이고 연대기적인 시간이 크로노스이다. 크로노스의 시간은 낮과 밤, 춘하추동을 따라 규칙적으로 진행된다. 어제 떠올랐던 태양이 오늘 다시 떠오르는 것처럼.

반면 카이로스는 각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주관적이고 절대적인 시간이다. 특정한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다. 카이로스의 시간 경영은 기승전결(起承轉結)을 따라 결정적 순간, 목적을 위한 시간을 찾는다. 신학자들은 크로노스를 땅의 시간, 카이로스를 하늘의 시간이라고 설명한다.

2021년의 새해 벽두에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 반복되는 시간 크로노스 속에 있지만, 동시에 특별한 의미와 목적의 관점에서 2021년 새해를 바라보고 카이로스의 시간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좋겠다. 기업의 성장 과정도 크로노스 시간의 연속성 위에 카이로스 시간의 불연속성이 가미되어야 한다. 특히 기업가는 늘 카이로스의 시간을 만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미래에서 과거와 현재를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어제를 기억(記憶)하고, 오늘을 기록(記錄)하고, 내일을 기대(期待)해야 한다.



△ 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기록’

사람이나 조직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기반과 토대가 되는 것이 올바르고 유용한 것을 배우는 학습이다. 학습과 경험을 통해 지식과 지혜, 원리와 방식을 배우고 습득한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장 중요한 원리와 지혜를 잊고 눈앞의 이익에 몰두하다가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새해 아침을 맞은 지금은 멈추어 서서 과거를 기억하고 회고(reflection)해야 할 시점이다. ‘해야 할 바’를 배우고, 배운 것을 기억하고, 깨달음을 되살려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처음 마음을 회복하는 것, 소중한 것을 깨닫는 것이 소중하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에, 현재에 서 있다. 현재의 제반 상황을 외부자의 관점에서, 기업의 경우에는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기록으로 남기고(recording), 이에 근거하여 바르게 판단하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다. 우리가 사는 일상의 하루, 현재는 보이지 않은 각자의 자서전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고, 오늘의 결정과 행동은 다가올 미래에 좋든 나쁘든 영향(impact)을 미친다. 오늘은 어제의 미래이자, 내일의 과거이다. 반드시 오게 될 미래에 좋은 영향을 주는 오늘의 행동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볼 수 있다면, 어리석게 오늘만 있는 것처럼 시간을 죽이는 사람들이 줄어들 수 있을까? 이 간단한 시간과 행동의 원리는 정치가든, 기업가든,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것이다.



△ 2021년은 선물, 내일의 새로운 ‘기대’

2021년은 우리가 그려갈 아주 가까운 미래이다. 새로운 기회이자 선물이다. 새해 벽두는 새로운 미래를 계획하고, 그 꿈을 열망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항해와 실행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강인한 회복력(resilience)을 바탕으로 끈기와 새로운 반등과 뒤집기를 통해 새로운 목표와 기대를 향해 각자의 삶에서, 사업에서 항해를 계속해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호도 새해에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항해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21년의 한국 사회는 코로나19, 경제, 정치, 사회, 환경, 공동체의 가치 등 여러 부문에서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창의, 도전, 협력, 소통, 조정, 배려의 정신으로, 멈추어 서서 미래에의 영향을 생각해보는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극복하고, 새해를 그냥 흘러가는 또 다른 한 해가 아니라 새롭고 특별한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결단과 간절한 의지를 각자의 상황에서 되새기는 오늘이 되길 바란다. 2021년 새해에 여러분 모두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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