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제로 전세버스 업체 줄도산 위기
수요 제로 전세버스 업체 줄도산 위기
  • 박용규
  • 승인 2020.12.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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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가동률 전년比 5% 수준
일출 명소 폐쇄에 예약 전무
“수학여행 예약도 없어…암울”
지역 54개사 중 4곳 파산 직전
정부·지자체 지원 부족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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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전세버스 업체 오성고속관광㈜ 소속 버스가 대부분 번호판을 떼고 운행을 멈췄다. 오성고속 제공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구 전세버스 업계가 지난해 불황을 겪은 가운데, 올 상반기 수입까지 장담할 수 없게 돼 기나긴 도산 위기를 겪고 있다.

12월 31일 대구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전세버스 가동률은 코로나19가 없던 2019년 동월 대비 5~6% 수준에 그쳤다. 조합 측은 “12월 말 기준 가동률이 2019년 대비 1~2%밖에 안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부정적 전망을 내비쳤다. 비수기에 가까운 연말이지만 그래도 스키장, 일출 명소 등으로 가는 관광 수요가 발생하는데, 올겨울은 관광지 폐쇄 조치로 예약 자체가 전무하기 때문.

업계는 “이맘때 다음 해 수학여행 등의 예약을 다수 학교에서 받는데 올해(2020년)는 하나도 없다. 2021년 상반기도 암울할 것이라는 징조”라고 말했다.

경제난으로 지역 54개 업체 중 4개 업체는 파산 또는 파산 직전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전세버스 업체 중 하나인 오성고속관광㈜도 지난해 말 소속 버스 40여 대 중 30여 대를 휴지 신청했고, 50명 가까이 있던 기사들은 14명만이 남았다.

오성고속 최종혁 상무는 “정부 지원금이 100만 원가량인데 기사들 월급에 비하면 70만 원가량의 차이가 난다”며 “기사들 입장에선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에 화물 등 다른 직종으로 옮기는 중”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직장 출퇴근을 통한 수익밖에 없어 각종 고정비밖에 못 채우고 겨우겨우 버텨나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부의 온갖 지원도 업계 입장에선 부족하기만 하다. 최 상무는 “자동차 할부금 유예가 가능하지만 그만큼 이자가 붙기 때문에 마냥 좋다고 보기 힘들다”며 “대형 버스를 다루는 업계 특성상 부채 비율이 높아 실질적으로는 지원도 잘 못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대구시의 지원도 마땅찮다. 시 관계자는 “업계에서 ‘전세버스 살리기 이용 쿠폰’을 배부하자는 말도 나왔다”며 “선거법상 저촉돼 검토 결과 안 되는 것으로 판단, 업계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해 중반까지 업체와 기사들에게 100만 원의 지원금과 버스 1대당 50만 원씩을 지원한 바 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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