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시 거부 의대생, 올해 추가응시 기회 준다
작년 국시 거부 의대생, 올해 추가응시 기회 준다
  • 조재천
  • 승인 2020.12.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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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인턴수급 차질 우려
국시 상·하반기 두번 실시
“정부, 일관되지 않은 원칙”
다른 국시와 형평성 논란
정부가 2021년 하반기로 예정된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치르기로 결정했다. 앞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 정책에 반발해 시험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로 인턴 수급에 차질이 생긴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의료 인력 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31일 ‘2021년 의사 국시 시행 방안 관련 온라인 브리핑’에서 “2021년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회 실시한다”며 “상반기 시험은 1월 말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대생 대다수가 미응시한 지난해 의사 국시 실기시험을 재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올해 9월 예정된 실기시험을 나눠서 치른다는 것이다.

앞서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 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의사 국시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했다. 정부와 여당, 의료계가 사태 해결을 위해 지난해 9월 합의했지만 의대생 3천172명 가운데 2천749명(86.7%)이 시험 재응시 기회를 거부했다. 이로 인해 2021년도 인턴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고, 대규모 의료 인력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복지부는 올해 국시 실기시험을 두 차례로 나눠 실시하는 것과 관련해 “2021년에는 당초 인원 3천200여 명과 응시 취소자 2천700여 명을 합쳐 6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기시험을 진행해야 함에 따라 시험 기간 장기화 등 시험 운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조치가 국민의 생명과 환자 안전을 우선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드려 매우 죄송하다.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최우선적 소명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할 것”이라면서 “응급 환자 치료와 취약지 의료 공백을 방치해선 안 되며, 코로나19 상황에서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결정이 앞서 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사실상 재응시 기회를 주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그간 복지부는 다른 국가고시와 형평성 문제가 있어 국민적 공감대 없이 국시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다. 이에 따라 원칙을 어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가 시험 기회를 부여하기로 결정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정부의 일관되지 않은 원칙에 대해선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는 데 공감했다. 그는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의대생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규 의사 배급이 안 될 경우 심각한 의료 인력 공백이 발생하고, 그 피해는 정부도 의사도 아닌 국민이 고스란히 입게 된다”면서 “결론적으로 의대생들에게 시험을 치를 기회를 준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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