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수 실종…대리기사 매출 ‘반토막’
연말특수 실종…대리기사 매출 ‘반토막’
  • 한지연
  • 승인 2020.12.3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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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셧다운에 새벽 피크 사라져
모임 끝나는 밤 8~9시 콜 몰려
고객, 웃돈 제안에도 대리 놓쳐
연말연시 방역강화 조치로 특수를 잃은 대리기사들이 신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실내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특정시간대에 대리운전 ‘콜’이 한꺼번에 몰리는 한편, 수익은 반 토막이 났다.

지난 31일 대구지역 대리운전업계에 따르면 연말연시에 누리던 반짝 호황은 옛말이 됐다.

통상 대리운전업은 송년·신년모임으로 인해 1년 중 연말연시에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낸다. 이 가운데 새벽 1~2시는 ‘피크타임’으로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여야 했다.

최근에는 밤 9시만 넘어서도 콜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지역 모든 음식점과 술집이 지난 24일부터 오는 1월 3일까지 오후 9시면 문을 닫게 돼 송년회 자체가 급격히 줄어들면서다.

지역 대리기사들은 코로나19 여파를 온 몸으로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리기사 A씨는 “수익이 보통 연말연시 때의 반도 안 되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콜 기다리느라 허비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며 “배달기사로 전업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연말 모임을 갖더라도 조촐한 술자리로 답답함을 해소하는 모양새이다.

영업 불이 오후 9시 이후 꺼지게 돼 주로 1차 모임을 간단하게 마무리 짓고 2차는 집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영업장에서 다소 이르게 모임을 마무리한 후 마트에서 주류와 안주거리를 구매하거나 배달음식을 주문해 소규모 모임을 이어가는 분위기이다.

1차 모임이 마무리되는 오후 8~9시에 대리운전 콜이 한꺼번에 몰리기도 한다.

대리기사 B씨는 “영업장이 문을 닫기 30분~1시간 전에 미리 대리운전 콜을 하시는 분들이 상당수 있다”며 “보통의 연말연시 같은 시간대와 비교해서 3배 이상 콜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특정시간대에 ‘대리운전 대란’이 일기도 한다. 기본 대리비에 웃돈을 줘도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직장인 손모(50·대구 북구)씨는 지난 30일 오후 8시 50분께 대리운전기사를 불렀지만 수 십분 동안 응답 없는 휴대전화만 들여다봤다.

손 씨는 “영업장 밖에서 추위에 떨다가 웃돈을 주고서도 한참 기다린 후 겨우 귀가했다”며 “모임이 끝나는 시간이 다들 똑같다 보니 대리를 불러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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