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승부수’ 이낙연, 지지율 높이기 묘수 될까

극심한 진영 갈등 해결 나서
최근 文과 회동서 ‘교감’ 관측도
논의 시작 땐 ‘통합형 리더’ 부상
사면 무산 되면 정치적 큰 타격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새해 벽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꺼내든 것을 두고 이슈를 선점하고 차기 지도자로서의 다목적 포석에 앞서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3일 “국민 갈등을 해결하는 일은 이 대표가 국무총리 시절부터 깊게 고민하며 과제로 여겨왔던 부분”이라며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그간 주요 현안에 신중론을 유지하며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데 다소 소극적이었던 이 대표가 당내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고심 끝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면 건의를 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극심한 진영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국정과제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정권 재창출에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라고 전해진다.

실제로 부동산, 검찰개혁 갈등상, 코로나19 대응에 실망한 중도층과 핵심 지지기반인 30∼40대의 이탈로 여권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재보선 관련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정권견제론’이 ‘정권지원론’보다 높게 나타나고 야권 후보군이 여권 후보군을 앞서는 흐름을 보인다.

대권주자로서의 돌파구도 필요하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1위를 독주하던 이 대표의 지지율은 15∼16%대까지 떨어지면서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밀리는 형국이다.

다만 이 대표의 이러한 ‘파격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미지수다.

여권 내부를 비롯한 국민적 공감대, 궁극적으로는 사면권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에 달린 측면에 강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최근 독대 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일정 정도 교감을 나누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가 먼저 언급함으로써 문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면 논의가 본격화한다면 이 대표는 ‘통합형 리더’ 이미지를 구축하며 중도로의 지지층 확장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반면 여권 내부와 강성지지층의 반발 속에 사면 카드가 무산될 경우 이 대표가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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