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미안해
정인아 미안해
  • 승인 2021.01.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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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정인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라면 형제에 이어 두 번째 아동학대 사안이다. 어린이집 교사, 소아과 의사,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들의 신고에도 정인이의 희생을 막지 못한 것은 법적 장치의 부재다. 정부는 경찰청에 아동학대 예방 전담 총괄부서를 신설하는 한편,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을 배치하고 입양 후 사후관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두루뭉술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아동학대 신고지침도 긴급히 개정되었다. 두 번 이상 신고 된 피해 아동에게 멍, 상흔 등이 발견될 때는 즉시 해당 아동을 72시간 동안 응급 분리하게 된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의료기관 종사자가 타 기관 진료기록까지 열람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한 신고의무자가 신고한 경우에는 경찰 등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지침이 마련되었다. 관련 조사에 있어서도 이웃에 대한 면담을 필수로 하고,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 약사, 위탁가정 부모가 추가되었다.

아동학대는 사실 시민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유기 등의 모든 사안이 아동학대라 할 수 있다. 정인이 사건과 같이 여러 유형의 학대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중복학대의 비율도 대단히 높다. 얼굴이 나오는 증거 사진을 확보하는 것도 좋다. 아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 아이에게 평소처럼 대하는 것이 필요하고, 큰일이 난 것처럼 대하여 자칫 아이가 불안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학대의 경우 증거 확보를 위하여 씻기지 않아야 한다. 아이에게 학대에 대하여 계속 유도하는 질문을 하면 차후에 진술 오염의 위험이 발생하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의 이름부터 누가 학대하였는지 정보를 잘 몰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면, 112에 신고한다.

아동복지법에 따라 알고도 신고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의심만 되어도 즉시 신고하여야 하는 직군이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다. 이들은 직무상 아동학대를 인지할 가능성이 있는 시민을 뜻한다.

정인이의 경우 어린이집 교사나 원장, 소아과 의사, 전문기관 종사자, 입양단체 등이 신고의무자에 속한다. 이 외에도 교사,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청소년시설 및 단체 종사자 등 수십여 개 직군이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 포함된다.

사실 아동학대 신고 시스템의 유효성을 위해서는 신고의무자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신고의무자가 반드시 신고할 수 있도록 보호받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고자는 법적으로 비밀보장이 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는 것은 문제다.

특히 교사의 경우 학부모를 신고할 시 보복성 대응 등으로 협박이나 소송 등에 시달리는 경우가 흔하다. 교사가 학대를 의심하여 신고하면, 경찰이 해당 보호자와 이야기하면서 ‘신고한 교사의 입장을 들어보라는’ 이유로 누가 신고하였는지 신상 정보를 정확히 알려준 사례도 있을 정도다. 신고한 소아과 의사의 신원을 경찰이 알려준 탓에 1시간 사이에도 수차례 전화를 해서 폭언과 욕설을 하기도 하였다.

신고 의무 대상자를 확대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그 대상자가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시스템 개선도 필요하다. 신고 이후의 해당 아이의 사안에 대해서도 민감성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처리되어야 한다. 3차례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도 정인이를 양부모에게 돌려보냈던 학대예방경찰이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SNS를 타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작은 아이가 점점 빛을 잃어가는 사진들을 보면서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했구나, 하는 자책감마저 들었다.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아팠을 터다. 그러한 관심을 동력으로 국회, 정부, 각 지자체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두 번째, 세 번째 정인이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일 것이다. 단순한 쇼잉(showing)이 아닌, 두잉(Doing)이어야 한다. 정인이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사각지대의 아이들을 위한 정책들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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